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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하진의 단편소설 <제부도>는 실제 한국 경기도 서부해안에 위치해 있는 섬 제부도를 그대로 배경으로 땄다. 이 제부도라는 공간이 특이한 것은 밀물때는 섬으로 통하는 길이 없는데, 하루에 두 번 썰물이 되면 바닷물이 양쪽으로 갈라져 섬으로 통하는 길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이는 제부도라는 공간이 상당히 신비롭고 기묘한 느낌을 가지게 되는 원인이다. 이는 서해안이라는 곳이 조석 간만의 차가 세계적으로 상당히 큰 해안이라는 점인 탓이다.
이 길은 백년이 지나고 천년이지나고 매일같이 없어졌다가 다시 드러나곤 한다. 거기에 불규칙적이지만 매일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밀려오고 떠나가는 파도의 이미지는 마치 인간의 끊임없이 반복되는 삶과 죽음, 즉 순환을 상징하는 것처럼도 보이고 이 파도를 가지고 있는 제부도는 마치 영원불변한 공간 처럼도 보인다. 작 중에서 주인공은 오랜만에 제부도에 들르지만 전혀 달라진게 없다는 투로 말하기도 한다.
주인공은 아버지없이 첩의 딸이라는 놀림을 받으며 유년시절을 매우 불행하게 보냈다. 어른이 된 주인공은 유부남을 만나 불륜관계를 맺기에 이른다. 이 관계는 마치 자기 어머니와 아버지의 관계와도 같아 보인다. 유부남은 이 관계에 심한 도덕적 가책을 느끼다가 결국 주인공과 제부도 여행을 갔다 돌아오는 날 밀물이 들어오는 제부도 길목 한복판에서 우두커니 차를 세우고 밀물과 함께 사라진다.
그로부터 몇 년이 흐른 뒤 주인공은 또 다시 제부도에 왔다. 그 동안 하나 남은 가족인 자신의 어머니도 물에빠져 죽게 된다. 주인공은 유부남이 그랬던 것처럼 차를 몰고 밀물이 밀려오는 제부도의 바다속으로 돌진한다.
결국 인간은 파도처럼 돌고도는 굴레의 바다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자신의 부모가 그랬던 것처럼 자신도 똑같은 일을 겪게 되고 주인공의 자식또한 또 자식의 자식 또한 똑같은 일을 겪게 되었을 것이다.
우리는 결코 이 비극적인 순환의 운명을 벗어나지 못한다. 주인공은 미약한 목숨을 다해 운명에 도전했지만 인간에 비해 끝없이 드넓은 바다는 이를 아무렇지 않게 삼켜내고 다시 잠잠해질뿐이다.
서하진의 제부도는 파도와 바다의 영원적 이미지와 운명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치는 인간의 이미지가 교차하면서 영원히 반복되는 인간사의 역사를 낭만적이기도하고 비극적이기도 한 이미지로 표현해냈다.
미약한 우리는 이 반복되는 무간지옥에서 어떻게 의미를 찾아내고 살아가야 할까. 있는 그대로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위버멘시가 되어야 한다던 니체가 주인공을 봤다면 비판했겠지만, 왜인지 파도속으로 뛰어드는 주인공에게 알듯말듯한 어떤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그런 짧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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