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센의 후기 희곡을 주제로 학위 논문을 준비하다 보니 국내 번역본들의 문제점을 빈번하게 발견하게 되네요. 전에 연극과인간에서 나온 입센전집의 오역들에 대해 언급한 바 있는데(너무 많아 일일이 지적할 수가 없을 정도임), 이번엔 민음사의 <인형의 집>에 대해 얘기해야 할 거 같습니다.
민음사의 <인형의 집>은 2010년에 출간되어 해당 희곡의 이른바 국가대표급으로 인식되어온 번역본인데 역시 몇몇 결정적인 오역들을 안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번역자가 인식을 못하고 있는지 개선의 기미가 보이질 않네요. 피드백이 전혀 안 된다는 의미겠지요.
예를 들어 몇 가지 오역 부분을 지적하자면,
2막 노라와 랑크의 대화 장면에서 노라가 “아, 저는, 선생님이 오면 꽤 즐겁지는 않을 거 같은데요”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이는 랑크가 집에 오면 즐겁다라고 말하는 노라의 의중을 정반대로 번역한 것이고,
3막 린데 부인과 크로그스타의 대화 장면에서 린데 부인이 “예, 그건 나도 알아요.”라고 말한 부분은 사실 ‘나는 모른다‘가 맞는 번역이고, 크로그스타와 만나기로 한 장소(“당신 집에서 만나기로 해요”)는 린데 부인의 집인데 크로그스타의 집으로 오역한 것이며,
3막 랑크가 “몸을 감추는 모자 이야기를 한 건 바로 자네 아닌가?”라고 번역한 대사는 사실 몸을 감추는 모자 얘길 들어본 적이 있느냐? 묻는 것인데 이를 전혀 다른 의미로 번역한 것입니다.
이외에도 사소한 오역들이 다수 눈에 띄는데 모두 열거하기엔 지면도 시간도 여의치가 않네요. 참고로 노르웨이어(덴마크어) 원전 번역인지는 판별할 수 없지만 단어와 문장의 뉘앙스를 보면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요즘 <헤다 가블러> 공연을 계기로 입센과 그의 희곡들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와중에, <인형의 집>에 관한한 독자들이 가장 많이 선호하는 번역본(아마도 이는 출판사의 인지도 때문인듯)의 문제를 지적하는 이유는 입센 문학과 연극을 애호하는 사람으로서 양질의 희곡 번역이 보편화되어야 한다는 믿음과 함께 이에 반하는 번역본에 대한 무분별한 편견을 깨고 싶어서입니다.
입센 독서에 참고하시기를요..
나중에 너가 번역도 맡자
번역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서…
이것도 지만지로 봐야하겠군
아
입센전집 번역이 그렇게 별로임?
그건 그냥 내용 파악용으로만 이용하시라 절대 사지는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