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가 "멱"에 대한 어원이 소개됐는데 좀 이상한거임.
참고로 수학에서의 거듭제곱은 영어로 Power 임.
증가하는 속도가 무시무시하게 강력한 힘처럼 느껴져서 Power.
우리가 보통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표현을 쓸 때의 기하급수가 거듭제곱임.
수학에서 "멱"은 "덮을 멱"이라는 희귀한 한자를 쓰고 그걸 보통은 거듭제곱이라는 의미로 해석하는데 정확한 어원이 기록된 자료는 찾기 힘듬.
그냥 관례적으로 그렇게 쓰이는거임.
그런데 저 책에서 "덮을 멱"이 몽골 이동식 가옥인 게르를 중국어로 발음할때 "파오" 라고 읽힌다라고 설명하고 있음.
영어 Power랑 발음이 비슷해서 음차를 했다라는 의미인거임.
그런데 아무리 음차를 했다해도 "멱"이 어떻게 "파오"로 발음이되는지도 뭔가 이상했음.
그리고 아무리 의미없는 음차라지만 이동식 가옥이랑 거듭제곱이랑 너무도 상관이 없어보여서 납득이 안돼서 이리저리 검색을 해봤음. 그리고...
보면 알겠지만 몽골의 게르는 중국어로 "파오"라고 발음을 하는것은 맞음.
그런데 그건 "덮을 멱" 이 아니라 "감쌀 포"라는 한자임.
"포"를 중국어로 "파오"라고 발음한다라면 비슷하니까 충분히 이해가 가더라.
그러면 왜 "덮을 멱"이라는 한자를 영어 "Power"라고 번역을 했을까?
그건 수백년 전에 그렇게 번역한 이름도 안알려진 어떤 중국인의 생각을 추정해봐야 하는 일이야.
혼자 이리저리 고민하고 별 소득은 없었지만 여기저기 찾아보고 일본구글에서도 찾아봤는데 별 소득은 없더라.
그러다 문득 어떤 깨달음이 왔는데
거듭제곱 "Power" 는 한자로 "힘 력"이잖아.
그런데 보통 "역함수"같은건 "거스를 역" 자를 쓰고
"거스를 역"이랑 "힘 력"은 발음은 비슷한데 의미는 전혀 달라서 거듭제곱을 "힘 력"으로 번역하면 불편했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리고 "힘"이라는 의미가 포괄적인 단어보다는 거듭제곱을 좀 더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한자를 찾다가
"덮을 멱"이라는 한자를 찾게 됐을거라는 생각이 들었어.
일단 "힘 력"이랑 "덮을 멱"이랑은 발음도 비슷한데 심지어 의미도 통해.
예컨데 똑같은 100원짜리 동전을 덮어서 쌓아올리는 모습과 똑같은 숫자를 거듭해서 덮어서 쌓아올리는 모습이 거듭제곱을 연상하게 하잖아.
그리고 책에서 언급한 "방멱"의 경우 영어로 Power Of a Point
인데 "한 점에서의 힘" 이라는 뜻이야.
그런데 "방멱"은 "(원 밖의)한 점과 (원 사이의) 관계"를 가리키는 용어이거든.
"방"은 방위-->위치-->지점-->"한 점"을 의미한다라고 하면
"멱"이 영어로 "Power"를 의미하니까 방멱에서의 "멱"은
거듭제곱과는 상관이 없고 "영향력(관계)"를 의미한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이렇게 생각하니 퍼즐이 짜맞춰지는 것처럼 아구가 딱딱 맞더라
이때 속으로 "유레카"를 외치고 확신에 차서 메일을 보냈어.
전에 쓴 글이 임시보관함에 있어서 그거 캡쳐한거야.
그리고 그 다음날 바로 답변을 받았어.
안타깝게도 메일 정리하다가 그 답변메일까지 다 삭제를 해버린것같아. 그런데 그 답변이 어떻게 왔냐면
"제 책을 이렇게나 꼼꼼히 읽어주시고 좋은 의견도 주시니 정말로 감사합니다"
"ㅇㅇ님의 의견을 받아들여야 할 것 같습니다. 저 역시 대학시절 은사님께 전해들은 지식인데 확인검증이 부족했던것 같습니다"
"다음 개정판에 저 부분을 삭제하거나 수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라는 내용의 답변을 받았어.
확실히 건의하고 피드백 되는 경험을 하게 되니까 잊혀지지 않는 뿌듯함이라 경험담 공유해봤어.
재밌었고 유익했으면 추천 부탁해. 쓰는데 엄청 오래걸리네ㅎㅎ
그리고 달아준 댓글 덕분에 더 정확한 어원도 알게됐어. ㄱㅅ
https://m.dcinside.com/board/reading/732836
"멱" 어원
이런 글들과 이런 독붕이들 때문에 독갤을 못 끊음 님 좀 멋지심
훈수는 개추야
지구과학에서 나오는 판이 다른 판 안으로 들어가는 Subduction도 Sub을 섭이라고 하니까 ‘섭입’이라고 번역했다고 하더라… Power에서 력 -> 멱으로 번역되는 과정 보니까 일단 비슷한 한자 있으면 어거지로 끼워맞추는 느낌임 ㅋㅋ - dc App
그 많던 개념어는 누가 만들었을까라는 책 좋더라. 거의 읽어보진않음. 넘 두꺼워서ㅜ. 이렇게 번역한 이유 상세히 소개하고 대부분이 별 의미없는 음차인건 맞음. 지오메트리(땅 측량)도 지오를 한자로 음차한게 "기하"니까
멱(冪)은 구장산술 원문은 아니고 주석에도 나오는 표현임. 그리고 그 주석서를 류휘(劉徽 220~280년)라는 사람이 쓴 걸로 보임.
https://zh.wikisource.org/zh-hant/%E4%B9%9D%E7%AB%A0%E7%AE%97%E8%A1%93
GPT
번역
「冪是方面單布之名,積乃眾數聚居之稱。」
→ "멱(冪)은 방면의 단일 배열을 가리키는 이름이고, 적(積)은 여러 수의 집합을 일컫는 말이다."
「經雲相乘得積步,即是都數之明文。」
→ "경(經)에서 '서로 곱하여 적보(積步)를 얻는다'고 한 것은, 곧 전체 수량을 밝힌 말이다."
와우 역시 공유하면 양질의 정보가 나오네. GPT 정보는 확실히 교차검증이 필요하긴 하지만.
@ㅇㅇ(183.100) 冪 이 글자를 잘 보면 아랫쪽에 布(베 포)랑 완전히 같진 않지만 비슷한 생김새. 의미는 아마 규격화된 정사각형 모양의 천조각이 아니었을까 싶다. 아마 정사각형 모양의 천조각을 덮어가면서 면적을 재지 않았을까? 마치 미적분 입문 단원에서 그렇게 설명하듯이.
@ㅇㅇ(61.83) 너 말대로 곰곰이 생각해봐도 딱 들어맞네. 방면이라는게 사각형을 의미한다면 단일 배열이라는건 사각형의 한 변을 의미하는것이라면,넓이는 변×변이니까 변의 제곱같은데 제곱이 거듭제곱이니까 멱인거네. 맞지? 적립,적층같이 적은 모인것,즉 집합을 의미하고 멱적은 멱집합이네
@ㅇㅇ(61.83) 서로 곱하여(=거듭제곱) 적보(=넓이).. 너말대로 베 포같이 정사각형 모양의 천조각으로 넓이를 재는게 딱 적분개념이네. 류휘가 맨 처음 멱이라는 표현을 쓴건지는 확실치않아도 굉장히 근거가 있는듯. 너도 저 교수님한테 메일로 너가 링크 건 위키소스 자료로 의견 제시해봐. 엄청 고마워할듯.
@ㅇㅇ(61.83) 난 이미 메일 보냈어서 또 보내기 되게 민망하네. 그리고 내가 찾은 정보도 아니고 너가 찾은 정보잖아.
@ㅇㅇ(6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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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국문으로 찾으면 안나오겠지만 일어나 중문으로 찾으면 어원 알 수 있을듯
찾아봤는데 님 말대로 멱은 power를 음차한게 아니라 고대부터 거듭제곱의 의미로 쓰임. 수학자 유휘가 쓴 <구장산술주>에서도 멱을 그런 의미로 쓴다고 나오네.
@ㅇㅇ 와 어떤 방식으로 찾으심? ㄷㄷ 덮어서 쌓아올려서 넓이나 부피를 구한다라는 의미에서 넓이는 제곱,부피는 세제곱이니까 그걸 거듭제곱과 같다고 받아들인건가?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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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네가 대학생이였다면 납치했을텐데... 아쉽군....
미친 너무 흥미진진하네 작성자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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