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서 내면에 슬픔보다 기쁨을 더 많이 가진 인간은 진실할수 없다. 진실하지 않거나 아직 인간이 덜되었거나 둘 중 하나다. 책도 마찬가지다. 모든 사람 중에서 가장 진실한 사람은 '슬픔의 사람'이고 모든 책 중에서 가장 진실한 책은 솔로몬의 책이며, 그중에서도 특히 '전도서'는 정교하게 단련된 비애의 강철이다. "모든것이 헛되다." 이 제멋대로인 세계는 그리스도를 모르는 솔로몬의 지혜조차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 하지만 병원과 감옥을 살짝 피하고, 묘지는 재빠른 걸음으로 스쳐 지나고, 지옥보다는 오페라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더 좋아하는 사람은 쿠퍼나 영이나 파스칼이나 루소를 모두 불쌍한 병자라고 부르고, 라블레는 지극히 현명하기 때문에 명량하다고 단언하면서 태평한 인생을 보낸다. 그 사람은 묘석 위에 앉아서 깊이를 알수도 없는 위대한 솔로몬과 함께 축축한 초록빛 이끼를 뜯을 자격도 없다.

- 허먼 멜빌, 모비 딕, 김석희 역, p576

읽을때 지루해서 뒤질 뻔했지만 가끔 이런 개쩌는 통찰 때문에라도 읽으면 후회는 안하는 작품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