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대는 발을 좀 삐었지만
하이힐의 뒷굽이 비칠하는 순간
그대 순결은
형이 좀 틀어지긴 하였지만
그러나 그래도
그대는 나의 노래 나의 춤이다
2
유월에 실종한 그대
칠월에 산다화가 피고 눈이 내리고
난로 위에서
주전자의 물이 끓고 있다
서촌 마을의 바람밭이 서북쪽 늙은 회나무
맨발로 달려간 그날로부터 그대는
내 발가락의 티눈이다
3
바람이 인다 나뭇잎이 흔들린다
바람은 바다에서 온다
생선 가게의 납새미 도다리도
시원한 눈을 뜬다
그대는 나의 지느러미 나의 바다다
바다에 물구나무 선 아침하늘
아직은 나의 순결이다
- 김춘수, <처용 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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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춘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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