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 고백록을 읽고 느끼는 바임
결국 인간이 근원적인 문제 앞에서 문제를 외면하지않고 마주한다면 3가지 선택지를 강요받게 됨
하나는 근원적인 문제에 대해 '모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고 이는 무교인의 길임
다른 하나는 종교를 믿기로 '선택'하는 것임 종교는 이성적이지 않기 때문에 감정에 근거한 선택만이 종교인의 길이 됨
마지막은 자살임 그러나 강제로 부여된 생존본능으로 인해 이 선택지는 극도로 택하기 어렵기 때문에 논할 가치가 크지않음
톨스토이는 근원적인 문제를 모른다고 받아들이는게 불가능했고 자살도 원치않았기에 남은 선택지는 하나 뿐이었던 것임
톨스토이는 진정한 의미에서 종교인이 되었고 그의 작품세계 또한 종교인의로서의 목적에 지배당하게 됨
톨스토이의 후기작들은 교화라는 목적을 위한 문학이 되었음
반면 이전의 작품들은 그 스스로 부정하고 평가절하함
그러나 나는 그 자신의 평가와 반대의 평가를 내리게 됨
톨스토이가 말년에 지세상속 진지충된건 사실이지만 종교와 이성이 별개라는건 현대가 만든 착각에 사는거
무교만이 정답이고 종교를 택하였기에 오답이였다는 논리전개부터 전혀 이성적인 사고방식은 아닌데
정답? 오답? 감정에 근거한 선택이 오답이라는건 너의 편견이야 일단 고백록에서의 톨스토이는 이성으로는 답을 찾을수 없어 종교에 귀의했다고 말하고있다
나름 세기의 역대급 대문호가 그렇게 얄팍할 리가
글쎄.. 얄팍하다고 말하고싶지는 않아 그러나 고백록에서의 톨스토이의 사상은 평이한게 사실이야
사실이라고? 일단 의견과 사실을 좀 더 확인해보고 와도 될듯
소설 쓰면서 문,해력이 정점에 달하니까 성경 해석하고 종교인 된거임
철학자 이정우도 비슷한 소리를 하긴 했음. "톨스토이의 생각은 지극히 신학적이다. 수동적, 자연적으로 살라, 즉 섭리에 따라 살라. 하느님이 다 알아서 해주신다! 인간의 능동성을 최소화하고 신의 권능을 최대화하기. 중세 신학에서 보게 되는 상투적인 논리인 것이다...(중략)...중요한 것은 '영웅들'이나 '위인들'이 아니다. 모든 사람들은 각자의 맥락에서 행위하며 그러한 행위들의 총체가 어떤 결과를 빚어낼 뿐이다. 그리고 그 총체를 이끌어가는 것은 신의 섭리이다...(중략)...결국 톨스토이는 인간의 능력과 권력을 평준화한 후 그렇게 삭감된 능력, 권력을 신의 권능으로 환원시키고 있다." 비종교인 입장에서는 되게 짜치는 결론이긴 하지
같은 책에서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얘기하면서 '이반의 생각을 펼치고 있는, 사실상 저자 자신으로서는 비판적으로 보고 있는 대목이 저자 자신의 생각에 가까운 조시마 장로, 알,리샤를 다룬 대목보다 훨씬 흥미진진하고 문학적으로 빼어나다는 얄궂은 사실에 직면하게 된다. 사상의 진부함과 문학적 천재성이 기이하게 엇박자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라는 내용도 있는데 톨스토이한테도 비슷하게 적용될 수 있는 소리 같음. 그럼 왜 그런 얄팍한 사상을 내세우는 작품들이 문학의 만신전에 등극할 수 있느냐... 같은 의문이 들 수 있을 텐데, 그건 작품이 소설적으로 뛰어나기 때문일 거임. 인터넷에서 인상깊게 본 글을 인용하자면
"예술의 가치는 주제가 아니라 주제가 표현하는 방식에 있지요. 개별 작품 역시 마찬가지고요. 정작 대단한 작품 중 주제만 놓고 볼 때 대단할 수 있는 작품은 거의 없습니다. [서구 회의주의 꺼지시고 그리스 정교회 만세]라는 수꼴 마인드에 위대함이 터럭만큼이라도 있나요? 하지만 이 수꼴 마인드가 소설 속에서 소설적으로 정당화되니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 위대한 작품일 수 있는 거죠. 비교적 근작인 미셸 우옐벡의 소립자를 봐도 드러나고요. [발작적인 포스트모던, 더러운 동성애와 페,미니즘 가운데 유럽 정신은 썩었으니 인류는 멸종하고 다른 종에게 지구를 넘겨주는 게 바람직할듯]. 화자가 욕 처먹기 딱 좋은 말이지만 이 발화가 소립자라는 방식으로 완성된다면 이야기는 아주 달라지죠. 아마 우옐벡도 주제 자체에는"
"별 관심이 없었을 거에요. 그 주제가 자신이 바라는대로 형상화될 때 비치는 어떤 심상이나 정서를 원했겠죠. 주제는 이를 위해 이용한 거나 다름없구요. 형식적으로 작품은 주제의 실현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작품을 위해 주제를 갖다쓰는 경우가 대부분일 겁니다. 소설의 결말을 쓰면서 바꾸었다는 작가들이 많은 것도, 작품에 있어 정작 관념적인 주제 자체는 결코 본질이 될 수 없음을 시사한다고 보고요."
확실히 고백론의 톨스토이의 주장은 사상적으로 독창적이지않고 특별히 깊이가 있지도 않음
비슷한 걸 신곡 읽으면서 느꼈지. 구닥다리 중세 신학 세계관인데 인물들이 하나하나 어찌나 매력있고 살아 숨쉬던지 ㄹㅇ 이견이 없는 걸작이었음. 진짜 감탄했었지. 근데 신곡의 신학 세계관은 포장에 불과하고, 실체는 인간의 희로애락애오욕 모든 감정과 고통에 주목한 작품이라 뛰어나다고 생각함. 똘이나 독끼하고는 본질을 어디에 두었는가가 차이점이라고 생각함. 똘이나 독끼는 본질을 인간보다는 자기 사상에 두고 있는데, 이게 신곡보다도 500년 뒤에 집필된 작품들이니 더 짜게 식는 거 같음. 단테가 뛰어나기는 정말 뛰어난 작가임
근원적인 문제에 대해 모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무교인이, 종교는 감정에 근거한 선택만이 종교인의 길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좀 웃기지 않나? 무신론자도 제각각이듯 신앙을 가진 사람들도 제각각임.
"종교는 이성적이지 않기 때문에 감정에 근거한 선택만이 종교인의 길이 됨" 니가 니 프레임에 갇혀 있음. 알빈 플란팅가가 독붕이보다 비이성적일까?
이성적이 높은 수준인 사람이라도 종교를 믿을 때는 감정으로 선택한거다 그렇지않고는 성경같은 것을 믿는것은 불가능하다
톨스토이 후기 작품이 신학에 경도되어 별로다 -> 이건 납득할 수도 있는 결론인데 사고경로는 그냥 딱 20대 초중반이나 할 법한 생각. 이성/감성, 무교/종교가 딱 나뉘어지는게 아님.
딱 나눠지는 것이 아니지만 우리가 글을 쓰고 논할 때는 편의상 나눠서 쓰는거지 감정적이라 함은 100% 순수감정을 말하는게 아니지
똘이형과 체호프가 함께 찍은 사진이 그래서 상당히 묘한 느낌이지. 종교에 귀의하고 만 구세대 끝판왕과, 종교가 지배하던 러시아와는 결별하고 혁명 전야 러시아의 인간들에 천착했던 신세대 끝판왕이 한 자리에 앉아 세대 교체와 시대의 변화를 예고한. 그런데 안타깝게도 두 사람 다 비슷한 시기에 사망했고, 그 뒤 러시아는 혁명이라는 강제 개조 작업에 처하는 신세가 돼 버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