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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공생가설을 읽고 우리의 인격이 천부적인 것이 아니라 어떤 외부의 존재에 의해 "주입"된다는 김초엽 작가의 관점이 흥미로웠음.
그리고 배진수 작가의 금요일 에피소드 중 "알파"가 떠오르더라.
(알파에서는 우리 인류의 의지와 상관없이 원숭이에서 인간으로 진화했다는 신선한 시각을 보여줌.)
두 작품 모두 인류의 진화(혹은 인간성)가 우주에서 왔다는 발상은 동일하지만,
접근 방식에는 남녀의 차이인지 작가의 차이인지 뚜렷한 대조를 보였는데,
알파는 냉소적이고 차가운 시선으로 인류의 진화 과정을 조명하며 그 끝에 남겨진 허무함을 강조하는 반면,
공생가설은 그 허무의 자리에 애틋함과 연민, 그리고 소통의 가능성을 남김.
또한 알파는 "우리는 결국 누군가의 도구일 뿐"이라며 인간 존재의 가치를 비관하지만,
공생가설은 "비록 우리의 인격이 주입된 것이라 해도, 그 과정에서 피어난 사랑과 예술은 진짜"라고 말함.
특히 류드밀라의 작품이 사랑받는 이유가 "우리 안에도 그들이 머물렀던 흔적이 남아있기 때문"이라는 부분이 나는 굉장히 인상적이었음.
인격의 기원이 외부에 있어도 그것이 만들어낸 감정과 유대는 가짜가 아니라는 메시지가 김초엽스럽기도 하고..
결국 두 작품은 같은 전제에서 출발하지만 정반대의 결론에 도달했다고 생각함.
알파가 인간 존재의 무의미함을 강조한다면, 공생가설은 그 무의미함 속에서도 피어날 수 있는 의미를 찾음.
어떤 관점을 택하느냐에 따라 절망도, 희망도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점에서 두 작품이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