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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었다


같은 작가의 '지구별 인간' 을 읽고 흥미가 생겨 빌리게 되었는데


주제와, 주제를 드러내는 구조와 장치들, 캐릭터의 성격과 한계 등이, 두 책에서 똑같이 나타났다


즉 두 작품 모두


인간을 도구화하는 현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주인공과


너무나 쉽게 사회적 가치를 내면화하는 주변 인물들을 도식적으로 대비시키고


그 대비는 '인간 공장' 이나 '교미 압박' 과 같은 장치로 선명하게 드러난다


나이가 찼는데도 제대로 된 직장에 다니지 않는다거나 결혼을 하지 않는다거나 결혼을 하고도 아이를 갖지않으면


'인간 공장' 의 부품들 (즉 모든 정상인들)이 꼬치꼬치 따지고 들어 그 결함품을 온전한 부품으로 완성시키려 한다


사실 디씨인사이드에서도 이런 모습들은 자주 보인다


'쉬었음' 이나 '모솔아다' 와 같은 키워드에 대한 맹목적인 혐오. 해당 키워드는 분노해도 좋다는 싸인이다. 분노해야 마땅한 부조리에는 눈을 감고 약자만 신나게 두들겨 팬다


한편 두 작품에 약간 다른 점도 있는데


'탈락한 남성'이 편의점 인간에서는 지독한 멍청이, 사회적 가치를 내면화한 주제에 이루어 낼 힘이 없어 좌절한 겁쟁이로 그려지는데 반해


지구별 인간에서 남성은 약간 다르게 위치지어져있다...


그런데 이 위치를 뭐라고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어쨌든 여성과 나란히 서있다, 지구별 인간에서는.


비혼/페243미니즘이라고 해도 혼자서는 할 수 없다는 단순한 진리를 뒤늦게나마 깨달은 모양이다


이런 이야기를 써놓고 작가 본인은 멀쩡하게 결혼했다면 배신감이 장난 아니었을 것 같은데


알아보니 그런 소식은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계속 읽어도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