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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제국, 제국의 유산
하버드 중국사 청 - 중국 최후의 제국 (저자 월리엄 T. 로)
하버드 중국사의 청나라 파트를 먼저 집어든 것은 개인적으로 읽은 책 한 권에서 비롯되었다. 그 책은 피터 C. 퍼듀의 <중국의 서진> 이라는 책이었다. 이책은 당시 중국사를 보던 중심적인 관점이었던 두 관점, 곧 서구중심주의와 한족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청나라라는 국가의 근본적인 재규정을 시도한 책이었다. 퍼듀의 따르면 청나라를 근대 서구 제국들의 침략을 받은 피해자가 아닌 동시대의 다른 제국들과 마찬가지로 청나라 역시 제국주의의 흐름의 적극적인 주도자였다고 주장한다. 또한 퍼듀는 중국의 한족중심주의 역사학자들이 말하는 '하나의 중국' 이라는 개념을 비판하며 청나라의 정복으로 인해 사라진 준가르 제국 - 지금은 위구르 자치주로 중국에 통합되었다. - 을 드러냄으로써 '하나의 중국' 이라는 개념에 도전장을 내민다. 퍼듀의 책을 읽음으로써 기존의 청사와는 다른 새로운 '신청사' 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번에 손에 집어든 하버드 중국사 역시 신청사의 관점에서 청나라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본다. 위에서 살짝 언급했듯이 청나라를 인식하는 데는 두 가지 관점이 있엇다. 하나는 서구중심주의적인 관점으로 정체/근대라는 이분법적인 도식을 통해 중국사에서 근대의 시작은 1842년 아편전쟁 이후이며 그 이전까지의 역사는 정체된 봉건 왕조국가였을 따름이라는 관점과, 또 다른 관점은 한족중심주의로 지금까지의 중국사는 '하나의 중국' - 여기서 중심은 대개 한족이기 마련이다. - 으로 통일되어 가는 과정이라고 보는 관점이다. 이 두 관점에서 청나라는 서구중심주의적인 관점에서 다른 서구 제국들과 달리 근대화를 이루지 못한 정체된 봉건국가이며, 한족중심주의적인 관점에서 한족 문화에 동화된 만주족을 통해 진정한 중국통일을 이루게 되었다고 청나라를 인식했다. 하지만 7,80 년대 부터 밝혀진 새로운 사실들을 통해 두 가지 지배적인 관점에서 벗어난 새롭게 청나라를 바라보는 '신청사' 흐름이 일어난다.
새롭게 밝혀진 연구들을 통해 나타난 세 가지 주요 변혁은 다음과 같다. 먼저 사회사적인 변혁으로서 청나라의 사회문화적인 구조를 분석함으로써 청나라가 이전 왕조들과 다른 점이 무엇인지, 더 나아가 근대의 맹아를 지니고 있었다고까지 말할 수 있다. 두 번쨰 변혁은 내륙 아시아로의 전환의 변혁으로 기존에 구분되었던 인종, 민족 개념의 탈개념화/재개념화를 주장하며 청나라를 이전 왕조들과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중화제국이 아닌 다양한 민족이 공존하던 다민족, 다문화 제국으로 본다. 두 번째 변혁에 이어 세 번째 변혁은 유라시아로의 변혁으로서 청나라의 대외 정복사를 살펴봄으로써 청나라가 청말 서구 열강들의 일방적인 피해자가 아니라 그 이전부터 제국주의의 적극적인 주도자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새롭게 쓴 청사는 오늘날 중국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역시 새롭게 해줄 것 같다. 당장 현 중국의 상당한 영토는 청나라로부터 거의 그대로 물려받은 것이다. 중국의 급부상은 갑작스럽게 이루어진 게 아니라 청나라보루터 물려받은 역동적인 유산들 덕택이란 사실을 깨닫게 된다.
p.s. 나중에 때가 되면 피터 C. 퍼듀의 <중국의 서진> 이라는 책도 제대로 다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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