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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1달에 책 1권 읽기를 하고있는 독서 뉴비입니다. 약 1달 전쯤, 신세계 상품권 1만원짜리가 생겼고, 교보문고에 가서 무엇을 살까 고민하다가 달과 6펜스라는 책 서론을 읽어보니, 어디론가 떠나는 소설이라 그냥 사서 읽었습니다.
평소에 버스를 타는 행위조차 지루해하는 저인지라, 최근에는 매번 집근처 걸어서 30분거리 이상으로는 잘 안나갔거든요. 저도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매번 비슷한 장소를 거닐다보니, 인간은 비슷한걸 계속 할 때 행복할까? 새로운 것을 발견할 때 행복할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새로운 것을 찾아 나아가는것이 좀 더 재미있는 인생이라는 사실을 자각하기도 했었습니다.(물론 제가 최근에 비슷한 일만 반복해서 그렇게 느낀걸지도 모릅니다)
작가와 책에 대한 배경지식은 아예 없었습니다. 서머싯 몸의 면도날 이라는 책을 알고있었습니다만, 민음사 문학집에서 자리를 차지하고있길래, '음... 면도날... 적당히 두꺼운 책에 제목도 느낌있군...' 정도의 인상만 있었습니다. 미술에 대한 배경지식은 더더욱 없어서, 고갱의 대표그림조차 모릅니다. 책을 다 읽고 나무위키 검색해본게 전부입니다. 구글에 폴 고갱을 검색해봐서 그림을 몇 점 보았는데, '아 이거 그린 사람이구나' 싶은 느낌 이외에 별다른 감상은 없었습니다. 아, 책을 읽다가 중간에 동네 도서관 행사같은걸 갔는데 이 책이 중학생 추천 도서목록에 있더라구요. 평생 책을 안읽다가 아저씨가 되어서 중학생 추천도서를 읽으니 기분이 좀 이상하긴 했습니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스트릭랜드 라는 40세정도의 평범한 가장이 어느날 화가가 되겠다는 일념하에 먼 길을 떠나고, 주인공은 그 사람의 소식을 들으러 가는 이야기입니다. 가족과의 화목, 사회의 지위 등 세속적인 행복을 전부 던져버리고 그는 자신이 행하고자 하는 바를 찾아 떠납니다. 그의 부인은, 단순히 여자와 바람이 나서 파리로 도망갔을거라고 하지만, 정작 그는 가난하게 하루하루 벌어먹던 처지였습니다.
그를 도와주던 네덜란드 출신의 화가가 있습니다만, 그는 그가 가고자하는 예술의 길 이외에 큰 관심이 없습니다. 아플 때 치료를 해주고 식사와 숙소까지 해결해주지만, 그는 네덜란드 출신의 화가에게 감사를 느끼기는 커녕, 떠날때 그의 아내까지 NTR 합니다. 문학에서 대놓고 NTR하는건 처음 봐서 신기했네요.(사실 매우 많을 것 같긴한데 제가 책을 많이 안읽어서 처음보는것 같기는 합니다) 저는 찌질하게 아내가 바람나고 주인공에게 도움을 청하는 네덜란드 작가가 공감갔습니다. 현실에서의 저는 찌질한 남자라서요.
그는 이리저리 떠돌다가 태평양 타히티 라는 섬에서 자리를 잡습니다. 현지의 15세정도의 소녀와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룹니다. 이 때 떼를 쓰는 소녀부인에게 처음으로 스트릭랜드가 져주는 장면이 나옵니다. 나이가 들어서 유해진건지, 정말로 사랑에 다다른건지, 아니면 일종의 열반에 닿은 뒤, 약간 변한건지? 저는 알기 힘드네요 ^^;;
작품 막바지에 집 전체에 그림을 그리고 불태우는 행위는 설명하기 힘든 약간의 쾌락적인 무언가가 느껴집니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은 채, 무언가를 이루기위해 떠난 뒤 결국 이루었잖습니까. 수석 의대생이었지만 어디론가 갑자기 떠나버린 또다른 인물 생각도 납니다. 비슷한 결의 무엇인가를 이루어냈다는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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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사실 아무것도 생각하기 싫어서 학교를 그만둔 적이 있습니다. 학교에 적응을 못했었고, 성적은 매우 안좋았으며, 교우관계는 말 할 것도 없습니다. 물에 빠졌으면 수영을 잘하고 못하는건 상관없이 일단 헤엄을 치라는 것처럼, 저는 학교를 그만둔 뒤 무엇을 할 지는 깊이 생각하지 않은 채, 일단 학교를 떠났었습니다. 남들과 다른 길을 가는 행위는 '나는 남들과는 달라!' 라는 스스로의 정신적인 위로일수도 있고, 그냥 '낙제생' 이라는 타이틀이 달린 밑바닥 인간일 수도 있습니다. 저는 스트릭랜드와는 달리 특별하게 이루어낸 것이 없습니다. 진짜 미치광이는 저 자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에 마지막에서 가정을 버리고 도망간 스트릭랜드를 저주하던 그의 부인은, 유명 작가의 부인이었다는것을 매우 만족스럽게 인터뷰합니다. 그를 원망하던 과거와는 대조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엔딩은 되게 아무것도 아닌 느낌으로 끝납니다. 생전의 부인과 인터뷰를 하며 그림을 쳐다보며 마무리됩니다. 그 사람이 죽었지만, 그의 부인은 살아있고, 다시 다음 날의 태양은 뜨고, 다음 날의 달도 뜨겠죠.
저도 만약 제 인생에 인터뷰를 한다면 '그 때는 힘들긴 했었지' 라는 인터뷰를 하며 결국에는 해피엔딩으로 가는 인생을 꿈꿉니다. 현실은 시궁창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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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책이 약 300페이지가량 되는데, 50챕터 정도로 이루어져있어 끊어읽기가 매우 편합니다. 왜 뉴비들한테 추천해주는지는 알 것 같습니다. 허나, 예술가의 광기를 묘사한 많은 작품들을 이것저것 봐서인지 엄청나게 재밌다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저번 달에 본 책이 조지오웰 동물농장인데, 동물농장이 더 어린 사람들이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더 다가오는 바가 많았습니다.
작가가 글을 쓰는 방식자체가 매우 친서민적이다? 라는 느낌을 받기는 했습니다. 저는 책을 읽다가 잘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무조건 휴대폰으로 검색해보는데, 달과 6펜스는 그럴 일이 자주 없었고, 문체 자체가 읽기 매우 편했습니다. 나쁘다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저는 좋은 글은 쉽게 읽히는 글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특이했던 점은, 작품 내에서 가짜 주석달기를 합니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작가를 진짜 작가인것 마냥 주석을 달아 설명해놓았던 점인데요. 묘하게 불편하고 은근 신경쓰여 책을 읽는 내내 간지러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소설 자체가 가짜인데 왜 가짜안에 가짜가 들어있다고 그렇게 불편했던건지는 모르겠습니다.
또 다른 특이했던 점은, 어딘가로 떠나는 예술가의 이야기라고 하길래 당연히 주인공이 어디론가 떠나는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주인공은 철저히 외부인이고 멀리 떠난 이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방식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저는 왜 당연히 주인공이 멀리 떠날거라고 생각했던 걸까요? 이유를 잘 모르겠네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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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낀 점을 짤막하게 메모해뒀다가 문단별로 글을 이어붙인거라 글이 어색할 수도 있습니다.
다읽고 생각난건데, 40에 꿈을 찾다니, 진짜 영포티다 싶네요
다음 달에는 1984나 돈키호테를 읽고싶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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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 ㄱㄱ
뉴비가 읽기에 큰 어려움없삼요?? - dc App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