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쯤 읽다가 못 참고 던진 뒤에 그냥 원서 찾아서 거기까지 읽는데

문장 자체가 상당히 읽기 쉬워서 왜 역자가 서문에서 읽기 쉬운 글쓰기로 정평이 나 있다고 하는지 공감되는 동시에

역본은 그럼 왜 이렇게 망쳐놓은 건지 진짜 의문임

일단 문장 자체가 놀라울 정도로 읽기 어색해서 머리 아픈 번역체고

아마 용어는 뭐 어련히 과학철학에서 주로 쓰는 용어로 잘 대치했겠지만

그 이외의 맥락 놓치는 부분이 좀 많음


일례로 퍼트남의 의미에 관한 이론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진짜 문장 내용이 다 날아가서

프레게의 뜻sense과 지칭체reference 구분에서 그 뜻만 알고 있어도 박물관에 갈 필요 없이 [글립토돈]을 가리킬 수 있다 거의 이런 식으로 번역되어 있었는데

실제로는 글립토돈의 생김새 같은 뜻을 아니까 박물관에서 [글립토돈] 이름표 없이도 화석만 보고 어느 게 글립토돈인지 가리킬 수 있다 이런 거였고


오스틴 trousers-word 얘기도 왜 not real cream이라는 말에서 real이 trousers-word인가 하면

원래 맥락이 who wears the trousers(누가 바지 입는(남자) 역할을 하는 쪽?) 하는 숙어에서 나온 거였고

주석에서 바지 얘기하던 게 딱히 이런 걸 이해할 수 있던 내용은 아니었던 거 같은데 음.


사실 이것만이면 그냥 한번 똥 밟았다 치고 말겠는데 다음에 읽을 책 중에서 <우리 유전자 안에 없다> 이것도 같은 역자라서 벌써 불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