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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fato profugus를 ‘도망쳐 운명을 좇아’로 옮긴 이유를 모르겠다고 지적하는 부분임. 이 내용만 보면 고전학자 입장에서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초보적인 오역이거나, 아니면 의역이 심해서 원문의 의미와는 꽤나 달라진 것처럼 느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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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번역자는 이 구절에 곧바로 주석을 달아서, 자신이 왜 이렇게 번역했는지를 밝히고 있음. 이 구절은 <운명으로부터 도망쳐>라고도 옮길 수 있지만, 리비우스의 <로마사>의 한 대목을 고려하여 fato를 도구 내지 양태의 탈격으로 보아 <운명에 이끌려>에 가깝게 번역했다는 것임. 그리고 자신의 해석의 전거로 Conington의 영역본을 인용하고 있음.


물론 이러한 해석이나 번역도 이준석 교수의 입장에서는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음. 다만 그렇다면 이러한 주석의 내용을 언급한 뒤에, 그런 해석이 어떤 면에서 부적절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더 나은 번역은 무엇인지를 언급해주는 게 좋지 않았을까. 


나 같이 라틴어를 잘 모르는 일반인 입장에서는 대뜸 전문가가 ’해롭고‘ ’고전번역계 일반에 대한 불신을 야기하는‘ 번역이라고 말하면 해당 번역본에 대한 선입견만 심해질 수 있음. 그보다는 해당 구절의 번역이 왜 불만족스러운지, 어떻게 번역하는 편이 더 나은지를 전문가 입장에서 설명해주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