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보르헤스는 카프카 소설의 특징으로 종속과 무한을 든다. ( 보르헤스, 또 다른 심문들 496p)
그 말대로 카프카의 주인공은 무언가에 종속되어있다. 완전히 자유가 결여되어 있다. K는 그 자신의 고유한 이름마저 존재하지 않으며 ( 감시인은 빌렘과 프란츠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끊임없이 타인에게 예속되어 있는데, 마치 도스토옙스키의 지하생활자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지하생활자 또한 이름이 명시되지 않으며, 지독한 모욕감과 수치심을 느끼면서도 상대의 곁을 떠나지 않고 배회한다.
K 또한 마찬가지다. 그는 첫 심리에서 굴욕을 당하고 법정의 모든 요식행위에 무의미를 느끼면서도 스스로 찾아가려고 한다.
2. 브레히트는 독자가 인물에게 감정적 동일시를 하게하는 대신에 , 그 인물의 행동을 이성적으로 바라보고, 그 행동을 주조한 사회적 구조를 파악하게 하기 위해 소격효과를 쓴다. 어쩌면 카프카가 훌륭한 예시가 아닐까.
소송의 각 장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고 한 이야기에 몰입하려는 찰나에 전환된다. 여기서 브레히트의 희곡의 특성과 일맥상통한다. 독자는 이러한 전환을 통해, 감정에 이입하려다가도 멈추게 되고, 사건을 이성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3.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에서 핍이 느끼는 불안은 아직 익숙한 세상이 없는 어린아이의 불안이다. 소송에서 k가 느끼는 불안은 익숙한 세상에게 배신당하는 데서 기인한다. 그러나 둘 다 무지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같다. 우리는 알 수 없는 것에 대해 두려워한다.
4. 오르한 파묵은 그의 에세이에서 위대한 소설의 특징은 "우리가 이미 그걸 알고 있지만, 그것이 소설로 형상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인정하지 않았던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다. (오르한 파묵, 다른 색들 210p)
소설은 경험의 산문이다. 그것은 우리의 경헙으로부터 나오고 우리의 경험으로 다시 스며든다.
고전 작가들은 우리의 경험에서 낭만적 거짓을 지우고 소설적 진실을 폭로한다. (프루스트의 스노비즘,스탕달의 허영심)
카프카도 마찬가지다. 그는 관료사회에 만연하는 주체성의 부재를 표현한다. 카프카의 K는 카뮈의 뫼르소가 아니다. 그는 세상으로부터 이방인이 아니며, 오히려 완전히 종속되어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K는 오히려 카뮈의 끌라망스와 닮았다.)
그런 의미에서 부조리로부터 끊임없이 저항하는 K의 부질없는 몸부림은, 모두 인간적 태도이자 소설적 진실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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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르소는 자기 주체 그 자체인 놈이지 사회의 원칙이나 관습 따위 개먹어라인데 k와의 비교 좋네
전락의 끌라망스랑 더 닮은 듯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