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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1p씩 읽는 사람
(책: To the lighthouse)

거북이



어제 번역 비교글을 올렸는데 번역본을 지적하기에는 애매하다는 의견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는데,이제 와서 보니 그 의견이 맞다는 생각이 들어서 글은 지웠습니다. 번역본이 누락인지 의역인지 충분히 고심해봤어야 하는데 너무 섣불리 판단한 거 같습니다.

아래는 제가 어제 올렸던 글입니다. "It was fringed with joy"라는
문장에 이미 앞 문장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역에 너무 집착했던 거 같습니다.


원문:

"since to such people even in earliest childhood any turn in the wheel of sensation has the power to crystallise and transfix the moment upon which its gloom or radiance rests, James Ramsay, sitting on the floor cutting out pictures from the illustrated catalogue of the Army and Navy stores, endowed the picture of a refrigerator, as his mother spoke, with heavenly bliss. It was fringed with joy"


제가 지적한 부분은 "제임스 램지는 어머니의 말에 한껏 부푼 마음으로 가위를 놀렸다.'입니다.
여기서 열린책들이 '한껏 부푼 마음'으로 해석했는데 원문은
'with heavenly bliss'

전체 문장은
"endowed the picture of a refrigerator, as his mother spoke, with heavenly bliss."입니다.

문장 구조는 endow A(picture of a refrigerator) with B( heavenly bliss) 로 냉장고 사진에 지고의 기쁨을 부여했다라는 의미입니다.
열린책들은 이 문장을 단순히 '한껏 부푼 마음'으로 의미를 축소했습니다. 냉장고 사진에 기쁨을 부여한다는 사실을 생략하고, 제임스의 감정을 강조한 번역입니다. 물론 이것만 봤을 때는 그냥 "기쁜 마음으로 가위를 놀렸다"라고 의역해도 되지 않냐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문장 앞에서 설명된 제임스의 성격을 고려했을 때, 그리고 울프가 사물을 대하는 방식을 생각했을 때, 원문을 그대로 직역해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앞 문장의 원문을 보겠습니다.

"since to such people even in earliest childhood any turn in the wheel of sensation has the power to crystallise and transfix the moment upon which its gloom or radiance rests"

제임스 램지에 대한 설명입니다. '그런 사람들(제임스 같은)은 어린 시절부터, 감정의 변화마다 어둡거나 빛나는 그 순간을 결정화하고 고정시키는 능력이 있었으니,' 라는 의미의 문장입니다. 뒷 문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James Ramsay, sitting on the floor cutting out pictures from the illustrated catalogue of the Army and Navy stores, endowed the picture of a refrigerator, as his mother spoke, with heavenly bliss. It was fringed with joy"

이 부분을 번역해보겠습니다.
'바닥에 앉아 아미 앤드 네이비 상점의 카탈로그에서 냉장고 사진을 오리던 제임스 램지는 어머니의 말을 듣는 순간 지고의 행복을 그 사진 (냉장고 사진)에 부여했다. 그것은 (냉장고 사진) 기쁨으로 장식되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제임스 램지가 특정 순간을 결정화하고 고정시키는 능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사물에 투영되는 거고요.
사물에 입혀진 감정의 묘사는 여기서만 나타나지 않습니다.
울프의 단편 summing up에서도 비슷한 묘사가 나옵니다.

"By some mal@@ice of fate she was unable to join the society, but she could sit and praise them while Bertram chattered on, he being among the voyagers, as cabin boy or common seaman – someone who ran up masts, gaily whistling. Thinking thus, the branch of some tree in front of her became soaked and steeped in her admiration for the people of the house; dripped gold; or stood sentinel erect. It was part of the gallant and carousing company a mast from which the flag streamed. There was a barrel of some kind against the wall, and this, too, she endowed"


"운명의 어떤 악의로 인해 그녀는 그 무리에 끼지 못했지만, 베트람이 떠들썩이 이야기하는 동안 앉아서 그들을 칭송할 수는 있었다. 그는 항해자들 중 하나였고, 선실 소년이나 평범한 선원—돛대 위를 경쾌하게 휘파람 불며 올라가는 그런 이였다.
그런 생각에 잠기자, 그녀 앞에 있는 나뭇가지 하나도 그 집 사람들에 대한 그녀의 찬탄에 흠뻑 젖었다. 금빛을 뚝뚝 흘리거나, 꼿꼿이 서서 보초를 서는 듯했다. 그것은 그 용감하고 떠들썩한 무리의 일부, 깃발이 펄럭이는 돛대였다.
벽에 놓인 어떤 통조차도 그녀는 그렇게 의미를 부여했다."

여기서
'그녀 앞에 있는 나뭇가지 하나도 그 집 사람들에 대한 그녀의 찬탄에 흠뻑 젖었다.' 라는 문장을 통해 알 수 있는 대로 나뭇가지 하나가 집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그녀의 찬탄에 흠쩍 젖어듭니다. (soaked and steeped in her admiration for the people of the house)

그리고 벽에 있는 통에도 그녀가 그런 찬탄의 의미를 부여합니다.
(There was a barrel of some kind against the wall, and this, too, she endowed)


울프의 인물들이 사물과 맺는 관계는 단순히 무시할만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열린 마음과 닫힌 마음이 분명한 대조를 이루는 장치입니다. 아래 논문에서 그 지점을 다루고 있으니 참조하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MATERIAL MEDIATION: WOMEN, CONNECTION, AND VITAL MATERIA@LISM IN
VIRGINIA WOOLF’S MRS DALLOWAY, TO THE LIGHTHOUSE, AND BETWEEN THE ACTS


아래 글은 논문 24페이지를 번역한 글입니다.

"램지 부인이 양말을 뜨고 있는 동안, 제임스는 카탈로그에서 그림을 오리고 있으며, 그녀는 그의 작업을 “감탄하며 바라보고(admire[s])”, “잡화점 카탈로그의 페이지를 넘기며”(turn[s] the pages of the Stores list) “자르고 오리기 위해 가장 큰 기술과 정성이 필요할 만한” 무언가를 “찾아내기를 바라며”(in the hope that she might come upon something) 페이지를 넘긴다. 울프는 광고지면(advertising pages)을 활용해 이 물질성이 전혀 다른 무언가—본래의 기능을 넘어 예술이라는 목적성을 지닌 것, 그리고 관계를 매개하는 매체—로 피어나도록 허용한다. 이 초월적 전환에서, 램지 부인이 제임스와 공유하는 물질성에 대한 감상은 오려낸 그림 조각들(cuttings)에 “천상의 기쁨(heavenly bliss)”과 “환희(joy)”를 “부여(endow[s])”한다. 베넷의 말에 따르면, 이 종이 오려낸 조각들은 “한순간에는 죽은 물질(dead stuff)로, 다음 순간에는 살아 있는 존재로 드러난다".

아미 앤 네이비 스토어즈 카탈로그에서 오린 그림들은 램지 부인의 존재를 필수적인 것으로 만들며, 그녀와 제임스 사이의 즉각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데 기여한다. 그녀가 그의 다리에 대고 길이를 재는 양말 역시 마찬가지다. 이 장면에는 복수의 조립체가 동시에 존재하며, 제임스와 램지 부인 사이의 통합의 순간은 그만큼 더 강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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