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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이미지

더 로드를 읽기 시작했을 때, 초반에는 큰 재미를 느끼지 못했었다.

여정중에 약탈자를 만나고, 물자를 발견해가는 부자를 보며, 그저 힘겹게 살아가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착한 아들과, 그를 지키려는 아버지,

굶주림과 공포 속에서도 악에 물들지 않으려는 발버둥.

긴장과 두려움 속에서 발버둥치는 인간들을 따라가면서

나는 천천히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세계는 잿빛이 되어 의미를 상실하고,

희망이 사치가 된 이 폐허 위에서,

그럼에도 인간은 여전히 누군가의 시선을, 절대자의 인정을 갈망하고 있었다.

절대자에게 바라는 것은, 이 모든 일들이 망각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일 것이다.

재로 돌아가는건 두려운 일이니까.


그럼에도, 모든 것이 결국 재로 스러질 것임을 알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걸어간다.


아버지는 철인처럼 버텼다.

하지만 결국 그는 스러졌다.

그럼에도, 불은 꺼지지 않았다.

불은 아들에게, 그리고 다시 나타난 사람들에게 이어졌다.


모래 위에 허물어질 도시를 만들고, 귀중한 조명탄을 둘만의 축제를 위해 쏘아올리는 것.

산다는 것은, 이렇게 덧없고 찬란한것을 향유하기 위함이 아닌가.


"아무리 안 좋은 일이 많았어도, 우리가 여기 있다는 것. 대단한 일이고, 이게 중요한 일 아니겠니."

와닿는 대사였다.

좋고 나쁨은 세상이 정하는 것이 아니다.
가진 것과 가지지 못한 것은, 모든 외부 조건은 그저 배경일 뿐이다.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이유는 스스로가 정하는 것이리라.


이 이야기는 끝없는 절망을 보여주었지만,
그 한가운데서 작지만 꺼지지 않은 희망을 보여줬다.

잔불이 남아 있다면,
언젠가 다시 큰 불이 타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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