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제 스탠스는 필사 별로 안 좋아한다는 논지임
기본적으로 저는 작가의 생각이랑 나의 생각이랑 본질적으로 달라야 한다고 보는 주의임
그런데 대다수 필사는 문학에서 많이 발생함
비문학에서의 필사는 거의 못 봤단 말임
결국 문학 작가가 쓴 텍스트를 똑같이 적으면서 생각을 가다듬거나
작가의 글을 적으면서(+슬로우 리딩) 자신만의 생각의 나래를 펼쳐나가는 궤적이 좋다는 것인데
오케이, 거기까지 이해할 수 있음
그런데, 제가 청소년 때부터 생각해 온 건 항상 이 지점임
많은 사람들이 무언가 층위가 높은 작품을 읽었다, 안 읽었다, 못 읽었다 세 가지를 크게 중요시 여기고 각각 우위와 열위에 둠
읽은 것도 중요한데 기본적으로 읽고 나서 내가 어떤 생각을 느꼈는지 글로 논리정연하게 쓸 수 있고 동시에 말할 수 있는 게 중요함(발화)
읽는 것만 우선시된 독서는 내 생각의 프레임을 작가의 글에 맞춰 조형시킬 뿐임
거기서 발생하는 문제는 ‘나’의 생각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떠오르는, 그것을 떠올리는 훈련이 안 된다는 것임
읽는 것만 중요한 게 아니라 읽고 어떤 점을 느꼈는지 쓸 수 있는 것이 치명적으로 중요함
그런 지점에서 필사를 안 좋아한다는 저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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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 열풍이 오기 전의 옛날에 주로 필사 대상이 되던 책은 주로 문장이 이쁜 책이었음 잃시찾이나 <토지> 같은 책들...? 그래서 옛날 필사는 무공 비급마냥 책에 적혀있는 글의 기교를 한계까지 습득하기 위한 방법같았음 근데 지금 필사는 글의 내용 습득을 위해 하는 거 같음... 솔직히 문학의 내용을 익히기 위해서 필사를 이렇게 하는 것은 오바같기도 하고
하루를 정리하고 싶어서 일기 쓰는 사람도 있고 일기 쓰고 꾸미는 행위(일명 다꾸)가 좋아서 일기 쓰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독서도 재미로만 읽어도 좋다고 생각함 좋은 취미니까 필사 역시 그냥 독서를 즐기는 하나의 방식 같음 설사 그게 인스타업로드용이라 할지라도 나쁜건 아니라고 생각함 적고 싶은 문장을 찾기 위해 책을 읽고 그 문장을 적어보며 한 번 곱씹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영향을 주지 않나? 싶음 그래서 전 좋다고 생각해요
필사라는 게 꼭 사고의 확장을 위한 것도 아니지만 나의 사고를 키우려면 다른 사람들의 사고를 많이 익히고 이해하는 행위가 선행돼야 하지 않을까 싶네 모든 창조가 모방에서 시작되듯이
나도 이제껏 곱씹어보기 위해 주로 필사를 했음 문자 그대로 의미+함축된, 혹은 확장 가능한 의미를 되짚을 만할 때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