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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판타지가 아닌 SF 등장
하지만 SF 껍데기만 뒤집어 쓴 굉장히 정치적인 소설임은 부정 못하겠다
왜냐면 전개 때부터 살짝 쎄한 게 작가노트에 대놓고 알앤디 삭감, 탄핵, 금속노조 시위, 용주골 철거 언급했거든......
그런 정치성을 다 떼고 봐도 감성 없이는 전개가 안 되는 SF인 건 사실이다
외계인과 소통하는 측면에서 프로젝트 헤일메리가 떠올랐었는데, 프로젝트 헤일메리와 비교하면 이 단편 연구자들은 이과적 마인드가 아니라 캣맘 마인드가 탑재돼 있는 건 분명함
오름이라는 거대 달팽이 외계인과 소통하는 법을 개발했는데 정작 소통해서 나온 결과물이 하나도 존재하지 않고 묘사되지도 않았다.
아니 그전에 오름이란 외계인 설정부터 너무 병풍에 가깝다는 생각이다. 나름 정성 들여서 짰지만 정작 사람과 오름 사이에 오간 문장은 '창의적인 문장이었다' '아름다운 문장이었다' 같은 말로만 서술되고 그게 어떤 뜻이고 의미인지 단 한 번도 서술된 적이 없다
지적 생명체라곤 하는데 그 어디에도 '지성'이 느껴진 바는 없음
지옥의 이지선다(오름의 생체실험행, 테마파크행)를 피할 방법 역시 오름의 존엄과 권리를 지키면서도 연구 실적을 낼 수 있는 대국적 방향이 아니라 그냥 농성 시위라는 점 역시 상상력의 한계인지 아니면 그냥 정치적 발언의 일환인지......
오름과의 대화가 한 마디조차 제대로 서술돼 있지 않은 게 최악의 마이너스였다.
사실 처음에 서술 안 했을 때는 '아 그래 얘네들 센스 생각하면 서술 안 하는 게 낫지'였었는데, 오름 연구가 갈등의 핵심 축으로 드러나면서 서술 안 한 게 치명타가 되었음
연구소의 연구 방향성이나 연구 실적이나, 연구소를 둘러싼 정치적 갈등 전개만 봐도 너무 피상적임. 애초에 오름이랑 스몰토킹만 주구장창 나누기라도 했어? 오름의 출신 행성의 환경만 조사해도 말도 안 되는 연구 실적이 나올 텐데...... 아니 얘네가 어떻게 지구에 왔는지도......
하지만 그런 건 없죠?
감성 원툴이죠?
K-SF는 기대하는 자가 지는 법이다.
지적 생명체라곤 하는데 그 어디에도 '지성'이 느껴진 바는 없음 <<< 늘 생각하지만 사고방식이 다른 외계인 설정은 디테일로 갈리는듯? 작가 입장에서는 제대로 짤라면 너무 골치아플꺼 같음 ㅋㅋㅋ
사실 굳이 외계인에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고 세계 창조가 중요한 장르(판타지 SF 공포 등)는 설정의 디테일이 핵심인데, K-SF는 이 디테일을 대차게 말아먹는 경우가 너무 많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