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에서 소크라테스는 일견 소피스트적 논증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진리를 외면한 궤변이라기보다, 탈옥하지 않는 것이 자신에게 더 유익하다고 설득함으로써 크리톤의 자책감과 슬픔을 덜어주려는 수사적 기교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여러가지 이유로(친구들이 당할 불이익, 본인의 나이, 불명예, 죽음의 이점 등) 이미 탈옥을 원치 않았으며, 이 대화는 그 결정 이후에 이루어졌을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변명’에서 사형 판결이 걸린 소송인데도 감정에 호소하는 언변을 전혀 보이지 않았는데, 크리톤과의 대화에서는 탈옥했을 때의 나쁜 점과 탈옥하지 않았을 때의 좋은 점을 일일이 열거하고 있다. 처음에는 오로지 탈옥 행위가 정의로운지만 논증하자고 했던 그가 논증 도중 다양한 외부 요소들을 제시하며 크리톤을 설득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 대화에서 소크라테스에게 중요한 것은 탈옥의 정의 여부를 따지는 것보다, 탈옥을 더 이상 권하지 않도록 크리톤을 설득하는 일이었던 듯하다. 그래서 그는 ’탈옥은 정의롭지 못 한 데다가 나에게 유익하지도 않은 반면, 탈옥하지 않는 것은 나에게 일부 유익하다.‘는 취지의 소피스트적 논증으로 크리톤을 설득하고 있다. 그는 그것을 철학적 논증으로 포장했지만, 실제로는 크리톤을 위로하려 했던 것이다.
- 소크라테스의 소피스트적 논증은 다음과 같다. 특히 3 ~ 5번은 크리톤이 논리적 결함을 인식하지 못 할 거라 예상하고 수사적 기교를 부린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1. ’세간의 평가에 신경쓰지 말고 내가 하려는 행위가 정의로운지 정의롭지 않은지만 고려해야 한다‘고 말하던 소크라테스가 크리톤을 설득하기 위해 탈옥이 초래할 세간의 평가를 언급한 점
2. ‘변명’에서는 정의롭지 못한 명령에 불복종할 것을 역설한 것과 달리, 크리톤에게는 조국의 명령에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고 주장한 점
3. 남에게 해를 끼쳐서도, 보복으로 자기를 보호해서도 안 된다는 원칙과 전쟁터에서의 무조건적 복종은 서로 모순되며, 소크라테스가 이것을 몰랐을 리 없는데도 크리톤을 설득하기 위해 묵과한 점
4. 아테네의 법률과 재판 절차에 합의한 것과 재판관들의 불의한 판결에 합의한 것을 구분하지 않고 이 둘을 동일시하여 크리톤을 혼동시킨 점
5. ‘변명’과 이 책에서 일관적으로 “정의롭지 못한 일은 결코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해왔던 것과는 달리, 불의한 명령이나 판결에 복종해야 한다고 주장함으로써 자신의 논리적 일관성을 포기한 점
나의 견해를 정리하자면, 소크라테스는 [크리톤]에서 선한 의도로 소피스트적 논증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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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리트 언어이해 느낌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