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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뒷면이 굉장히 부담스러웠던 SF 단편 모음집. 재미있었다.
각 작가는 자기만의 좋아하는 소재와 표현 방식이 있는데, 팁트리의 경우엔 장렬함과 감성이 합쳐지는 경우가 많고, 생물의 본능, 그리고 그 본능에 거역하지 못하는 종의 한계 등(그리고 이것이 보통은 성적인 테마로 드러나는 점)인 듯. SF 작가로서는 소프트한 쪽. 몇가지 아이디어를 가지고 그걸 깊게 파고 들기보다는 그걸 소재로 이용하여 몇가지 테마를 펼쳐내는데 주력하는 타입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할만한 멋진 일
- 일본에선 꽤 유명하다고 하는데, 보니 그럴만한 내용임. 장렬한 결말, 그 와중에 감성적인 두 사람의 교감 등이 표현된 것이 강력하다. 어떻게 보면 차가운 방정식도 생각나지만, 그것보다는 훨씬 더 능동적인 이야기.
서쪽으로 가는 배달 여행
- 이중 묘사가 흥미로운 단편. 결말은 처음부터 예상되었지만, 전체적으로 잘 표현되어 시시하단 느낌은 적었다.
돼지 제국
- 진짜진짜 감성폭발형 이야기인데, 취향은 꽤 탈거 같다. 장렬한 결말과 감성이란 점에선 "마지막으로 할만한~" 이랑 비슷한 타입.
별의 눈물
- 착하고 고귀한 원주민과 나쁜 개척자 타입 이야기. 최종적으로 한번 비틀리긴 하는데, 거의 예상은 된다. 뭐 가볍게 읽을만했음.
스노우
- 그냥 판타지 소설 프롤로그인가 싶었음. 별로 재미는 없었다.
집으로 걷는 사나이
- 두가지 시간선을 보여주는 이야기. 결론이 재미있었다. 마지막에 밝혀지는 목소리의 정체도 팁트리식 감성을 살짝 얹어준게 괜찮았음.
그리고 깨어나 보니 나는 이 차가운 언덕에 있네
- 팁트리 특유의 '본능'형 이야기. 인류가 외계생명체와 만났을때 본능적인 호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는 소재를 어느정도의 설득력을 섞어 풀어내는 점은 재미있지만, 이야기로서의 재미는 그렇게 없었다.
그녀의 연기는 어디까지나 올라갔다
- 뭐라고 말해야 할까, 흥미로운 소재 하나로 끝까지 가는 이야기인데 그것보다는 한 사람의 인생썰을 계속 본다는 느낌. 뭐 재미있었다.
어느 마지막 오후
- 그냥 평범한 내용이 되려나 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음. 생명체로서의 본능과 그걸 거부하려는 욕구가 서로 치밀하게 충돌하다가 결국 모든것이 실패로 끝난다. '본능적 욕구'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볼수 있는 내용.
사랑은 운명, 운명은 죽음
- '본능은 거스를수 없다'란 테마를 외계 생명체로 풀어낸 내용. 이 테마에 대해서는 이 단편집에서 제일 잘 풀어냈고, 이야기 자체도 재미있었다.
괜찮았던 단편
마지막으로 할만한 멋진 일
집으로 걷는 사나이
어느 마지막 오후
사랑은 운명 운명은 죽음
체체파리의 비법까지는 볼 것 같다. 나머지 하나를 볼지는 나중에 생각해볼듯.
정말 갓작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