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image.php?id=3fb8d122ecdc3f&no=24b0d769e1d32ca73cee8efa11d02831b169fb2255dcc071d46251c580fc82737d3676185558570c2a984651629948c614112642e9eaad44bbff4902d6af


수험 공부를 위해 다니던 학원이 있었음.


점심을 먹고 난 후 수강생들이 자주 앉아 지내던


그늘진 나무의자 아래를 평소처럼 향하는데


그 자리에 두꺼운 교재 한 권이 떨어져 있었음.



같이 자리를 옮기던 친구 한 명이 자연스럽게 줍더니 흙을 털고는 유심히 봄.


이틀 후에 개강하는 과목의 교재였는데 이름을 이니셜로 작게 표시 해놓았었음.


누군가 깜박하고 놓고 간 이니셜만 새겨진 새 책이었음.


표시가 되어 있으니 누군지 알 수 있는 교재라 당연히 주인을 찾아주겠지 하는


평범한 생각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지나갔음.



이틀 후 그 교재로 진행된 수업이 끝나고


학원 입구 공지 게시판에 프린트된 내용으로 OO교재 나무의자 아래서 주운 사람


평생 시험 떨어지고 불행할 거란


저주와 화를 가득 담은 A4용지 하나가 붙어 있었음.


알고 봤더니 습득한 친구가 찾아 주기는 커녕 의심을 방지하려고 분철까지 한 채로 쓰고 있었음.


그리고 잃어버린 사람도 나랑 꽤 친하게 지냈던 상대였었음.



5만 원 조금 넘는 비싼 축에 드는 두꺼운 책인데 알려줘야 하나.


집 가는 버스 내내 고민하다가


시험 준비하는 입장에서 분란도 귀찮고


친구 한 명 등지고 다니기도 곤란해서 신경 끄기로 결정하고 넘어갔음.



후에 주웠던 교재로 공부한 친구는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합격하고


잃어버린 친구가 불행하게 연달아 떨어지고는 군대를 가버렸음.


그 글귀 분명히 봤을 텐데, 시시한 저주도 지워버릴 엄청난 공부를 했는지


아무렇지 않게 여길 정신력과 집중력의 소유자였었는지.


아마 평범한 성격이라면


적어도 해당 과목을 공부하는 날에는 노심초사 해서 온전히 공부하기 힘들었을 텐데.



합격만 하면 수험 기간 내에 있었던 불합리하고 비상식적인 행동이


하나의 에피소드로 둔갑하고 하자는 치유되는 건지.


치유되는 범주인 도덕 관념을 넘어선 범죄는 아니었는지.


그의 기형적인 대담함이 원치 않는 부족함으로 다가와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고


그 친구를 멀리하게 되는 계기도 됐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