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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끼의 5대 비극중 하나이자 제일 유명한 작품인 죄와 벌을 이제서야 읽게되었다. 대부분 죄와 벌로 입문을 많이 한다고 알고 있었으나 나는 도끼 작품 입문이자, 러시아 문학 입문을 카라마조프로 했던지라 그걸 완독했을 때 재미는 물론이고 많은 사색을 할 수 있었던 감사한 책이었기에 죄와 벌 또한 내게 좋은 감상을 안겨주리라 생각하고 책을 펼쳤다.
사실 죄와 벌 자체는 이름을 익히 들어서 독서를 시작하기 전 부터 알고있었다 심지어 나는 이미 만갤에서 추천한 망가타로의 죄와 벌 만화를 이미 봤던지라 내용 자체는 일부 파악하고 있었다.
ㄴ표지부터 심상치 않다.
(초반하고 등장인물만 조금 비슷하지 그 뒤 내용은 전혀 다르더라 그리고 읽을 때 이딴 애@미 뒤진 만화인줄 몰랐음)
어찌보면 이제서야 읽는게 더 이상?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만 죄와 벌(만화아님) 자체는 꽤나 재미있었으며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긴장감. 나는 하등 독자인데 내가 진짜 로쟈처럼 노파를 죽인거 마냥 답답한 가슴 등이 이 책을 읽을 때 가장 많이 남던 감정들이다.
로쟈가 노파를 죽이고 계속해서 닥쳐오는 예상치 못한 상황들 속에서 마치 필연인듯 벌어지는 구사일생의 순간들이 긴장이 타다못해 애간장이 탔으며, 노파의 집에서 리쟈베타를 마주치고 나서 어떻게 해결하나 궁금증을 잠시 가졌으나 바로 도끼로 대가리를 찍은게 상당히 결단력이 빠르고 진짜 비범한 인물이구나하며 생각이 들었다. 로쟈가 무사히 집으로 귀환했을 때 알게모를 희열감 또한 느낄 수 있었다. 그 후로 자책감에 자신을 파멸로 몰아 넣는 모습이 사실 난 이해가 안되었다. 그렇게 빠르게 죽이고 도끼까지 원상복구해서 계획적으로 갖다 놓은 그였는데 애써 가져온 돈도 증거 인멸이랍시고 묻어놓는 모습이 근본적으로 왜 살인을 하면서까지 얻은 것이 무엇인가?하는 의문에 휩싸이게 만들었다.
열병으로 미치광이가 되어 마구 싸돌아다니며 마치 자기를 잡아가 달라는 듯이 말하는 당당함이 오히려 사람들을 압도 시킨 점이 상당히 어처구니가 없었으나 라스콜니코프가 뽀르피리의 추궁에 화냈던 모습을 보니 도대체 그의 심정은 무엇을 원하는 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때 로쟈의 논문이 카라마조프에서의 대심문관처럼 기억에 남는 부분이었다.
세상 사람들을 특별한 사람과 특별하지 않은 사람으로 나누고 특별한 사람은 인류를 위한 무언가을 위해 벌어지는 범죄에 대해 눈 감아주어야 한다는 식의 내용으로 기억한다만 이 사상은 사회주의 체제를 지지하는 의견이 아닌가? 실제로 도끼가 사회주의 활동을 하다 사형선고를 받을 뻔했다는 이야기도 설명이 나와 어느정도 확신하게 되었다. 또한 레베쟈뜨니코프가 루쥔에게 설명하던 사회주의 낙원 이론도 나온 것을 미루어보아 후에 러시아가 어떻게 변했는지 이미 알고있는 나로썬 이때부터 상당한 이데올로기 변화의 조짐이 보였다고 판단할 수 있었다.
난 이 작품에서 제일 놀라웠던건 복선 회수였었다. 사람의 심리를 파고드는 듯한 묘사는 말할 것도 없으며, 매력적인 등장인물 료쟈 바라기 라주미힌도 좋았다만 처음에 주점에서 우연히 만났던 마르멜라도프와의 인연이 작품이 끝날 때까지 영향을 미칠진 예상 못했다. 마르멜라도프 -> 까쩨리나 -> 소냐(열린책들 된소리 버전으로 읽어서 된소리 발음 밖에 모르겠음)로 계속해서 이어지는 인물관계가 인상깊었으며 후에 까제리나가 임종 직전에 ‘여윈 말을 너무 부려 먹었구나!’라는 문장에서 1권 초반에 라스콜리니코프가 꾸었던 악몽에서 나온 늙은 말이 생각났다. 그리고 로쟈가 소냐에게 십자가를 받으며 ‘나도 이와 비슷한 두 개의 십자가, 그러니까 은으로 된 십자가와 성상이 붙은 것을 알아. 난 그때 그것들을 노파의 가슴에 던져 버렸지.’라고 말했던 부분 또한 1권 초반에 노파를 죽인 후 했던 행동임을 생각하면 이러한 사소한 것을 신경써서 마지막에 상기시켜 주는 부분이 상당히 감탄스럽고 놀라웠다고 표현하고 싶다.
죄와 벌을 보기 전 톨스토이의 안나카레니나를 읽고 난 뒤에 바로 읽기 시작했던지라 귀족답게 화려하게 살았건 안나, 레빈 등을 뒤로하고 처음부터 돈이 없어 학교를 못다니는 가난한 대학생이 돈 때문에 살인을 벌인다는 전개는 상당히 충격적으로 다가왔었다. 둘다 같은 페테르부르크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인데 어찌 이리 빈부격차가 극심히 날 수 있는 건가? 실제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의 삶을 생각하면 이해가 가는 부분이지만…
그 덕분에 로쟈의 극심한 빈곤을 이해할 수 있었고 나 또한 가난한 대학생이기 때문에 이입을 할 수 있어 이득이지 않았나 싶다.
끝으로 내가 책보면서 여러번 폭소를 터트렸던 책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로쟈와 라주미힌의 대화처럼 도끼 특유의 인물들의 과장된 말투와 행동이 우스꽝스러웠으며, 특히 진지한 말에 대놓고 비꼬는 말투 또한 상당히 재미졌다. 분명 내용은 폭력적이고 파격적인데다 한치 앞의 희망도 없는 내용이었건만 그래서 그런가 자그마한 개그가 한줌의 빛처럼 다가왔던게 아닌가 싶다.
독파하고나니 이 책을 도스토옙스키 입문작으로 뽑는지 이해를 할 수 있었다. 나도 이 책으로 입문했으면 카라마조프 볼 때 조빠지게 힘들었던 인물 이름 외우기와 러시아 문학 탐방을 더 열심히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면서, 문득 도끼가 살아서 카라마조프를 끝까지 연재했다면 얼마나 더한 걸작이 나올 수 있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독서였다. 그리고 념글에 열린책들 대표가 도끼땜에 출판사를 차린 걸 보니 그의 영향력은 가히 대단하다고 생각든다.
P.s 도끼는 신이다.
도스토예프스키는 확실히 선구자적인 면모가있음.
개추
나도 책 볼때 엄청 웃으면서 봄 개꿀잼
라주미힌 같은 친구 있으면 심심하지 않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