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마 특유의 문장력도 결말부부터는 좀 힘을 잃는 편이고
'금각을 불태워 미에게 복수한다'라는 대주제가 초중후반에서 보여줬던 소주제(쓰루카와, 카시와기 등) 들과 어울리는지도 모르겠음
그리고 애시당초 현실에서 심리적 불안으로 인해 무의식적으로 금각의 환상으로 도피하는 주인공의 행위가, 말더듬이라는 자신의 결점을 직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도피처인 금각에 증오심을 갖고 불태우는 것으로 연결된다는 점이 결코 성장 소설 같지도 않음
왜냐하면 그 증오심은 금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자기 혐오이기 때문임. 이러한 증오심의 전이는 계속해서 주인공 내부가 아니라, 외부에 투사시키는 형태로 일어남.
그래서 오히려 인간 실격과 비슷한 정도의 결말로 읽힘. 실제 모티브가 된 중도 7년 수감 후 정신병원 입원하여 30년이라는 짧은 생을 마치고 죽었으니 인간 실격의 모티브가 된 다자이 본인과도 별반 다르지 않음
좋은 소설이고 초중후반부는 당연히 한일권 통틀어서 탑에 든다고 생각하지만 결말은 그에 비해 초라하고, 더구나 이러한 형태의 왜곡된 증오를 왜 결말로써 다루었는지도 궁금함
실제 사건의 세부는 반영되지 않아서 더욱 결말이 붕 뜨는 느낌
그보다는 미시마가 만들어낸 사건들이 훨씬 생동감 넘쳤음
너가 소설을 이해 못해서 그런거임 애초에 성장소설도 아님
해설은 이걸 성장소설로 분류하더라고 ㅇㅇ
더 얘기하고 싶어서 쓴 거니 너 생각 한번 달아보셈
@ㅇㅇㅇ 미시마 해설은 이상한 소리 많음 걸러들으면 됨
미시마 소설은 항상 행위vs관념 or 행위vs관조 구도에서 행위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금각사가 딱 그런 경우임 그리고 사실 그 행위에 특별한 이유는 없어서 걍 그런가보다 하면 됨
이해 하지 않으려는 태도가 이해의 결과일 수 있나..?
@ㅇㅇㅇ 당연하지 왜 금각사를 불태우고, 오후의 예항의 결말이 그런 식이고, 이사오의 마지막 선택이 왜 그런지 사실 소설을 설명해주지 않음 왜냐면 그걸 주저리 주저리 설명하는 거자체가 이미 관념의 영역이고 행위를 설명할 수 없는 방식이기 때문임 행위란 것은 그런 형이상학적인 소리를 깨고 그저 하는 행동으로 나타난다고 보는 게 합당함
@ㅇㅇㅇ 행위의 맹목성에 대해서 여러 소설이랑 비교해보면 충분히 느낄 수 있음
그러니까 너는 미시마 작품을 읽으면서 작품 내 사건의 내러티브보다는 관념/행위 중 어디에 속하는지를 더 중요하게 여기고 그러한 구분이 끝나면 사건의 개별성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는 편임?
행위에는 관념적 이유가 없다는 것이 미시마의 작가적 철학이기 때문에?
@ㅇㅇㅇ 관념적 이유가 없다기보다는 남들이 븅신짓이라고 손가락질하거나 왜하는지 납득하기 어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는 것이 행위로 나타나기 때문임 주인공이 죽으려고 바다에 갔다가 뭔가 보잘것없는 것들 보면서 금각을 불태워야겠다고 하는 장면에서 구체적 이유를 말해주진 않음 그렇지만 금각사 자체를 이데아적인 아름다움으로 만드는 행위로 볼 수 있긴 하지
그러면 관념과 구분되는 행위의 특성이 무관념이 아니라 사유의 설명이 요구되지 않는다는 것임 그렇다면 오히려 그러한 사유의 인과관계를 밝히는 게 더 나은 이해의 출발점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설명이 요구되지 않는 것과 작품 내외적으로 성립된 원인을 설명하는 것은 다름
@ㅇㅇㅇ 그리고 내 생각에 금각사 살아야지 부분은 그냥 실제 사건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게 하려고 그렇게 쓴거지, 성장소설은 개소리고 산다는 단어 거기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는 문장이라고 봄. 정확히는 소설적으로 매끄럽게 설명이 잘 안되고 그냥 소설가가 그렇게 쓴걸로 보는게 ㅇ
소설의 문장이 소설적으로 매끄럽게 설명이 안되면 완성도 문제일 수 있지 않아?
@ㅇㅇㅇ 그거랑은 별개지 보르헤스 소설처럼 모든 게 정합적으로 굴러가는 명작도 있지만, 보통은 너무 그렇게 정합적이면 작품 수준이 낮아지는 경우가 많음
그렇다면 소설적으로 매끄럽게 설명이 되지 않는 부분을 소설가가 굳이 삽입한 이유를 해명해야 하지 않을까? 실제 사건의 틀에 맞춘 문장이라는 이유가 있으?
@ㅇㅇㅇ 그게 더 작가가 여운을 남기고 구성적으로 독자에게 전율을 주기 좋다고 생각했나보지 ㅇ 감상의 영역이랑 구조를 해석하는 비평의 영역은 다른거임 왜 실제사건에 맞췄다고 생각했냐면 소설적으로 의미를 갖다붙일 순 있지만 문장 1줄가지고 과한 해석하는 것도 무리고 다른 소설에 비해 금각사 마지막 문장이 이질적이라서 나는 그렇게 보는거임
이질적이라는 표현에 동의함 이따가 답글 더 달겡
@ㅇㅇㅇ 그래
여운을 남기고 독자에게 감상을 준다면 이미 그 자체로 내러티브를 확보한 문장 아닐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해
미시마 본인도 열등감에서 비롯된 정병 극복 못해서 죽었잖아. 뒤틀린 자의식을 설득한다는 점에서 훌륭한 소설이긴 함. 성장소설은 나도 아니라고 보고
나는 오히려 쓰루카와나 카시와기가 주인공의 내면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금각 방화가 어떠한 결론이 되거나 결정적인 사건은 아닌 거 같음
모든 부분에 주석이나 이유가 필요하거나, 각각의 사건들이 속이 뻥 뚫리는 구조로 다같이 이해되어야 할 필욘 없다고 생각함
결국 산에 올라가서 살아야겠다고 하는 그 무력함과 쓸쓸함 허탈함 회복감이 잔잔하게 보이는 걸로 끝나서 좋앗음
인간이 쓴 모든 창작물에는 의도가 있고 그 의도의 이해가 곧 작품의 이해라고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