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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나에게 단순한 공상과학 소설로 다가오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의 연장선처럼 느껴졌다. 이 책은 여러 단편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안에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시대의 문제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환경 문제 같은 주제는 내게 아주 가까운 일이다. 일터에서도, 일상에서도, 그리고 매년 더 뜨거워지는 여름 속에서도 자연스럽게 마주치기 때문이다. 작년처럼 유난히 더웠던 여름은, 많은 사람들이 기후위기의 현실을 실제로 체감하게 만든 계기였고, 나 역시 그 위기를 더는 먼 일로 느낄 수 없었다.
이 책에 실린 단편들은 각기 다른 배경과 소재를 다루지만, 공통적으로 현대 사회의 불안과 균열을 묘사한다. 아마도 내가 이 책에 더 끌렸던 이유는, 이 소설에 나타난 모습들이 지금 우리 시대에 너무나도 현실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피안>이라는 단편이 기억에 남는다. 제목인 ‘피안'은 불교에서 죽음 이후의 세계 또는 저쪽 세계를 의미한다고 한다. 이 소설에서 ‘피안’은 물리적인 죽음뿐 아니라, 문화적 ‘저쪽 세계’를 의미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또한, 세데가 실언을 했지만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당선되는 장면은 현대 사회의 정치 현실을 떠올리게 했다. 정책보다는 이미지, 논리보다는 감정, 정보보다는 분노와 공감이 더 중요한 시대. 이성적인 메시지보다 감정적인 소속감이 더 큰 힘을 가지는 지금의 정치 풍경이 생각났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다섯 편의 이야기가 제각기 다르게 다가오면서도 어디선가 조용히 이어져 있는 느낌이었다. 평소엔 흘려보내던 문제들도 다시 붙잡고 생각해보게 되는 짧지만 묵직한 여운이 남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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