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주 단순한 세상을 그렸다. 아버지가 꿈꾼 세상보다도 단순했다. 달에 가서 천문대 일을 보겠다는 것이 아버지의 꿈이었다. 그 꿈을 이루었다면 아버지는 오십억 광년 저쪽에 있다는 머리카락좌의 성운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불쌍한 아버지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돌아갔다. 몸은 화장테에서 반줌의 재로 분해되고, 영호와 나는 물가에 서서 어머니가 뿌려넣는 재를 보며 울었다. 난장이 아버지가 무기물로 없어져버리는 순간이었다. 아버지는 생명을 갖는 순간부터 고생을 했다. 아버지의 몸이 작았다고 생명의 양까지 작았을 리는 없다. 아버지는 몸보다 컸던 고통을 죽어서 벗었다. 아버지는 자식들을 잘 먹일 수 없었다. 학교에 제대로 보낼 수 없었다. 우리집에 새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충분한 영양을 섭취해본 적도 없었다. 영양 부족으로 일어나는 이상 증세를 우리는 경험했다. 단백질 부족인 빈혈·부종·설사를 부르고는 했다. 아버지는 열심히 일했다. 열심히 일하고도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잃었다. 그래서 말년의 아버지는 자기 시대에 대해 앙심을 품고 있었다. 어버지 시대의 여러 특성 중의 하나가 권리는 인정하지 않고 의무만 강요하는 것이었다. 아버지는 경제·사회적 생존권을 찾아 상처를 아물리지 못하고 벽돌 공장 굴뚝에서 떨어졌다.
애들 가르치면서 오랜만에 본 조세희의 잘못은 신에게도 있다.
무려 40년전 담론이 아직도 유효한 대한민국이 이 세계가 너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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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당신이 그린 단순한 세상은 뭔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