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 성서의 큰 인물들이 호메로스의 주인공들보다 한결 더 충실히 발전되어있고, 그들 자신의 전기적 과거를 더 많이 내포하고 있으며 개인으로서 한결 더 또렷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아킬레스와 오디세우스는 정연한 어휘로 훌륭하게 묘사되어 있으며 형용어구도 달려 있고 그들의 감정은 그들의 말과 행위 속에 늘 드러나 있다. 그러나 그들은 발전하지 않으며 그들의 삶의 이력은 한번 분명하게 진술되면 그 뿐이다. 호메로스의 주인공들은 발전하고있거나 발전하였던 것으로 묘사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의 대부분(네스토르, 아가멤논, 아킬레스)은 처음 등장한 이후 나이의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오랜 시간의 경과와 일어난 많은 사건들이 개인의 발전을 위한 많은 기회를 주었을 터인 오디세우스 조차도 발전의 흔적을 거의 보여주지 않고 있다. 돌아온 오디세우스는 20년 전 이타카를 떠났을 때의 오디세우스와 아주 똑같다. 그러나 자기 아버지를 속여 먹은 야곱과 총애하는 아들이 야수에게 찢기었을 때의 늙은 야곱 사이에는 얼마나 큰 거리와 운명의 변천이 가로놓여 있는 것인가! 그리고 사울의 질투심에 의해서 박해 받던 하프 켜던 다윗과, 잘 알지도 못하는 술람미 여자 아비삭에 의해 몸을 따뜻이 의지한 채 사나운 음모에 둘러싸여 있던 늙은 왕 다윗 사이는 또 어떠한가! 어떻게 해서 현재의 그가 되었는지를 우리가 알고 있는 노인은 젊은이보다도 개인으로서의 성격이 뚜렷하다. 사람들이 개별적 차이를 내면서 충실한 개성이 되는 것은 오로지 파란 많은 생애를 통해서이기 때문이다. 신이 범례로서 선정한 사람들에 의해서 경험된 형성으로 구약 성서가 우리에게 제시하는 것은 이러한 개성의 역사이다. 그들의 발전을 내포하고 있으며 죽음의 단계에 이른 만큼 노쇠하기조차한 이들은 호메로스의 주인공들에겐 전혀 무연한 뚜렷한 개성의 특징을 보여준다. 시간은 호메로스의 주인공들에게 외적으로만 영향을줄 수 있으며 그러한 변화조차도 거의 눈에 띄지 않을 지경이다. 그러나 신의 엄격한 손은 언제나 구약 성서의 인물들을 창조하고 선정했을 뿐만 아니라 계속 그들에 작용을 가하고 구부리며 반죽한다. 그리고 그들의 본질을 파괴함이 없이 그들에게서 그들의 젊음이 예측조차 허용치 않았던 형태를 만들어 낸다.
[일반] 아우어바흐 미메시스 발췌문
시지프신화(roast1479)
2025-05-28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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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메시스 책 좋더라
서술기법에 대해 이렇게까지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ㄹㅇ ㅈ됨
리얼리즘 문학을 기준으로 접근하는 거에 한계는 있지만 통찰력은 인정해야댐
괜히 영문과 필독서가 아니지
감탄스룹다
1번과 2번의 대비 같네. 영웅적 인물과 인간적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