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생각해도 만족스러울 정도로 많이 읽은 한달이면서도, 정작 권수만 많고 구체적으로 세웠던 목표들(《전쟁과 평화》 및 《에티카》 완독, 과학책 많이 읽기)을 이루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 한달이다.
이번 달 처음 읽은 책 중 최고는 《오리엔트 특급 살인》이었다. 아직도 진실이 드러날 때의 소름이 가시질 않는다. 《전쟁과 평화》는 아직 4권까지 다 읽지는 못해서 유보해야 할 것 같다. 물론 3권까지만 쳐도 대단한, 아니 위대한 소설이었다. 푸쉬킨의 시 선집도 기억에 남는다. 불 같은 인생을 살고 불 같은 시를 남긴 시인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랑할 때와 죽을 때》는 몽상적인 감이 있기는 하나 전쟁의 참상을 잘 묘사하고 인간이 추구해야 할 가치를 잘 보여준다. 《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별 기대 없이 읽었는데 의외로 훌륭했다. 사실 노화에 관한 책은 이제 흔해졌는데, 이 책은 간결하면서도 정확한 논증과 더불어 재밌는 사례들을 많이 제시해서 다른 책들에 비해 꽤 큰 이점이 있다.
준수하기는 했으나 내 기대에 비해서는 별로였던 책들도 있다. 《오리지널스》는 뒤로 갈수록 저자가 길을 잃는 느낌이었다. 다양한 얘기를 들려주려다가 너무 번잡해졌달까. 데카르트의 《성찰》은 어려운 저작이라 내 이해가 부족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내 나름대로 이해한 골자가 내 취향과 정반대였다. 《방법서설》까지는 좋았는데... 《월든》은 좋은 내용을 담고 있으나 지루했다.
6월은 시험기간이다. 목표를 잡는 것보다 독서 이력이 끊기지 않게 유지하는 일에 의의를 두려 한다.
엄청 읽으셨네 - dc App
전평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