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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의 제물-시라이 도모유키
최근 일본 추리소설 씬에서 좀 자주 보이는 이름. 원래는 엘리펀트 헤드를 빌리려다가 없어서 빌렸는데, 전체적인 느낌은 그냥 저냥. 기본적으로 본격 추리인듯 하지만(클로즈드 서클의 존재로 인해) 핵심이 되는 부분은 중간의 시선에 따라 추리가 달라지는 메타-미스터리라고 할 수 있을듯. 다만 이 부분에서 약간 근본적인 문제가 생기는 것은, 책 내내 모든 기적을 마술사의 사기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기적 기반의 추리가 별다른 생명력을 가지지 못한다는 점이 아쉬울듯. 결말 부분은 조금 익숙한 신파극에 가까운 느낌이 되었단 것도 그다지 맘에 드는 부분은 아니었는데, 특정 복선의 경우 너무 특징적이라 기억에 안남을 수가 없었던 것도 미스터리로썬 아쉬울 따름.
작가의 다른 작품을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엘리펀트 헤드는 무슨 19금 딱지가 붙어있는 글이던데, 대체 뭘 하면 이게 달릴지는 의문이긴 합니다. 쓰쿠모주쿠 같은 글도 19금 안달렸던것 같은데.
미시마 유키오의 편지교실-미시마 유키오
미시마가 여성 잡지에 연재한 글들 중 하나인데, 집필 시기가 60년대 후반이라 했을 때 후기 미시마의 글인데도 불구하고 상당히 가벼운 글. 나쓰코의 모험보다도 더 가볍게 느껴져서 정말 쉬이 읽은 글인데, 모든 글이 구어체로 편지가 왔다갔다하는 형식으로 되어있는 글이란 점이 큰 듯. 배경이 60년대의 도쿄인만큼 경제성장기의 일본의 삶을 좀 볼 수 있는 편인데, 중간중간 미시마가 생각하는 결혼에 대한 이미지를 조금 느낄 수도 있지 않을지.
물론 기본적으론 가벼운 연애소설인데, 중간중간 삐딱한 시선이 섞인 가벼운 글에 가까우므로 누구나 쉬이 읽을법한 글이긴 합니다. 다만 이걸 읽고 미시마가 이런 작가다...하고 알기엔 적합하지 않을듯 싶음. 비슷한 시기에 남성 잡지에 연재한 '목숨을 팝니다' 같은 글도 시간이 되면 읽어보지 않을까 하는데, 얘랑 '비틀거리는 여인' 정도만 다 읽으면 국내 번역된 미시마 장편소설도 다 읽는 셈이 되겠군요. 만약 미시마를 가볍게 접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파도소리'가 제일 낫지 않을지.
우주 순양함 무적호-스타니스와프 렘
역시나 솔라리스가 없어서 대신 빌린 스타니스와프 렘의 글. sf란 형식을 빌렸지만 실제로는 미지 탐험 개척자의 자연을 마주치는 것과 비슷한 형식의 글. 미지와 접하고 이에 대응하는 방식은 괜찮았는데, 시대적 배경의 한계인지 어떤 독자에게는 더 나은 기술 발전은 이 미지를 지배할 수 있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상상의 여지를 남길 수도 있을듯 함. 물론 렘이 이 글에 나타낸 것이 바로 그런 기술발전낙관론에 대한 인간의 오만이란 점에서 아이러니긴 할듯 싶지만. 다만 무적호의 기술적 설명 부분은 너무 장황하고 안 익숙한 감이 있는데, sf독자가 아니라 이런 서술에 익숙하지 않은 것도 있을 것이고...이과적 설명이 나오면 일단 뇌가 과부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sf적인 서술이 좀 버거웠던 점을 제외하면 그래도 괜찮게 읽은듯 해서 솔라리스같은 유명작품들이 도서관에 보이면 한두권 더 집을듯 한데...고전 sf부터 차근차근 읽어봐야 하나 고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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