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장아 나 ㅅㅇ 아니다..아이피 보이지?

어그로랑 별개로 글은 읽을만 하다고 생각했었다

윈스턴의 최후에대해 묻는 글 있어서 생각나서 올려봐











마지막 고문 ~~ 빅브라더를 사랑했다 까지의 결말부분은 다소 애매하소 모호하고 표현돼있음. 내 나름대로 해석을 해 보았어.


민음사 기준임.




3부 6장, 즉 석방되고 체스넛트리 카페에서 술 마시는 장면부터 빅 브라더를 사랑하게 되는 장면까지. 이 마지막 장엔, 내가보기엔 나머지 장들에서 나온것을 전부 합한것보다도 많은 암시와 상징들이 숨겨져 있음. 각각의 상징과 암시들은 복잡하게 이전 장의 내용들과 연결됨. 이 숨어있는 상징들을 명확히 이해할때 비로소 결말을 제대로 이해 할수 있는거라고 봐.

이 결말부는 이미 쥐 고문 부분에서 모든것이 끝나고 남은 이야기를 적은, 마무리를 하는 그런 장이 아님. 오히려 윈스턴이 최종적으로 당을 받아들이고 이중사고로 자신을 지우고 당과 하나가 되는 과정을 치밀하게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임. 나는 이 책을 처음에 읽었을땐(중3) 이 마지막 장을 큰 의미 없는, 작품의 완만한 마무리를 위한 에필로그의 느낌으로 읽었음. 오늘 다시 읽고선 그게 크게 잘못된 해석이었단걸 깨달았지. 더불어서 1984가 정교한 문학적 장치나 복잡한 구조를 지니지 않은 쉬운 작품이라는 생각도 조금은 다시 하게 됐고.










윈스턴은 쥐 고문을 받고 빅브라더를 사랑하게 되었나?

아니다. 윈스턴이 빅브라더를 사랑하게 된건 그 후야.

그렇다면 윈스턴이 석방되고부터 빅브라더를 사랑하게 되기까지의 기간에는 무언가 (설령 예정되어 있던 것이라도) 중요한 과정이 있었을거.





윈스턴은 모진 고문을 받고, 자신의 추한 몰골 (오브라이언의 표현대로라면 윈스턴=마지막 인간의 진면목) 을 확인하고(민음사 379p), 당에 항복할 생각까지 하지만(387p), 그럼에도 진정으로 세뇌되진 않았음.



[ 그러나 이제 그는 한 걸음 물러나 마음속에서도 항복을 해버렸다. 그럼에도 내면 깊은 곳까지 침범을 당해 더럽혀지고 싶지는 않았다. ] 392p


[ 그리고 언제나 자신의 일부분이면서도 나머지 부분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증오심을 보자기에 싸듯 감싸서 마음속 깊이 감춰두어야만 한다. ] 393p


[ 그들은 언젠가 그를 총살하기로 결정할 것이다. (중략) ... 그 시간은 십 초면 충분하다. 십 초 동안 그의 내면세계는 뒤집힐것이다. ] 393p




그때문에 윈스턴은 줄리아를 그리워했고, 빅브라더를 증오한다고 실토하고 101호실로 향하게 되지.




윈스턴은 쥐 고문을 받고 줄리아를 완전히 배반했음. 고통과 그의 사이에 줄리아를 놓는것을, 줄리아를 자기 대신 희생 시키는것을 선택했지. 윈스턴이 자기 대신 줄리아에게 하라고 소리치고서 심연으로, 우주 멀리까지 멀어진것은 그가 배신을 통해서 돌이킬수 없는 마음의 변화를 겪은것을 의미함. 윈스턴은 줄리아를 배신함으로써 공포스런 쥐들로부터 멀어졌지만, 또한 줄리아로부터도 멀어졌음.


[ \'줄리아한테 하세요! 줄리아한테!\' (중략) ... 그는 뒤로, 한없이 깊은 심연으로 빠져 들어갔다. 물론 그는 여전히 의자에 묶여 있었지만, 마룻바닥을 뚫고, (중략) ... 별 사이의 심연으로 한없이, 한없이 쥐들로부터 멀어져가고 있었다. 그는 몇 광년이나 멀리 떨어져 있었으나, 오브라이언은 여전히 그의 곁에 서 있었다. ] 402p


이 부분은 실제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고 오직 윈스턴의 마음만 달라진것을 의미함. 쥐는 윈스턴을 물어뜯지 않았고, 오브라이언도 윈스턴을 물리적으로 해하지 않았음. 윈스턴은 몇 광년이나 심연으로 멀어졌으나, 실제로는 고문받는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지. 모든것은 윈스턴 마음 안에서 벌어졌어. 줄리아를 희생시켰고, 최후의 인간성이 상실된것임. 윈스턴이 부정하고 오브라이언은 긍정한 \'마음을 정복하기\' 가 실현 된것이지.

당은 물리적 세계를 지배할 필요가 없음. 정복해야 할것은 인간의 정신이지. 오직 인간의 정신 안에 세계와 과거와 미래가 존재함. 인간의 정신을 정복하면 진실을 뒤바꿀수 있고, 진실을 뒤바꾸면 모든걸 정복할수 있음. 세계는 (유아론과는 다른 의미에서) 인간의 정신 안에 있으니까.


[ \'\'진정한 권력, 우리가 밤낮으로 추구해야 하는 권력은 물질에 대한 권력이 아니고 인간에 대한 권력이야.\'\' ] 373p 오브라이언




여기서 윈스턴의 마음은 2차로 파괴됨. 마음속 깊은곳에 숨겨두었던 마지막 인간성이 말살되지.




하지만 그렇다면 윈스턴은 왜 줄리아를 만나려고 한걸까?

어머니에대한 추억을 떠올린것, 줄리아를 다시 만나려 한것은 그가 아직은 완전히 세뇌되지 않았단것을 의미하는것 아닐까?

물론 윈스턴은 어머니에대한 추억을 \'잘못된 추억\' 이라며 부정했음.

하지만 이것은 모진 고문을 받고 이중사고와 죄중단을 훈련 했기때문에 가능한것임.



내가보기에 석방된 윈스턴은 윈스턴은 거의 세뇌되었으니 완전히 세뇌된것은 아닌 상태임.

실제로 윈스턴이 줄리아에대한 마음을 확인한것은, 쥐 고문을 받고 줄리아를 배반한 직후가 아니라, 줄리아를 다시 만난 뒤야. 여기서부터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음.


윈스턴은 헤어지기 직전에도 줄리아에게 [ \'\'우리는 다시 만나야 해.\'\' ] 라고 말했지. 서로의 처지와 마음을 확인하고도 줄리아를 쫓아가다가, 갑자기 변덕스럽게 그 모든것이 부질없다고 느끼며 카페로 돌아가게 되었음.

물론 그들은 서로를 불편해 했고, 배반으로 서로에대한 감정이 전과 같지 않게 되었다며 포기하는 모습을 보였음. 그렇다고 해도 윈스턴은 줄리아를 따라갔고, 줄리아를 지하철역까지 바래다 줄 \'작정\' 을 함. (410p)

그리고선 \'갑자기\' 다음과 같이 행동함.


[ 그런데 갑자기 추위에 떨면서 그녀를 졸졸 따라가는 것이 실없고 참을 수 없는 일로 여겨졌다. 줄리아로부터 떨어지고 싶어서 그런 생각이 든 것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체스넛트리 카페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갑자기 일었기 때문이었다. ] 410p


내가보기에 이것은 합리적이고 정상적인 사고로는 이해되지 않는 종잡을수 없는 심경의 변화고, 고문에 의해 마음이 부서진 사람의 혼란을 보여주는 대목인거 같아.

줄리아로부터 떨어지고 싶어서 그런 생각에 든 것은 아니었음에도, 신문과 체스보드 따위가 있는 카페에 마음을 빼앗기고 말지.


[ 그때처럼 그곳이 매력 있게 생각된 적은 없었다. 신문과 체스보드, 그리고 항상 술이 있는 그 구석 자리의 탁자가 그리웠다. 무엇보다도 그곳은 따뜻할 것 같았다. ] 410p


신문이나 체스보드, \'구역질이 날 정도로 역한 기름냄새가 풍기는(403p)\', \'마실수록 기분이 나빠지는(412p)\' 싸구려 술 따위가 그렇게 매력적인가?



이제 윈스턴은 무엇도 강하게 바라거나 생각할수 없게 된거고, 마치 빈껍데기처럼, 짐승처럼, 당이 바라는것을 바라기만 하는 꼭두각시같은 존재가 된것임.

마음속에 남아있던 연인에대한 미련같은것도, 이제 윈스턴에 마음속에선 집중력 있게 유지될수 있는 인간적 감정이 아님. 그것은 순간적인 회의감과 싸구려 카페의 안락함에 대한 바람같은 보잘것 없는 방해물에도 와해되는 별볼일 없는 감정이지. 그렇게 윈스턴은 빈껍데기뿐인 인간이 된것임.



[ 그는 이제 그런 술이라도 마시지 않고는 견딜수 없었다. (중략) ... 그는 대낮에도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술병을 옆에 끼고 앉아 텔레스크린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15시부터 문을 닫는 시간까지 체스넛트리 카페에 처박혀 있었다. ] 412p


[ 그는 일주일에 두번 정도 진리부에 있는 먼지가 자욱하고 이제는 거의 잊어버리다시피 한 사무실에 나가서 일이라고 할수도 없는 일을 하는둥 마는둥 했다. (중략) ... 가끔식 의자에 꾹 눌러앉아서 세부적인 데까지 파고들어 결코 끝나지도 않을 비망록의 초안을 작성하는 등 열성을 부리는 때도 있었다. (중략) ... 서로 엇갈린 주장을 펴다가 상부에 보고하겠다는 식의 으름장까지 놓곤 했다. 그러다 갑자기 맥이 풀리면, 닭 우는 소리를 듣고 사라지는 유령등처럼 퀭한 눈으로 테이블에 둘러앉아서 서로의 얼굴을 멀뚱멀뚱 쳐다보았다. ] 413p



추진하고, 집중하고, 사고하고, 열망하고, 동기를 가지고, 감각하고, 쾌락을 추구하는 인간의 특성. 그런 인간성을 상실한 껍데기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대목. 윈스턴이나 그와 같은 처지에 놓인 사람들의 삶은 죽음을 기다리는 삶일뿐임. 어떤 인간적 감정도 없고 바램도 없지. 그들이 가끔 보이는 열성은 어찌해야 할 바를 몰라 보이는, 초조함에서 비롯된 변덕에 불과해. 다시 현실을 깨닫고 무기력한 껍데기로 돌아갈 뿐이지. 이제 윈스턴은 주체성을 상실했음. 그에겐 우유부단함, 애매모호함, 초조함, 혼란, 불안만이 남아있을뿐임. 이것은 영사의 정신인 \'이중사고\' 와 맞물려 윈스턴이 정말로 한낱 당의 꼭두각시로 전락하게 만드는 역할을 함.




전쟁에대한 윈스턴의 태도 변화를 보자.



[ 아프리카 전선의 소식은 극히 불길했다. 그는 온종일 그 점에 대해서 걱정하고 있었다. ] 403p


[ 그의 머릿속에 아프리카 지도가 펼쳐졌다. 군대의 이동 경로가 도표처럼 떠올랐다. 검은 화살표가 수직으로 남진하는 가운데 흰 화살표가 검은 화살표의 꼬리를 끊고 동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는 재확인하듯 초상화 속의 태연자약한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과연 두번째 화살표가 없어진다고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싶었다. ] 413p


체포 전의 윈스턴은 전쟁에대해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음. 삼대국가의 전쟁은 이전시대의 전쟁과는 다른, 영원히 지속되는 자원소모의 전쟁이었고, 세 나라 모두 서로를 정복할수도 정복당할수도 없다는것을 잘 알고 있었음. 이러한 사실은 골드스타인의 \'그 책\' 의 내용으로도 확인됨. (273p~ 277p)

그리고 윈스턴은 골드스타인의 책을 \'자신이라도 했을 생각을 체계화 했을 뿐인\' 책이라고 평가하지. 윈스턴의 생각에 전쟁은 서로를 정복하기 위한것이 아니라 지배를 유지하기 위한 정치의 연장선에 불과함. 그리고 그는 또한 이 전쟁은 끝나지 않을것이라고도 생각했지.


그러나 석방 후 윈스턴은 전쟁에 큰 관심을 보여.

끝날수 없고 끝나선 안되는 전쟁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뭘까?

심지어 패배를 걱정하거나 승리를 열망하면서까지 말이야. 이론상으로 그런건 허무맹랑한데 말이지.



내가보기에 그것은 윈스턴의 꼭두각시화를 상징하고, 동시에 윈스턴의 마지막 희망을 상징함.


전쟁에 관심 없던 윈스턴이, 끝날리 없는 전쟁을 걱정하고, 오세아니아는 항상 유라시아와 전쟁을 해 왔다고 믿으며(403p), 눈앞에 다가온 전쟁의 종결을 믿는것(416p), 이것은 윈스턴이 신념과 생각하는 능력을 상실하고 당의 바램대로 \'정통적인\' 인간이 되었음을 상징하는것임.


그러나 그것뿐만은 아님.

중간중간 나오는 체스 이야기와 전쟁 이야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이 부분들은 우리가 직접 이중사고를 하면서 읽어야 이해가 됨.


[ 백이 항상 외통장군을 부른다는것이 신비하게 여겨졌다. 그것은 언제나, 예외 없이 그렇게 되어 있었다. 체스가 생겨난 이래로 체스 문제에서 흑이 백을 이긴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것은 선이 악에 대해 영원히 변치 않고 승리한다는 상징이 아닐까? 위엄이 서린 빅 브라더의 커다란 얼굴이 그를 응시하고 있었다. 백은 항상 외통장군을 부른다. ] 405p


바로 다음 내용에


[ 윈스턴은 또다시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것은 전선에서 날아오는 특보였다. 그는 그 보도의 내용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루 종일 약간의 흥분과 함께 아프리카에서 치명적인 패배를 당했으리란 생각이 그의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 405p


빅 브라더는 백색, 체스의 백과 동일시 되고 있음. 빅 브라더는 오세아니아에서 정의고 진실이지. 체스문제에서 백이 항상 이기게 되어 있는것은, 오세아니아에서 빅 브라더가 항상 진실이고 정의며 승리하게 되어 있는것과 같아.


윈스턴은 왜 가슴이 두근거렸을까? 전선 상황이 좋지 않을거라고 예측했는데? 왜 아프리카에서 치명적인 패배를 당했으리란 생각이 하루 종일 그를 괴롭히고 흥분시킨걸까?


[ ... 전쟁이 일어난 후 처음으로 오세아니의 영토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포라기보다 일종의 유례없는 흥분이라고 할 수 있는 격렬한 감정이 그의 마음속에서 활활 타올랐다가는 이내 사그라졌다. ] 403p


윈스턴은 \'오세아니아 영토 자체에대한 위협\' 에 공포를 느끼지 않았음. 저 위협이 사실이라면, 전쟁이 양상이 변해서 더이상 영원한 전쟁이 지속되지 않고, 어느 한쪽이 끝장날수 있음을 의미하는것임. 윈스턴은 오세아니아가, 빅 브라더가, 당이 마침내 패배하는것을 기대하고 흥분한것임.


[ 그는 전쟁에 대한 생각을 접었다. 요즘 들어서 그는 한 가지 문제에 대해 몇 분 이상 생각을 집중할 수가 없었다. ] 403p 바로 다음내용


물론 그는 이제 생각할수도 욕망할수도 없는 빈껍데기고, 자그마한 생각이나 욕망조차 이중사고와 죄중단에 의해 사라져버림. 이중사고 때문에, 당의 패배를 소망 하는것인지, 당의 승리를 소망 하는것인지 명확하게 알 수 없는 혼란스러운 태도를 보임.







405p ~ 407p 윈스턴이 전선에서 날아온 특보에 흥분하는 장면


[ 윈스턴은 또다시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것은 전선에서 날아오는 특보였다. 그는 그 보도의 내용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루 종일 약간의 흥분과 함께 아프리카에서 치명적인 패배를 당했으리란 생각이 그의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중략) ... 왜 측면에서 포위하여 그들을 공격하지 못한 것일까? 그는 흰색 나이트를 집어 들어서 체스보드 위로 움직였다. \'그곳\' 이 적당한 지점이었다. 그는 시커멓게 남쪽으로 진격하는 대군을 상상하는 한편, 또 다른 병력이 신기하게 집결하여 적의 후방에서 불쑥 나타나서는 육로와 해로의 통신말을 끊는 장면을 떠올렸다. 그는 그렇게 되기를 바람으로써 적의 배후에 나타날 병력이 실제로 존재하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그러나 만약 적들이 아프리카 전역을 장악한다면, 오세아니아는 두 동강이 날 터였다. 그것은 곧 패배, 붕괴, 세계의 재분할, 당의 파괴를 의미할 것이다! 그는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 이상할 정도로 착잡한 기분이 들었다. 아니, 정확히 말해 착잡하다기보다 감정이 여러 층으로 차곡차곡 쌓여 있어 어느 층이 가장 억눌려 있는지 분간할 수 없는 그런 기분이 그의 내부에서 소용돌이쳤다.

한차례 경련이 일었다. 그는 흰색 나이트를 제자리에 갖다 놓았지만, 한동안 체스 문제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다시금 그의 생각이 산만해졌다. 그는 거의 무의식적으로 먼지가 쌓인 탁자 위에 손가락으로 이렇게 썼다.

2 + 2 = 5

(중략) ... 그리고 그동안 그의 가슴속에서 뭔가가 죽었고, 불타버렸으며, 마비되어 버렸다. ]



그가 예측하고 있는 아프리카 전선에서의 패배는 예측이 아니라 소망이고 기대야. 그러나 동시에 그는 빅 브라더의 흰색 군대가 \'신기하게 적의 후방에 집결\' 하여 적을 처부수는 상상을 하지. 적의 후방에 대군을 집결시키는것은 불가능하고 신기한것임. 그러나 이 불리한 상황을 해결할 수는 그런것 뿐이기 때문에, 윈스턴은 빅 브라더가 그런 신기한 방법으로 이기는 시나리오를 상상해. 이중사고와 죄중단에 의해서, 패배를 소망하다가 승리의 시나리오를 짜고, 불가능한 비현실적인 승리의 방법을 상상함. 체스 문제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은 윈스턴이 어느쪽으로도 마음을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 하고 있음을 의미하지.



[ 그의 관심은 다시 시들해졌다. 그는 술을 한 모금 마셨다. 그러고는 흰색 나이트를 집어서 시험 삼아 옮겨 보았다. 장군. 그러나 그것은 결코 옳은 수가 아니었다. 왜냐하면.... ] 413p


흰색으로 장군을 때렸는데 왜 옳은 수가 아니란걸까? 흰색의 목표는 두번만에 외통수를 치는것임. 이것은 까다로운 문제지. 윈스턴은 체스문제를 통해서 빅브라더의 승리를 점치고 있어. 나이트는 적을 타고 뒤로 넘어갈 수 있지만, 현실의 군대는 적 뒤에서 신기하게 집결하여 불쑥 나타날 수 없음. 객관적으로 보면 아프리카 전선 상황은 암울하고, 해결할수 없는듯 보이는 문제임. 체스 문제를 통해서 아프리카 전선의 해결책을 찾지 못하자 윈스턴은 무의식중에 탁자 위에 2 + 2 = 5 라는 수식을 적어. 이것은 말이 안되는 수식임. 하지만 당은 이것을 말 되게 할수 있지. 현실문제의 해결책이 보이지 않자 윈스턴은 \'당은 모든것을 할 수 있다\' 라는것을 떠올리고 그것에 의지한것임.


413p 에서 윈스턴은 다시 아프리카 전선을 시뮬레이션 하고, 체스말을 통해서 성공가능성을 점쳐봐. 하지만 그의 시나리오는 현실에서 불가능 한것이고, 시험 삼아 옮겨본 체스말 역시 결코 좋은 수가 아니야.


이지점에서 윈스턴은 문득 어머니와의 가장 행복했던 추억을 떠올림. 그리고 곧바로 그것을 이중사고와 죄중단으로 중지시키지. 가장 인간적이고 가치있는 추억조차 죄중단으로 차단했다는 부분에서 윈스턴이 완전한 정통적 인간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수 있어. 그리고 곧바로 텔레스크린이 승전보를 전하지.


[ 윈스턴은 텔레스크린의 방송을 겨우 알아듣고서야 자기의 예상대로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바다에서 나타난 거대한 함대가 비밀리에 집결하여 적의 후미를 급습했다. ]


윈스턴은 그런 \'예상\'을 하지 않았음.

그런 \'기대\'를 했을뿐. 그리고 두번이나 체스판에서의 실패를 통해서 그것이 불가능한 수라는것을 확인함. 한번은 \'당은 전능하다\' 라는 생각에 의지했고, 한번은 어머니를 떠올림. (그는 그것을 부정했음.)

윈스턴은 오히려 그런 승리가 불가능 하다고 예상했어. 믿고싶어 하지 않았지만.

그러나 줄리아와의 만남을 회상하고, 어머니의 추억을 지우면서, 그는 완전히 당을 받아들이게 됨. 텔레스크린에서 떠드는 허무맹랑한 가짜 승전보 -바다에서 나타난 거대한 함대가 비밀리에 집결하여 적의 후미를 급습- 를 믿어버리지. 불가능한 군사작전을 믿어버리고,

당은 전능하다는것을 받아들이고, 2 더하기 2 는 5 라는것을 받아들인 것임.


[ 그는 십분 전, 전선에서 날아온 소식이 승리일까, 패배일까 마음 졸였던 것을 생각해 보았다. 패배한것은 유라시아의 군대뿐만이 아닐 것이다. 애정부에서 첫날을 보낸 이후로 그는 많이 변했지만, 그 순간만큼 결정적이고 불가피하게 구원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일은 한번도 일어난 적이 없었다. ]


유라시아 군대만 패배한것이 아님. 윈스턴 역시 패배했어. 그의 마음, 그의 소망이 마침내 최종적으로 패배했음. 그는 승전보가 현실적인지 비현실적인지, 거짓인지 사실인지 판단할 능력조차 상실했음. 의지도 상실했음. 마지막 구원이 물거품이 되었단걸 확인했을때, 그는 이미 구원받은것임. 왜냐면 이중사고에 의해서 그가 \'당의 패배를 소망한것\' 은 없었던 일이 되고, 오히려 \'당의 승리를 예상하고 소망\' 한것이 되었기 때문임. 또한 유라시아 군대에 의한 당의 패배라는 구원을 바란 일 역시 이중사고로 기억에서 삭제되고, 당의 전능함을 눈앞에서 목도하고 \'당을 인정하는 구원\' 을 소망하고 받아들인 것으로 바뀜.

결국 윈스턴은 패배하고 만 것이지.


[ 모든것이 잘 되었다. 투쟁은 끝이 났다. 그는 자신과의 투쟁에서 승리했다. 그는 빅 브라더를 사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