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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련미와 서정성이 넘치는 문학동네 시집치고는 드물게 올드하고 진중해 보인다. 시작부터 압도감이 전달된다. 기존의 문학동네 시집들과 다른 분위기이나 오히려 내 취향이다.


 시인이 광주 학살 시절 트라우마 탓인지 수록된 시들이 처절하다. 버릴 시가 거의 없다. 왜 이런 시인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는지 의문이다. 시집을 통째로 필사하고 싶다.

 올해 읽은 최고의 시집이다. 행 하나하나가 이렇게 멋진 시집은 김개미 시인 이후로 오랜만이다. 지금껏 읽어 왔던 문학동네 시집 중 가장 참여문학 성향이 강하다. 그래서 내 취향에 맞아 더 좋은 것도 있다. 어느 외국의 소설가의 말처럼 모든 문학은 정치적이라는 말에 동의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마음에 드는 시집을 읽는 건 축복이자 저주이다. 알면서도 삼키는 달콤한 독약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