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김동인 – 발가락이닮았다


파쿠리 부역자로 욕먹지만, 여태까지도 김동인 만큼 단편을 잘 쓰는 한국 소설가는 한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2. 베른하르트 슐링크 – 사랑의도피


지금은 잊혀져 가는 소설가지만, 우엘벡과 로스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현대 부르주아 지식인 백인 남성 소설가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한다. 


3. 미시마 유키오 – 사랑의갈증


고풍스러우면서도 퇴폐적인 시공간의 세련된 묘사, 부글거리며 넘실되는 뒤틀린 시커먼 욕망에 대한 관조,

그리고 필연적으로 이어지는 급격한 파멸은

마치 박찬욱 영화 같기도 하고, 에밀 졸라가 쓴 치정극 같기도 하다. 


4. 토니 주트, 티머시 스나이더 - 20세기를 생각한다 


글 잘쓰는 젊은 역사학자가 죽어가는 자기의 스승과 20세기 유럽사를 정리한다.

유대인들의 악착같은 홀로코스트의 정치적 활용에 대한 실망,

공산주의를 한계과 실패를 애써 눈가리고 부정하고 싶었던 당시 서유럽 지식인들에 대한 실망,

그리고 결국 체제 경쟁에서 승리를 거둔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실망,

옳음의 기준과 정의를 잃어버린 현재 역사학계와 지식인 사회에 대한 실망.

실망스럽지 않은게 하나도 없는 세기였구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