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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내 주위의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축구장에 와 있다는 사실을 진심으로 증오했다는 것이었다. 이날 오후 경기를 보는 내내, 즐거워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킥오프 몇 분 만에 분노가 터져나왔다. ˝굴드, 이런 개망신이 있나. 정말 망신살이 뻗쳤다!˝ ˝주급 100파운드? 주급 100파운드라니! 그 돈은 너를 봐주는 값으로 내가 받아야겠다!˝
11살때부터 아스날 팬이였던 작가가 92년까지의 팬으로서의 경험을 적은 자전적 에세이. 기본적으로 그시절 잉글랜드의 분위기나 축구 역사를 알아야 이해되는 내용을 그냥 막 적어놓은듯해서 어수선하고 공감이 안되는 부분들이 존재하는데(특히 초반에), 그런 부분을 초월해서 조금이라도 깊게 스포츠를 응원한 팬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 있다.
팀의 분위기와 자신의 인생의 흐름을 동일시하는 과몰입 행동, 뭔가 우리 팀이 초반부터 잘하면 곧 꼬라박을것이라는 믿음과 초반부터 꼬라박으면 그냥 비참할 뿐인 이중 마인드, 당연히 그러면 안된다는걸 알면서도 자기도 모르게 비어져 나오는 신규 팬들에 대한 담장 쌓기 등등, 보통은 쪽팔려서 못 말할거 같은 내용까지 솔직하게 꺼내서 말하는데, 정도는 다르더라도 어느정도는 다 가지는 마인드라서 재미있게 보게 됨.
조금 조사를 해보니 60~90년대까지의 아스날은 철저하게 틀어막는 지루한 축구였는데 이후 확 바뀌었다고 함. 때문에 현대 축구팬들하고는 공감이 좀 안되는 부분이 있을수도 있을거 같음.
올드 영국 축구 팬이라면(한국에 이런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크게 추전.
그게 아니더라도 어느 장르던 어느정도 과몰입을 경험해본 스포츠 팬이라면 추천.
그 외에는 별로 추천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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