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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철학적 해석학을 철학 전공하던 대학생부터 시작해 지금에 이르기까지 늘 독학이든 강의든 공부를 이어갔다. 다만 20세기 말기까지 이르던 해석학의 역사에서 더 나아가, 현 시점 뉴미디어의 시대가 도래한 현 시점의 해석학은 어떠한 논의가 주를 이루는지 흥미가 가던 참에 「정보 해석학」이란 분과를 알았다. 그리해 정보 해석학을 입문하려는 태도로 책을 물색하다가 구입하고 읽은 책이 윤병렬의 『정보 해석학의 전망』이다. 책은 증쇄를 한 번조차 거치지 못한 2008년 1쇄판이었다. 전형적인 직접 찾지 않는 이상 도서관이나 서고에 잠들 법한 철학 서적인 셈이었다. 그래도 나는 정보 해석학에서 논의되던 주제가 무엇인지 알고 싶은 마음에 나름의 기대를 품고 읽어 나갔지만, 아쉽게도 살짝 빗나갔다.
해당 저서에서 소개하는 정보 해석학이라 함은, 후설-하이데거-가다머의 계보로 다져진 현대 철학적인 해석학 기반을 통해, 현대 뉴 미디어(책의 집필 시기를 감안해 주로 TV나 그 당시 점차 태동한 웹 커뮤니티 사이트)를 마주하며 파생한 해석과 그에 대한 담론을 주를 이룬다. 그러나, 저자 개인의 의견이 없지는 않았지만, 기본적으로 철학적 해석학 강의를 읽는 인상이 강했다. 그리고 그간 강의로 통해 철학적 해석학 개념으로 현대 뉴미디어를 논의하고 평가하며 대안을 제시하는 구조로 쓰여졌다. 특기할 점은, 특히 포스트모던 철학 자체의 의의(근대적 이성화로 비롯된 주체의 권력화)는 나름대로 긍정적인 반면에 주체(저자)의 죽음과 같은 담론에 부정적이다.
그 시절(2008년) 포스트모던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대강 어땠을지 가늠된다. 그럼에도 포스트모던 철학 자체의 정의를 쉽사리 단정하지는 않았는지 의심이 든다. 더구나 데리다의 해체 철학을 간단히 파괴적인 형태로 해석하는 대목은 책에 관심을 대폭 식혔다. 이는 내가 존 카푸토의 『포스트모던의 해석학』을 인상 깊게 읽은 나머지 그런지 몰라도, 데리다에 대한 평가를 간단히 내리는 것에 섣부르지 않았는가 싶었다. 데리다의 철학이 본인의 철학을 구축한 형태가 아니나, 아닌 만큼 나는 데리다가 진정 현대적인 철학자다. 오히려 데리다는 기존 철학, 더 나아가, 기존 담론의 해석에서 파생되는 해석으로 통해, 기존 담론에 대한 해석의 모순과 문제점을 보완할 것은 요구하는 형태로 나는 이해한다. 이는 달리 말하여 소프트웨어가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필요로 하듯이 언어 또한 마찬가지다. 그러니 탈구축이라 함은 기존처럼 구축하는 것에 목표만을 두지 않고, 기존의 모순을 해소하기 위한 지속적인 보완과 갱신을 요청하는 태도(라 나는 받아들인)다 그러니 책의 대목대로, 데리다는 기존 철학에 기생한다는 식의 서술은 내게 반감을 새겼다.
더구나 저자가 제시하는 대안은 지금 현 시점의 20년대 중반을 겪는 이 상황에서 적용하기에 상당 부분 시효를 다했다고 본다. 저자 스스로 주체의 책임에 비중을 두는 대안이 가짜뉴스가 난립하고 정보에 대한 해석을 뉴스로 받아들이는 팟캐스트 시대에 실행한들 효과는 있었기나 했을지 의구심이 든다. 저자 스스로 현대 매체에 대한 평가를 과소평가함 아닌지, 혹은 현 시점의 현대 매체 쓰임새가 도저히 예측 못할 상황이었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생각해보시라, 여러 커뮤니티 매체나 사이트의 배포되는 정보, 하물며 여기 실베에서 올라오는 정보만 해도 저자가 어떤 생각으로 쓰는가를 진지하게 고려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애초에 커뮤니티 사이트에 그러한 태도로 받아들이기는 민망하기 그지없게 사치스럽다. 인터넷 뉴스도 그리 쓰이지 않는 판국에 커뮤니티 사이트에 그리 기대하기란 내게 농담처럼 들린다. 차라리 여기 커뮤니티 사이트의 모든 담론(가상)이 칼부림과 같이 현실(실재)에 영향을 주기는 준다. 하지만 한녀가 싫다는 실베 다음 글에 요즘 여자들이 좋아하는 남자 취향이 뒤이어 올라가는 실베 글을 보며 나는 생각한다. 커뮤니티 사이트의 어지간한 모든 것은 그저 농담이다.
다이코쿠 다케히코의 책 두 권 국역된걸 봐. 해석학 전공자는 아니지만 과학철학, 미디어 사회학 박사 두개 가진 학잔데 책 내용이 좋아.
현대 매체 관련 논의가 어떻게 논의되고 싶던 참이었는데, ㄱㅅㄱㅅ - dc App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