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문장이 형편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음.
필사를 스캔하듯이 쳐다보며 손놀림만 하는 게 아니라, 몇 줄을 한꺼번에 보고 대략적인 흐름과 사용된 단어를 파악한 상태에서 안 보고 적는 식으로, 마치 내가 직접 이 작품을 쓴다고 생각하고 해 봤는데
그때마다 어긋난 부분이 생기더라.
그 지점을 붙잡고, 왜 김승옥이 그렇게 쓸 수 밖에 없었는지 고민하다 보면, 얻어가는 게 많음.
그리고 김승옥의 문체는 굉장히 시적이더라.
각 단락마다 표현할 감정을 정해두고, 그 온도에 맞춘 단어들을 조립하여 쓴다는 게 느껴짐.
근데, 그러면서도 독자의 편의를 위해, 문장의 구조와 배열을 손질해서 읽기 쉽게 만들어둠.
일단 무진기행 다 필사해보고, 다른 한국 작가들도 해보면 얻어가는게 많을 것 같다.
여러 번 재독하는 것도 물론 좋지만, 이렇게 직접 분석하듯이 읽으면, 작가가 자신이 원하는 표현과 장면을 어떻게 얻어내는지 감 잡을 수 있을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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