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학부 1,2학년 때 도스토옙스키 소설 읽으면서 좀 지겨웠고 그 함의를 이해하기가 힘들었음.


그냥 스토리라인만 따라간다는 느낌?으로 읽음


물론 그것도 재미있었지만, 왜 이게 그렇게 명작 추앙을 받는가 이해를 못했는데,


나름대로의 지식이 쌓이고나니까 좀 이해가되었음.


근데 어쩌다가 러시아 여자애랑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러시아 애들은 고등학교때부터 그 두꺼운 책을 전부 읽게 하고(우리처럼 교과서에서 짤막하게 읽지 않음) 문학사적 의의, 기법 등에 대해서 배운다고 하더라고.


게다가 집에서도 부모님들이 책을 많이 읽으니까 러시아 고전들에 대해서 설명도 곁들여주고.


그러니까 자기네들은 길어서 읽는게 귀찮긴 했어도 특별히 어렵다거나 이해가 안 되진 않았대.


내가 한 말이 뻔한 이야기긴 한데, 결국 어느 정도의 조건들만 갖춰지면 우리나라 고전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듦.


왜 로망스 소설(romans)에서 근대 소설(novel)로 넘어가는 것이 영국에서만 먼저 가능했는가?


왜 영국 소설에서는 프랑스나 독일 소설의 야망있는 젊은이들이 등장하지 않는가?


이해조, 이인직, 최찬식의 신소설의 문체와 이광수, 김동인, 염상섭의 문체가 다른걸까? 지식인들의 일본 유학 경험은 소설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 등.


이런 것들부터 배우면 내 생각엔 고등학교 문학시간도 충분히 유익하고 재미있을 것 같은데, 그냥 다짜고짜 복선이니 뭐니 이런것만 외우라고 하니까 재미가 없는 것 같음



그리고 이건 내 개인적인 생각인데,


한국인들은 유독 작품의 등장인물과 작가를 구분못하는 것 같음. 웹툰 복학왕의 인물이 어떤 말을 했다고 해서 작가를 매도한다든가 등등.


그렇게 욕하려면 작품의 작가(author), 내포작가(implied author), 화자(narrator), 주인공(hero)을 철저히 분리한다음에, 화자가 '신뢰할 수 있는 화자'인지, 주인공과 작가를 동일하다고 볼 수 있게 만드는 규약이 존재하는지 등등의 여부를 먼저 따져야함.


내 생각에 고등학교 문학시간에 제일 먼저 가르쳐야 하는게 이러한 작품의 요소들을 구분해낼 수 있는 능력인듯.


위에서 내가 언급한 교육들을 학교에서 배운다면 이런 일도 없지 않을까 싶음.


가끔씩 xx작가 여성혐오 논란 이런 기사 뜰때마다 한심해 죽겠음. 도대체 어떻게 예술작품(가치판단 아님)을 접하길래 저딴 소리를 하나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