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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반장에서 왜 익숙한 고추장 맛이…


표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중국계 미국인 켄 리우의 단편선이다.


읽기 전에는 솔직히 중국계 미국인의 감성이 네이티브 토착 한국인인 내가 이해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너무나도 익숙한 감정이다.


미국에선 아시안은 주류 사회에 낄 수 없는 소수자이며, 이민 2세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탓때문일까 책에서는 소수자로써의 정체성과 비주류 감성이 물씬 풍겼다.



종이동물원 : 중국계 이민2세 사춘기인 나와 중국인 엄마의 갈등기.

어렸던 나는 중국인 엄마를 부끄러워하고 그 흔적을 감추고자 했으나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되고 엄마가 죽고 나자 뒤늦게 엄마를 그리워한다.



다문화 이민 2세의 갈등이라는 현실적인 문제에 종이 동물이라는 비현실적 요소를 더해 다소의 비현실성을 더해준게 킥이다.


근데 솔직히 말해서 한국인에게 익숙한 맛인 신파 그 자체였다.


한국에선 이젠 진부해진 신파를 서양에선 신선하다고 극찬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비슷한 관점에서 이 책이 미국 코쟁이놈들 관점에선 이 맛을 익숙하면서도 신선해보이지 않았을까 왜 히트쳤는지 알것 같다.


하지만 토착 한국인인 내가 보기엔 흠그정둔가…?싶다.



파자점술사 : 


서서히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작품.


소설에 나온 바에 따르면,

중국 본토 공산당 측에선 대만에 스파이를 보냈다고 하나, 

작품 끝날때까지 사실여부 확인이 안되는 찌라시에 불과하며,

대만과 미국은 이 찌라시에 홀려 무고한 본토출신 노인과 아이를 죽였다고 한다.

또한 중국공산당은 절대 일제강점기 일본군에 빤스런하지 않았고, 국민당(대만측)과 같이 일본에 맞서 싸웠다고 하며,

일본 패망 후엔 국민당(대만측)은 서로 전쟁했으나 가난한 농민을 품은 공산당이 민심을 얻어 이겼다고 한다.


….. ㄹㅇ루다가 중국계 미국인이 아닌 본토 공산당 현지인이 쓴게 아닐까 의심되는 이야기다.


켄 리우라는 작가, 중국계 미국인으로써 오늘날 미국 사회 소수자로써 스스로를 소수자, 피해자로 바라보며 글을 써도 납득 가능하다.

또한 제국주의 식민지라는 역사 속에서 중국인으로써의 정체성을 가지고 영국이나 서양 세력에 대해 반감을 가지는 것 또한 이해 가능하다.


그러나 과연 역사적으로 봤을 때 현대 중국 본토 공산당측이 대만과 미국에 대해 일방적인 피해자가 될수 있는가?


이 새끼 다시 보니 중국 국뽕과 피해자 의식을 그득그득 담은게 그냥 슈퍼럭키짱깨 김진명 아닌지??



시뮬라크럼 : 

ㄱㅆㅅㅌㅊ

개인적으론 이 단편집 중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작품.

인간의 의식을 담을수 있는 카메라(비디오), 시뮬라크럼에 대한 이야기.


고전 환상소설 모렐의 발명이 떠오르는 소재이면서도, 테드 창이 떠오르는 발상이다.

그러면서도 작중 인물들이 소재에 잡아 먹히지 않고 살아 숨쉰다.


보통 강력한 소재나 진한 주제의식을 담은 소설에선 인물이 작가가 짜낸  엔피씨 같은 소설이 많은데 이건 좋았다.



사진기가 처음 발명되었을 때, 사진기를 처음 접한 이들은 사진에 찍히면 자신들의 영혼이 사로잡힌다는 미신을 믿었다고 한다.


시뮬라크럼으로 야동을 보던 것을 딸내미에게 걸려버린 아버지.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자면 야동이나 불륜이 죽을정도로 잘못한 행동은 아니지 않은가.


그러나 그 충격적인 모습에 딸내미는 아빠랑 영원히 손절해버린다.


어쩌면 시간이 지나 서로 화해를 했을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르나,

아빠는 힘들고 불확실한 현실속 딸내미와의 화해를 포기하고 영원히 귀엽고 변치 않은 딸의 어릴적 시뮬라크럼 (영상)에 빠져 탐닉하며 실제 딸과 현실을 죽을때까지 외면해버린다.


마찬가지로 딸내미 또한 영원히 시뮬라크럼에 의해 인생이 사로잡혔다고 볼수 있지 않을까.


소재 서사 주제 모든 것이 완벽했던 단편이였다…


굳이 아쉬운 점을 따지자면 제목력이 조금 부족했다.

제목만 조금만 더 맛깔나게 뽑았으면 종이동물원을 재치고 표제작으로 뽑혔을 것같다.




-> 여러모로 작가의 정체성을 진하게 느낄 수 있었던 단편집이었다.


이민 2세 미국인으로써 미국사회 비주류로써의 소수자 감성을 잘 써냈다.

더 나아가 연대??? 라고 해야될까 중국계 이민자라는 정체성을 넘어 백인소녀나 장애인사이버그이혼여형사를 주인공으로 삼는 등 왜 미국에서 좋아했는지 알 것 같다.


거기까지는 좋으나 문제는 1절에서 멈추지 못하고 뇌절에 뇌절을 거듭한다.


이민자로써 미국 주류사회에 대해, 중국을 식민지로 삼았던 서양과 일본에 대해, 공산당 스파이 처단한 대만에 대해, 문자의 옥을 삼은 청족에 대해….

켄 리우라는 작가 거의 모든 작품에서 나는, 우리는, 중국은, 한족은 무조건적으로 피해자에요! 외치고있다.

심지어 미국과 대만조차 역사적으로 불쌍한 피해자인 중국을 고문하는 나쁜 놈들이라고 한다.


근데 십자가를 맨 예수도 아니고 무조건적인 피해자가 가당키나 하던가?

켄 리우라는 작가가 오늘날 중국 패권주의적 행동이나 티베트 소수 민족 탄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

아마 파자점술사의 대만처럼, 중국 본토인은 극렬 티베트 민족주의자들의 테러에 대한 피해자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역사의 종지부를 찍은 사람들 편에서는 일본정부에서 이제 강점, 731 부대에 대해 잘못을 인정했다고 일본 욕은 그만하라고 말하는 인물이 나온다.

오히려 일본은 잘못을 인정했는데도 주변에서 터무니 없는 비난까지 받는 피해자라고 한다.


식민 지배를 펼쳤던 일본이 피해자가 된 것이다.


하긴 나치 독일조차 우주 제일민족인 게르만족이 사악한 유대인에게 착취당하는 피해자라고 봤으니.


그러나 책을 덮고 바라본 이 책의 주인공들의 모습이 역사종지부에 나오는 나는 절대로 반드시 피해자야 라고 외치는 일본인의 모습과 겹쳐보이는 것은 어째서인가.



개인적으론 이 단편집, 시뮬라크럼 빼곤 건질게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