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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벌써 출간된지 20년이 넘은 책이라서 이 분야에 깊은 이해가 있다면 어처구니 내용이 있을 수 있음!)



지난번에 처음으로 독갤에 글을 올렸어.


휘뚜루마뚜루 쓰기도 했었고, 뜬금 없는 식물 이야기라서,


노잼이라고 욕댓글 박힐 줄 알았었는데...


너무 고맙게도 개념글에 올랐더라고.


(독갤 형누님들 감사합니다.)


식물 이야기도 재밌게 읽어주신 분들이 있다는 것에 용기를 얻었으니, 


오늘은 브라이언 그린의 "앨러건트 유니버스"라는 책을 소개해주려고 해.



--


이 책은 대중과학서이지만 무지하게 대중적이지는 않아. 


90페이지 정도까지는


고등학교 시절 물리 수업에서 배우는 수준으로 커버가 되지만,


수학이나 물리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면 후반부로 갈 수록 버거울 수 있어.


*


그래서, 이 책의 과학적인 내용을 상세히 설명하기 보다는,


이 책의 주요 골자인 4가지 힘(약력, 강력, 전자기력, 중력)을 커버함과 동시에,


대중적으로 많이 사용하지만 사소한 오해가 있을 수 있는 개념들을 짚고 넘어가볼게.


내가 커버할 개념은 (1) 대칭성, (2) 시간지연식, (3) 차원, 그리고 아주 약간의 토폴로지야.

(토폴로지를 한국어로 쓰니까 쓰면 안 되는 단어라고 나오네?)


각각 너무 재밌는 요소가 많아서 길어지면 끝도 없이 길어질 수 있으니,


최대한 간략하게 요점만 잡아볼게!


[!!글 등록하기 전 긴급 수정사항!!]


작성하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중력만 다루기로 함.


*


내가 이 책을 처음 읽었던 2007년까지만 해도,


초끈이론이니, M Theory라느니, 이런 것들이 꽤나 힙했어.


저 이론들이 뭐길래 힙했냐?


물리학계에는 Theory of Everything(TOE), 즉, 모든것들을 설명하는,


단 하나의 궁극의 이론이라는 꿈의 떡밥이 있는데,


드디어 저 이론들을 통해 원피스를 찾은 것 같다고 다들 호들갑을 떨었었거든.


*


역사적으로 보면,


물리학은 꽤나 국지적인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수식들로 시작되었어.


그리고,


이런 수식들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더 포괄적인 힘을 다루는 법칙들로 정립되었어.


수식들끼리의 M&A가 계속 이어져 온 것이지.


작게 보자면,


뉴턴이 중력에 대한 이론을 만들면서,


땅 위에서 일어나는 현상들과, 하늘의 천체들이 움직이는 현상들을


하나의 물리법칙으로 통합시켰지.


(물리학의 시작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지상과 하늘, 그리고 우주의 천체들을 하나의 틀 안에서 설명하는 정말 로맨틱한 시작이었다고 생각해.)


조금 크게 보자면,


전기를 설명하는 방식과 자기를 설명하는 방식을 통합하면서


전자기력이라는 힘이라는 개념이 생긴 것도 있고.


*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힘은 사천왕 체제야.

(강한핵력>전자기력>>약한핵력>>>>>>>중력)


1. 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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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NASA)


제일 유명하고, 중고등학교 수준의 수학만으로도 금방 이해할 수 있는 힘이야.


그리고, 우리에게 익숙한만큼, 사천왕 중 제일 약해.


얼마나 약하나면,


두번째로 익숙한 전자기력에 비해 10^36배 약해.


(냉장고에 붙어있는 아주 작은 자석만 보더라도, 중력에 의해 땅바닥으로 떨어지지 않지? 중력이 무지 약해서 그래.)


*


자,


여기서 짚고 넘어가고 싶은 개념이 바로 대칭성과 차원이야.


저 그림에는 중력에 대한 오류가 있으니, 차원을 나중에 다루고,


먼저, 다루기 쉬운 대칭성을 얘기해보자.


우리는 3가지 방식으로 대칭성을 이해해볼게.


*


1. 시간적 대칭성


어떤 수학적, 또는 물리학적인 법칙이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고 통용된다면,


시간적 대칭성이 있다고 말할 수 있어.


오늘 아침 내가 침대에서 일어날 때 이겨내야 했던 중력에 대한 수식은


300년 전, 침대에 누워 죽어가던 뉴턴이 버텨내던 중력뿐만 아니라,


300,000년 전, 절벽에서 떨어지던 호모 사피엔스의 낙하 속도 계산에도 적용 될 수 있어. 


중력은 시간적 대칭성이 있어.


(아, 더 얘기하면 중력의 시간적 대칭성은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으니 여기까지만 알아도 책 이해하는데는 문제 없어.)


*


2. 공간적 대칭성


어떤 수학적, 또는 물리학적인 법칙이 공간의 구애를 받지 않고 통용된다면,


공간적 대칭성이 있다고 말할 수 있어.


오늘 아침 내가 침대에서 일어날 때 이겨내야 했던 중력에 대한 수식은


런던에서 침대에 누워 죽어가던 뉴턴이 버텨냈던 중력뿐만 아니라,


모로코 어딘가, 절벽에서 떨어지던 호모 사피엔스의 낙하 속도 계산에도 적용될 수 있어.


중력은 공간적 대칭성이 있어.


(아, 더 얘기하면 중력의 공간적 대칭성은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으니 여기까지만 알아도 책 이해하는데는 문제 없어.)


*


시/공간적 대칭성은 대칭되게 적었으니 대칭성에 대해 더 잘 기억할 수 있을 거야.


*


3. 토폴로지에서의 대칭성 (그냥 대칭성 얘기하는 김에 재밌어서 추가함)


간단히 말하자면,


땡겨서 늘리거나, 꾹 눌러서 줄여본 후에, 겹쳐보면 똑같은 것이야.


찢거나 구멍 뚫는 건 안 되고.


가장 흔히 사용되는 케이스를 보면 쉽게 이해가 갈 거야.


"머그컵은 도넛(Torus라고도 함)이랑 똑같은 모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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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위키피디아)


머그컵에서부터 도넛까지의 모양 변형을 보면,


늘리거나, 줄이기만 했을 뿐, 구멍을 뚫거나, 찢지는 않았어.


그리고 같은 모양이 되었지.


*


이런 것도 대칭이라고 볼 수 있어.


따라서,


머그컵과 도넛뿐만 아니라, 빨대와 터널까지 모두 대칭이야.


그러나!


손잡이 구멍이 없는 밥그릇은 도넛이랑 대칭이 아님!


*


이 개념을 이해하면, 


전에 유행했던 난제, "빨대는 구멍이 하나일까 두개일까?"를 해결할 수 있어.


*


빨대는 구멍이 뚫린 원통형 모양이지?


이걸 쭈욱 눌러서 압축해보자.


그럼 납작해지면서 반지 모양이 될 것이고,


남은 높이와 두께도 계속 가늘어지게, 결국 0에 수렴하게끔 쭉 눌러봐.


그러면, 1차원 폐곡선(두께/높이가 없는 머리끈)이 될 거야.


고로, 빨대는 구멍이 1개야.


*


그 다음, 차원.


내가 아까 전에 중력의 이미지에 오류가 있다고 했지?


보통,


무게가 있는 물체는 그 무게로 시공간을 눌러서 구부러뜨리고,


그 구부러진 공간을 따라서 다른 것들이 끌려오는 것이 중력의 작동방식이라고 이미지화를 하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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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트램폴린 위에 무거운 볼링공을 두면,


볼링공의 중심으로 주변의 공간이 가라앉으면서 곡선이 생기는 것처럼 말야.


그러나,


차원에 있어서, 이건 매우 단편적인 모습이야.


아까 그림에는, 중력이 2차원 면에만 적용하는 것처럼 보이니까.


사실은 더 넓은 공간적 차원에 대해 모두 적용되는 것임을 염두해 둬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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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레딧. gif 볼 수 있는 링크를 넣으려고 했더니 들어가면 안 되는 단어가 있다고 나옴...)


사실은 이렇게 구부러지는 거야.


*


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이라느니, 우주는 3차원 공간 + 1차원 시간이 합쳐저서 4차원이라느니,


말들이 많아.


그런데, 차원의 정의는...


아주 쉽게 이야기 하자면 축(axis)의 개수라고 보면 돼.


이건 다들 직관적으로 알고 있지?


1차원 = 축 1개 (ex. x축)


즉, 앞/뒤로만 다닐 수 있어.


2차원은 축 2개 (ex. x축과 y축)


앞/뒤 뿐만아니라 위/아래로도 다니지.


3차원은 xyz축.


앞/뒤, 위/아래/ 양옆으로 다니지.


여기서 중요한 점은, 축들이 서로에 대해 직각으로 만나야 한다는 점이야.


*


그럼, 4차원은?


우리가 이미 설치한 x, y, z 축 모두에 대해서 직각으로 만나는 새로운 축을 생각해낼 수 있어?


절대 안 그려지지?


그러니까 공간적 4차원은 없다고 보는 게 학계의 중론이야.


*


는 뻥이고,


역으로 생각해볼 수도 있어.


*


1차원인 직선을 자르면 단면이 어떻게 생겼을까?


0차원인 점이겠지?


2차원인 면을 자르면 단면은 1차원인 직선이 나오고,


3차원인 도형을 자르면 단면은 2차원인 면이 나와.


이처럼, n차원의 무언가를 잘라서 생기는 단면은 n-1차원이라는 걸 알 수 있어.


그렇다면,


4차원인 무언가를 자르면?


그 단면은 3차원 도형이 나오겠지.


칼로 잘랐는데 자른 부분이 3차원인 그 무엇.


이것이 우리가 상상해볼 수 있는 4차원 도형의 특성 중 하나야.


*


이 외에도,


3차원 이상의 도형을 상상해볼 수 있는 다른 방식이 있어.


우리가 중학생 때 아무생각 없이 외워서 풀었던 방정식에도 고차원에 대한 개념이 녹아있으니까.


당연히 y=x는 직선이겠고,


y=x^2라는 것은,


x를 두번 곱한 것이니,


양변의 길이가 x인 정사각형의 너비를 구하는 것과 동일하지?


*


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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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식은 어떻게 푸는지 기억해?


다들 외웠었지? (계수가 1, 2, 1 이라고 외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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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게 뭘 하는 걸까?


*


바로, 2차원 도형의 너비를 구한 공식이야.


(x+a)를 두번 곱했으니,


한변의 길이가 (x+a)인 정사각형의 너비잖아?


*


그럼, 아래 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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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푸는 방법을 열심히 외웠을 거야. (계수가 1, 3, 3, 1이라고 외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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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x+a)를 세번 곱했으니까,


가로, 세로, 높이의 길이가 (x+a)인 상자의 부피야.


즉,


원래 가로, 세로, 높이의 길이가 x인 포장용기가 있었는데,


물건을 포장하려고 하니까 크기가 작네?


그래서,


가로, 세로, 높이의 길이를 a만큼씩 키웠을 때,


포장용기의 부피를 계산한 것이야.


*


근데,


고작 상자 크기 늘린 건데, 왜 이리 복잡하게 생겼지?


각 항을 하나씩 그려보면 딱히 복잡한 건 없어.


오히려 매우매우매우 당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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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3Blue1Brown 유튜브. 참고로 직접 도형 그리기가 힘들어서 이거로 대신했어. 이미지 상단의 수식은 무시해도 돼.)


위 그림에서 dx라고 나오는 걸 그냥 a만큼 늘린 것과 동일하다고 생각하면 돼.


원래 한변의 길이가 x인 상자가 있었는데,


그게 작아서 a만큼씩 길이를 늘렸다고 했지?


그랬더니 그만큼씩 덩치가 커졌어.


그럼,


원래 도형이었던 한 변의 길이가 x인 상자와


추가적으로 커진 부분들 모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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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모아두고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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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어떤 의미인지 보이지?


1항은 한변의 길이가 x인 오리지널 상자야.


2항은 길이를 a(또는 dx)만큼 늘렸을 때 생기는 넙적한 추가 부피 3개.


3항은 추가로 생기는 길쭉한 부피 3개.


4항은 추가로 생긴 작은 꼬다리 부피 1개.


*


이게 차원을 이해하는 것과 무슨 상관이냐?


*


먼저,


제일 쉬운 거.


우리는 한변의 길이가 x인 4차원 도형의 크기를 알 수 있어. (이미지를 그려볼 순 없겠지만)


x를 4번 곱하면 돼.


*


그런데,


이 4차원 포장용기에 물건을 담으려고 했더니 크기가 작아.


아무래도 각 변의 길이를 a씩 늘려야겠어.


그러면, 공식은 뻔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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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걸 전개해보자.


이것도 다 외웠으니 할 줄 알아. (계수는 파스칼의 삼각형에 따라서 1, 4, 6, 4, 1 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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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방금 한 게 뭐냐면,


한변의 길이가 x인 4차원 포장용기의 각 변마다 길이 a만큼씩 늘려서


더 커진 포장용기의 크기를 구했을 뿐만 아니라,


원래 포장용기에 추가적으로 늘어난 부분들까지 모아본 거야.


1항 = 각 변의 길이가 x인 4차원 포장용기.


2항 = 추가적으로 늘어난 용량 4ax^3


이걸 다르게 말하자면,


한 변의 길이가 x인 상자의 부피에다가 길이 a만큼 곱한 크기가 총 4개네?

(상자에다가 길이 a만큼 곱한다는 것이 무슨 느낌인지 그려지진 않지만...)


3항 = 한변의 길이가 a인 정사각형과 한변의 길이가 x인 정사각형을 서로 곱했고, 그게 총 6개네?

(정사각형과 정사각형을 곱한다는 게 무슨 느낌인지 그려지진 않지만...)


등등등


이렇게 쪼개서 보다보면,


그 이상의 차원의 도형도 수식에서나마 상상해볼 수 있어.


*


끝으로,


이 책을 소개하면서,


호기롭게 4가지 힘을 모두 커버하려고 하였으나,


막상 첫번째 최약체 힘인 중력만 이야기해도


이렇게 길어졌어.


실제로 읽어보면 얼마나 무궁무진하게 재밌는 이야기가 많을지 궁금해지지?


차근차근 읽어보면 정말 유익할 거야.


*


아!


다큐로도 있는데, 한글 번역본이 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어.


"과학책은 어렵다/재미없다/혐오스럽다" 라는 생각이 든다면,


먼저 다큐를 보면서 대략적인 감을 잡고,


책으로 넘어가는 것도 좋을 거야.




그럼, 다들 재밌게 다양한 분야의 독서를 즐기길 바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