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마을에는 마지막 집이 서 있습니다. 세상의 마지막 집인 것처럼 외롭게.

작은 마을이 붙잡지 않는 길은 천천히 계속해서 밤 안으로 뻗어 갑니다.
작은 마을은 두 개의 먼 곳 사이의 통과지점일 뿐입니다. 예감과 불안으로 가득한,

오솔길 대신 집들을 스쳐 지나가는 하나의 길.

그리고 마을을 떠난 이들은 오랫동안 방랑할 것입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은 어쩌면 도중에 죽게 될 것입니다.


때로는 누군가가 저녁 식사 때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 가고 또 가고 또 갑니다, 교회가 동쪽 어디엔가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의 아이들은 그가 죽었다고 여기고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자기 집에서 죽은 누군가는 그 안에서 계속 살고, 식탁과 유리장 안에 머뭅니다. 그리하여 아이들은 세상 밖으로 나가 그가 잊었던 그 교회로 돌아갑니다.


─장영태




이 마을에 마지막 집이 서 있다, 세상의 맨 끄트머리 집인 양 쓸쓸하게.

이 작은 마을은 길을 붙잡지 않으며, 길은 느리게 밤을 향해 뻗어 나간다.

이 작은 마을은 두 광대한 세계 사이의 예감과 두려움이 서려 있는 통로이며, 잔교가 아니라 집들을 따라가는 길이다.

이 마을을 떠난 사람들은 오래 헤매다가 어쩌면 대부분은 도중에서 죽음을 맞으리라.


때로 저녁 식사 중에 누군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 한없이 걷고 또 걷고 또 걷습니다. 동쪽 어디엔가 교회 하나 있다 들었기 때문입니다.

자식들은 그가 죽은 것처럼 그를 축복합니다.

그리고 또 누군가는 자기 집에서 죽어서 집에 머물며 식탁과 유리잔에 남아 있습니다. 그러면 자식들이 세상 밖으로 나가 그가 잊었던 그 교회를 향해 가는 것입니다.


─김재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