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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딕 다 읽었따. 아래는 페이지 때 생각했던거랑, 다 읽고 쓴 감상이야.


605p. "바로 그때 내 옆에서 밧줄에 끌려가던 그 빌어먹을 두 번째 작살이 내 여기를 찍었소.( 그는 어깨 바로 아래를 손으로 가볍게 두드렸다.) 바로 여기를 말이오.

나는 지옥불 속으로 끌려 들어가는 줄만 알았소 하지만 그 때 갑자기 하나님의 은총으로 작살의 미늘이 내 살을 찢고,

어깨부터 손목까지 내 팔 전체를 통과한 다음 손목 가까이에서 빠져나온 덕분에 나는 물 위로 떠올랐지."

어흐 징그럽다. 사람 팔을 치킨 닭날개 먹을 때처럼 가운데부분을 쪼개는 상상을 했다.


책을 읽으면서 더욱 명료하게 느껴지는건 긴 소설은, 여러 사람이 나오는 복잡한 그들만의 생각들은, 정말 하품이 나온다는 점이다.

더욱 분업화 되는 사회에서 개인의 생각을 보기 위해선 모비딕같은 긴 소설은 나에게 맞지 않는 것 같다.

모비딕은 사회를 면밀히 관찰한 소설이며, 나는 그 속에서 에이헤브와 이슈마엘에 관심을 고정시키기란 쉽지 않고,

고래라는 사람들이 맹목적으로 좇는 그 미, 커다란 것에 관심이 가게 된다.(금각사 읽고 난 직후였음)

하지만 그 고래란 것은 600페이지 내내 눈 앞에서 왔다가 사라져 에이헤브처럼 화가 머리 끝까지 나게 만든다.

씨발 고래새끼!! 눈 앞에서 알짱거리는걸 보면 볼수록 그 고래새끼에 작살을 꽂고, 지쳐서 못가누는 몸을 토막내고싶게 만든다.


작가는 이를 노린게 아닐까? 눈 앞에서 내가 타고 있는 배의 선장의 다리를 앗아가고,
보트 한 척을 부숴버린 그 개같은 고래새끼를 죽여버리고 싶게 일부로 고래학을 작품 안에 넣은게 아닐까?
빨리 고래 시체를 대령하라며 소리를 지르고싶다.

이렇게 글을 쓴 후 3일 뒤인 오늘 새벽에 다 읽었는데, 저렇게 생각했던 내가 뭔 소용인가 싶다. 
삶이란 이리도 무작위적이며, 말로 할 수 없는 것으로만 가득 차있는데, 에이헤브처럼 미쳐있는게 뭔지...
나의 행동 중 화, 생각 중 기원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너무 긴 것만 빼면 좋은 책. 근데 안 길 수가 없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