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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몇 권 안 읽어본 독린이이기도 하고,
평소에 생각같은 걸 정리해보는 습관도 없고,
무엇보다 생각도 깊지 않고 문장력도 ㅎㅌㅊ인 거 같아서 책 읽고 조금씩 글 써보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신랄한 비평 부탁드리겠습니다!ㅠㅠ



슴슴하지만 깊숙히 내 마음을 파고드는 책이었다.

1. 선생님은 총 두 번 속았다. 작은아버지에게 (물질적으로) 배신당하였고, 자기 자신에게 당해버렸다. 선생님이 죽음을 택한 것에 대하여 작은아버지의 그것은 사실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고는 생각들진 않고 후자의 사건이 트리거로 작용하도록 하는 장치인 듯하고, 우리는 그 뒤의 사건—특히 왜 선생님이 자/살하였는가—에 집중해야할 것이다.
 
2. 선생님의 행보는 감정, 질투, 죄의식, 죄책감 정도로 정리해볼 수 있을 듯하다. 하나같이 이성(reason)과는 거리가 먼 것들이다. 인간은 누구나 불완전하고, 어딘가 결여되어있다. (여느 일문학 작품에서 드러나듯이... 생명 경시와 더불어 인간의 불완전성은 하나의 공통된 특징이 아닐까 싶다.) 무엇이 됐든지간에 바로 그 점—이성으로 통제되지 않는 결핍과 감정—이야말로, 인간이 울고 웃고 미쳐버리는 '마음'의 모습이 아닐까.

3. 중요한 것은 선생님이 왜 몇백 쪽이나 되는 길고 무거운 고백을 남겨야만 했는가이다. 그는 살아 있는 동안 말하지 못했다. 자신의 죄의식, 외로움, 배신, 그리고 시대에서 밀려난 존재로서의 무력감을 끌어안고 살아갔다. 하지만 그 침묵은 결국 고백의 형태로 터져 나왔다. 이 편지는 단순한 사실 전달이 아니다. 그에게는 죽기 전, 단 한 사람에게라도 온전히 자신을 보여주고 싶었던 필사적인 몸짓이다. 그러니 편지가 전달되었는지는 염두할 필요가 없다. 이미 그는 말했고, 고백했고, 떠났다. 남은 사람들은 이제 그 이야기의 무게를 짊어진 채 살아가야 한다.

4-1. 그래서 주인공은 편지(사실상 유언)의 내용을 사모님께 전달할까? 어느 선택이든 흥미롭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사모님은 이제 이 혹독한 세상에 혼자 남겨졌다는 거다. 당시 여성이라는 존재가 어땠는지를 생각하면 더더욱 암울하다. 참으로 불쌍하지 않을 수 없다.

4-2. 또, 그래서 아가씨는 선생님과 K, 누구를 더 좋아했을까? 아가씨가 선생님을 보고 계속 웃어대는 장면이 나온다. 웃음의 의미는 무엇일까. (유사한 경험을 해본 입장으로서 아직도 가늠이 안 잡힌다. 상대에게 이유를 듣는 날이 오면 어림짐작이 가능해지겠지.) 아무튼지간에, 누가 누구를 더 좋아했는지, 웃음의 의미가 무엇이었는지는 끝내 알 수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알 수 없음 속에서 인간은 의심하고, 질투하고, 때로는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기도 한다. 마치 선생님이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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