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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하지만 어떤 동물들은 조금 더 평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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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1달에 책 1권 읽기를 시작한 독서 뉴비입니다.
이번 달에는 조지 오웰의 동물 농장을 읽었습니다. 사실 동물농장을 읽고 독후감을 적는다는게 좀 그렇네요. 너무나 기본중 기본인 책이라 말입니다. 롤로 치면 '오늘 가렌으로 랭크게임을 처음 해봤어' 같은 느낌의 글일테니까 말이에요.
저는 독서 뉴비중 뉴비라 조지 오웰이 어느 나라 사람인지도 몰랐습니다. 조지니까 영국 아니면 미국이겠거니 정도의 지식 수준을 가진 사람이 저입니다.
작가 조지 오웰은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에서 영국 공무원이었던 아버지 밑에서 태어났고, 이후 어린 나이에 학업을 위해 영국 본토로 돌아왔고,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버마에서 5년간 경찰로 근무하다가 식민 관료 생활을 하며 인간이 인간을 지배한다는 것에 강한 혐오감을 느끼고 파리에서 부랑자 생활을 하다가 런던 빈민가에서 혼자 생활하며 글을 썼다.
라는 설명이 책 표지에 있습니다. 단순히 글로만 인생을 요약했는데도 어마어마한 풍파를 거쳐갔구나, 저같은 소시민과는 다른 뜨거운 심장을 가진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은 정말 유명한 소설인데요. 저는 맨 위에 적었던 저 슬로건말고 정확한 내용을 모르겠더라고요. 어릴 때 읽었던거같기도 한데, 자세한 내용은 기억이 안 나서 교보문고에 간 김에 '어? 유명한 작가에 유명한 책인데 내용을 모르네? 읽어보자' 라고 생각하고 구매하고 읽은 게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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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내용은 어느 농장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인간의 횡포에 지친 동물들이 인간을 몰아내고, 그 과정에서 혁명이 일어나고, 혁명이 일어난 뒤 새로운 세계를 건설하는 과정에서의 갈등을 담은 글입니다.
동물농장 내에서 글을 쓰고 이해하는 것은 돼지들이 주로 맡았는데요. 그렇기에 돼지들이 권력을 잡고 행사하는 것에서 갈등의 대부분이 시작됩니다. 돼지 내에서 계파가 나뉘고,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모함을 하고 누명을 씌우며, 결국 돼지에 의한 독재가 시작된다~ 라는 내용입니다.
돼지는 주도권을 잡기 위해, 군주론에 쓰인 것처럼 행동합니다. 외부의 적을 이용하여 내부를 단결시키고, 자기가 하기 껄끄러운 일은 부하들은 시킵니다. 사실 군주론을 저는 읽은 적은 없습니다. 유투브에서 짧게 요약해준 영상을 본게 전부인데, 그 행동들이 동물농장에 나오니 머리속에 그 영상의 내용들이 스쳐지나가더라구요. 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
당시의 소비에트를 비판한 소설이지만, 저는 사실 러시아 혁명 당시의 진행상황에 대해서 자세히는 모릅니다. 레닌이 왕정을 무너뜨리는 혁명을 일으킨 이후 스탈린이 2대 서기장을 하고 그 다음이 2차대전. 스탈린은 사람을 많이 죽임. 맨 마지막 서기장이 고르바초프 정도의 간략한 역사만 알고있고, 트로츠키라는 인물이 멕시코에서 암살을 당했다는건 책을 읽고 '트로츠키가 누구야?' 라고 생각해서 검색을 해보고 난 뒤에야 알게되었습니다. 배경지식이 많이 부족합니다. 죄송합니다.
나폴레옹이라는 이름의 돼지가 나올 때에는, 프랑스의 그 인물 나폴레옹을 비유하는건가? 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해설집을 읽어보니 그건 아니더라구요.
하지만 소비에트 관련 배경지식이 있냐없냐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국가이든 흥망성쇠의 과정에서 독재자든 장군이든 수많은 인물들을 동물농장의 세계관에 대입하면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소비에트가 아니라 자유경제 진영이라도 부패한 정치가는 있기 마련이고, 사람 사는것은 비슷하기때문에 말이에요. 그리고 더 재밌는건 1940년에 50년 뒤의 동구권의 붕괴를 예측했다는 점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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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이라는 책의 제목처럼 수많은 동물들이 나옵니다. 말 돼지 뻐꾸기 오리 등등이 있는데, 저는 동물농장 중에서는 고양이처럼 살았습니다. 고등학생 시절에 교내 청소를 하라고 하면, 한 20분정도 산책이나 하다가 교실로 돌아왔던 기억이 있거든요. 어느 날은 친구들이 저보고 '야 너도 청소해' 라고 화내거나 했던 적이 있지만, 사실 저같이 매일 청소안하고 바깥으로 나돌아다니는 아이에게 그런 말을 하는 아이는 소수였고, 매번 그 친구들이 청소를 더 많이 하는 식으로 진행되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일 안타까운 친구는 복서 였는데요. 힘이 정말 강한 말 입니다. 그는 항상 '내가 더 노력해야지!' 라는 마인드로 자기 자신을 밀어붙입니다. 일이 바쁘면 평소보다 30분씩 일찍 일어나서 남들보다 먼저 일을 시작할 정도로 성실합니다.
저는 복서를 보며 공장에 들어간 소년공이 떠올랐습니다. 어린 나이에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공장에 들어가고, 단순노동을 반복하다가 손가락이 잘리고 산업 재해 보상은 커녕, 내쫓긴채 뒷구석 노친네로 생을 마감하는 장면이 머리에서 그려졌습니다. 복서가 일을 더 열심히 하면 할수록, 부유해지는 것이 아니고 그냥 일을 많이 하는 동물이 될 뿐이니까요. 약간은 바보같으면서도 안타까운 감정이 듭니다.
양은 생각없이 선동당한 채 몰려다니는 수많은 군중들을 비유하는 것 같습니다. 네 발은 좋고 두 발은 나쁘다! 를 외치다가, 어느 날 시간을 잠깐 가지더니 네 발은 좋고 두 발은 더 좋다! 를 외치며 나머지 동물들의 입을 막아버리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당나귀 벤저민은 되게 과묵한 옆집 삼촌같은 느낌입니다. 우화로 빗대어서 설명했지만, 벤저민은 저한테 '대통령이 바뀌어도 세상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 스스로를 가꾸고 더 배우도록 해라' 라는 말을 하는 것 같습니다. 복서의 마지막 모습을 보고 평소와는 다르게 목이 터져라 외치지만, 멍청한 동물들은 잘 가 복서! 라고 외치고, 벤저민은 다시 입을 다물 뿐입니다. 마지막이 되어서야 클로버의 부탁에 과묵함을 깨고, '그 대사' 를 읽어줍니다. 클로버는 이해를 했을까요? 사실 이해를 하든 안하든 상관없습니다. 벤저민은 그 이후에 더 과묵해졌을것 같습니다.
스퀼러는 대중을 선동하는 자입니다. 저는 나치의 괴벨스가 떠올랐네요. 동물들이 항의를 하려고 하면, '그것이 확실합니까? 기록이 남아있습니까?' 라고 반박을 하고, 글을 잘 모르는 동물들은 이내 입을 다물고 맙니다. 동물들의 7계에 관하여 말장난을 하거나, 페인트로 바꾸려는 모습도 관찰됩니다. 그는 매번 '생산량이 늘어나고 있으니 앞으로도 열심히 일을 해라' 라는 말로 마무리를 합니다.
제일 신비스러운 인물은 까마귀 몰지스인데요. 그는 하늘 높이 날아가면 설탕이 열리는 나무가 있는 꿈의 나라가 있다고 말을 합니다. 허황된 희망을 주는 존재일까요? 돼지들은 그를 혼내기는 커녕, 맛있는 식사와 맥주까지 대접합니다. 이 인물이 의미하는 바를 잘 모르겠네요 하하^^;; 해설집에는 종교 관련 인물로 적혀있던데, 저는 종교에는 정말 관심이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몰리라는 친구가 개인적으로 제일 호감이었습니다. 몰리는 암컷 말 입니다. 설탕을 질겅질겅 씹으며 등장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데요. 자기 자신을 가꾸는것 이외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고, 자신의 이름에 들어가는 알파벳을 배우는것 이외에는 학문에도 관심이 없습니다.
저는 몰리라는 캐릭터에서 약 20년 전쯤에 유행했던 단어인 '된장녀' 가 떠올랐는데요. 된장녀는 허영심넘치는 행동을 하며 내면은 가꾸지 않고 외면만 가꾸던 당시의 여성들을 비하하던 단어입니다. 밥보단 비싼 스타벅스 커피를 먹는다는 이유로 비판의 대상이 되었었습니다. 허나 시간이 지나고 보면 그런 삶의 선택이 왜 욕먹어야했는지 의문이 듭니다. 타인의 삶을 쉽게 조롱했던 저 자신이 '밥은 옳고 커피는 나쁘다를 외치던 썩은 양대가리 된장남' 인지도 모릅니다.
저는 학생시절 몰리처럼 외면만 가꾸는 양아치도 아니었고, 공부를 열심히 하지도 않았습니다. 어중간한 놈이었습니다. 게임 조금 좋아하고, 여자 아이돌 얘기나 하며 실없는 농담하기 좋아하는 평범한 학생1 이었습니다. 그렇기때문에 저는 더더욱 몰리같은 '된장녀' 스러운 캐릭터에 환호했던건지도 모르겠네요. 적어도 몰리는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고 있고, 남들이 뭐라고 하던지간에 농장을 자기 발로 뛰쳐나갔고, 인간이 주는 맛있는 설탕으로 행복하게 사는게 뻐꾸기들에 의해 알려졌으니까요. 저는 정말 몰리가 행복한 말 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처럼 이도저도 아닌채 남들이 학교 가라니까 가고, 공부 하라니까 했던 놈이 아니고 스스로의 길을 간 게 부럽습니다. 뭐 물론 몰리도 몰리 나름의 고민이 있을테지만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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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어딘가에서 아나키스트들의 문제점은, 무언가를 파괴한 뒤에 무엇을 할 지 계획이 없다는 것에 있다 라는 말이 있는데, 동물농장의 세계관에 딱 맞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프랑스 시민혁명도 왕과 왕비를 끌어낸 뒤 목을 치고, 새로운 공포정치가 시작되었죠. 현실이 불만족스러운 사람들이 종종 하는 말인 '인생 망했는데 전쟁나서 리셋했으면 좋겠다' 에 해당하는 세계관이 동물농장의 세계관 아닐까요?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고 강제노동만이 있을 뿐입니다.
책에서 정말 피식피식거리며 봤던 두 장면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책을 읽은 돼지가 인간들의 공격을 막아냈다는 장면이었습니다.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하는거지? 라는 느낌을 받았네요. 카이사르 형님은 인정이죠.
두 번째는 '새로운 돼지들이 태어났다. 숫돼지는 1마리를 빼고 모두 거세를 했기 때문에 누구의 자식인지는 확실했다' 라는 대목이었습니다. 누가 거세를 했는지 말하지 않아도 '아 그놈이군' 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알 수 있어서 재밌었습니다. 김씨 일가의 기쁨조도 연상되네요.
엔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겠습니다만, 동물들이 인간을 무서워해야할지 돼지를 무서워해야할지 모르겠다 라는 말이 뇌리에 남아있습니다. 두 발로 일어서는 것은 돼지의 주체적인 행동이었던것에 비해, 무엇이 두려운지 잘 모르는 것은 소시민이던 일반 동물들의 두려움이 느껴졌달까요? 그리고 마지막 엔딩장면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왔다갔다하며 포커 카드가 날라다니는 장면이 머릿속에서 애니메이션처럼 만들어졌습니다.
어릴 때, 탐관오리들이 나오는 동화책을 보면서 '왜 청렴하게 사는것이 힘들지? 그냥 평범하게 살면 되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어느덧 나이가 들어보니 자연스레 그게 쉽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만약 조선말기에 태어났으면 돈받고 매관매직을 하거나, 친일파 앞잡이 노릇을 했을 것 같습니다.
어릴 때 분명히 중요하게 생각했던 무언가를 기억하거나, 기억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분명히 어릴때 저는 '정의' 라거나 '이상' 같은 단어를 분명 기억하거나, 기억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되돌아보면 지금의 저는 아무것도 기억하고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스스로 썩어버린채 처형을 기다리는건지 일을 하는건지 알 수 없는 동물이 되어버린것 같습니다. 분명 저는 '정의'를 알고있었고 기억하고 있었던것 같은데 말이에요. 저는 지금 제 인생이 매너농장인지 동물농장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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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고나니 입문용 goat 라는 말이 괜히 듣는게 아니구나 싶네요. 책을 난이도로 1점에서 10점으로 비유하자면, 이방인이 4~5점, 데미안이 8점, 프란츠 카프카 단편집이 10점정도인데 이 책은 1~2점 정도를 줘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매우 직관적이라 쉽게 읽히네요. 하지만 쉽게 읽힌다고 하여 생각할 거리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생각이 나는 대로 와다다다 적은 뒤, 문단을 적당히 수정한거라 글 문단이 어색한 부분이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ㅠ_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dc official App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