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석학의 이론들을 끌어다 성급하게 구체적 문제에 적용한다는 거지.


이를테면 대상a 같은 개념들을 주체성의 구조를 언급할 때 사용하는 건 괜찮아.


내가 파악할 수 없는 내 안의 텅 빈 공동이 바로 주체고 그것은 구체적인 내용이 없는 빗금 친 공허한 형식이다 이런 거 말이지.


이건 심리학적이라기보다는 인식론적 논의에 가까워 보여.


딱히 실증적인 반박 대상도 아니고 검증과정 없이 이야기해도 별 문제는 없겠지.


왜냐하면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의 심리적 흐름을, 그 원인과 결과를 말하는 게 아니니까.


헤겔 레스토랑 책에 <피히테의 선택> 같은 부분 보면 라캉의 인식론적, 존재론적 이야기에만 집중함. 이거 어렵지만 상당히 흥미롭게 봤지.



그러나 구체적인 문제에 정신분석의 '임상적'인 논의를 끌고 오면 문제가 생김. <시차적 관점>에서


"유럽의 오스만-터키에 대한 비판들은 사실 유럽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이다. 터키는 유럽적인 근대 민족 국가로 거듭날 때 비로소 학살을 벌였다. 유럽이 오스만 터키에 가하는 비판은 사실 유럽 자체의 곤혹을 숨기고 타자에게 전가하는 게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터키 무슬림들은 유럽의 대상a다."


이런 건 누구에겐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할 것인데, 궁예질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상a가 저렇게 막 쓰는 개념도 아닐 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