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파일 정리하다가 소설 녹음한게 있더라고요.
들어보니까 고등학교때 문학소설을 녹음한 것 같은데 도저히 제목이 생각나질 않아요..
챗지피티에도 물어보고 지식인에도 물어봤는데 제목 추정하기 어렵대요ㅜㅜ
진심 궁금해서 미칠 것 같음,,

오디오 들리는 대로 써봤는데 아시는 분 제발 제목 좀 알려주세요.


깜짝 놀란 나는 건물의 벽 뒤로 몸을 숨겼다 자세히 보니 그곳에는 김 검사만 있는것이 아니었다 나무를 등진 채 서있는 묘령의 여자가 보였고 김 검사는 그 앞에서 울고 있었다 처음보는 여자였다. 여자는 냉랭했고 김 검사는 계속 뭔가를 하소연하고 있었다. 여자는 끝까지 냉랭한 표정을 유지하더니 결국 김 검사의 손길을 뿌리치며 언덕아래로 내려갔다. 놀란 나는 다급히 방으로 올라왔다. 쿵..들어와 누운지 얼마 지나지 않아 옆방의 문이 큰소리로 울렸다. 평소와는 확실히 다른 소리였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도대체 김 검사에겐 어떤 사연이 있는걸까? 그 여자는 누구였을까? 궁금한 가운데 새벽의 정적속에서 쟁쟁쟁쟁, 무언가 아주 작은 소리로 계속 훌쩍이는 소리가 삼투압에 의해 벤이어의 세포막을 넘어 내 방까지 스며들었다. 그것은 마치 멀리서 들려오는 슬픈 벌레의 울음 같았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벌레의 울음소리가 심한 부스럭거림으로 대체되었다. 마치 무언가를 급하게 찾는 느낌이었다. 인생에 반드시 필요한 그 무엇, 어쩌면 그녀의 사진이 아닐까? 혹은 최초로 받았던 그녀의 러브레터? 도무지 잠을 이룰 수 없는 밤이었다. 그 부스럭거림은 점점 더 신경질적이 되어갔다. '오늘은 정말이지 조심해야지'라고 나는 생각했다. 큰일이다. 그때 어떤 거대한 기운이 뱃속에서 폭발하는 느낌이었다. 한순간의 일이었다. 그것은 분명 메탄이 아니라 LPG였고 아무리 엉덩이를 잡아당긴다해도 수습할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더불어 진짜 큰 문제는 움직일 수가 없다는 점이었다. 움직이기만해도 결코 온순한 열대어가 아닌 한마리의 백상어가 입을 벌린 채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술자리의 과식을 탓하며 나는 조심스레 엉덩이를 잡아당겼다. 최대한,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화가 난 백상어를 달래고 또 달래었다. 결국 튀어나온 것은 한마리의 참치였다. 그나마 성공이라고 생각했지만 문제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 뭐랄까, 백상어가 작아져서 참치가 된 것이 아니라 한마리의 백상어가 여러마리의 참치로 쪼개진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여러마리의 참치는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 아씨...분명 그런 소리가 옆방에서 들려왔다. 낮은소리였지만 분명한 불쾌함과 초조함이 그 속에는 녹아있었다. 두 번째 참치가 튀어나왔을 때는 예의 부스럭거림과 아씨..가 최고조를 이루었다. 나는 두려웠다. 그래서 오늘은 정말이지..라고 결심하는데 그만 세번째 참치가 순전히 자신만의 의지로 튀어나왔다. 맙소사, 비록 의도가 아니긴 했어도 그 크기가 거의 노인과 바다 수준이 아닌가. 후회를 했으나 이미 때는 늦었다. 벌컥. 옆방의 문이 열리는 소리를 나는 들었고, 곧이어 연결된 네번의 노크소리를 나는 들었다. 이건 마치 운명이 아닌가. 이젠 죽었다 라는 생각으로 문을 열자. 다름아닌 김 검사가 작은 눈을 부릅뜨고 서있었다. 상기된 얼굴로 그가 말했다. "휴지를.. 좀 얻을 수 있을까?" 휴지를 말아쥔 채 복도를 빠져나가는 김 검사를 바라보면서 나는 웃음이 나오거나, 슬프거나, 어떤 비애를 느끼기 보다는 외로웠다. 어둠 속에서 화장실 문이 급하게 개폐되는 소리가 들렸고 쟁쟁쟁쟁 무언가 아주 작은 소리의 음악 같은것이 삼투압에 의해 화장실의 세포막을 넘어 내 귀까지 스며들었다. 문을 닫았다. 네 번째의 참치는 이미 뱃속에서 한 통의 통조림이 되어버린지 오래였다. 참치도, 인간도 결국은 밀실에서 살아간다. 그런 낙서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 일이 있은지 얼마 후, 형이 죽었다. 사고였다. 잘못된 전기공사에 의한 감전, 추락사였다. 7층의 높이에서 하늘을 날았던 형은 화장이 끝난 후 한줌의 가루가 되어 납골당에 안치되었다. 형의 마지막 거처는 마치 갑을 고시원의 일부인듯 작고 어두운 방이었다. 통조림 속에 보관된 참치처럼, 형은 그 작고 어두운 방속으로 들어갔다. 참치도, 인간도 결국은 밀실에서 죽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