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이제 게임 이야기를 해봅시다.
먼저 소개할 것은 <Braid>라는 게임인데요,
제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작업했던 게임입니다.
이 게임은 <보이지 않는 도시들>에서 아주 직접적인 영감을 받았습니다.
<어느 겨울밤 한 여행자가>에서도 영향을 받았고요.
그리고 또 다른 책으로는 <아인슈타인의 꿈>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은 MIT의 물리학자 앨런 라이트먼이 쓴 작품인데요,
구조적으로 보면 <보이지 않는 도시들>에서 아주 분명한 영향을 받은 책입니다.
또한 <우주만화>같은 다른 작품들에서 영향을 받은 흔적도 있죠.
<아인슈타인의 꿈>의 기본 설정은 이렇습니다.
젊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특허청에서 일하고 있는 시기입니다.
그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죠
왜 빛의 과학적 측정값들은 서로 모순되는 걸까?
빛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으면, 우리가 우주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이해할 수 없으니까요.
빛은 너무나도 근본적인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즉, 그는 상대성 이론을 고민하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밤마다 그가 잠이 들면, 우주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는 꿈을 꾸게 됩니다.
그 꿈 하나하나가 바로 <보이지 않는 도시들>의 도시들과 아날로그적 대응을 이룹니다.
저는 이 연작 구조에 완전히 매료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게임을 만드는 사람이죠.
책과는 다른 매체입니다.
그래서 저는 생각했습니다.
“자, 나는 게임에 있으니까, 이런 흐름,이런 형식이 게임이라는 세계에선 어떻게 구현될 수 있을까?"
그래서 처음 떠올린 아이디어는 이렇습니다
‘물리학’을 주제로 하되, 그것을 게임 월드 안에서 구현해보자.
왜냐하면 픽션의 세계에서는, 작가는 그저 그 세계에 대해 글로 설명만 할 수 있을 뿐이지만
게임에서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당신이 실제로 그 세계를 작동시키는 사람이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그 세계를 직접 경험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이것은 축복이자 저주입니다.
저주란, 당신이 그걸 진짜로 작동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죠
그건 어려운 일이죠. 하지만 동시에,
바로 그런 매우 어려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운 도전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 초기 아이디어는, 양자역학을 주제로 한 게임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양자 세계에서는 정말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는데, 그 일들은 일상적 수준에서는 전혀 말이 되지 않지요.
그런데 저는 그걸 <우주만화> 식으로,
즉 아주 우스꽝스럽고도 철학적인 방식으로 크게 부풀려서, 일반적인 사람들의 스케일로 확대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일어난 일은 이렇습니다.
저는 시간의 방향성(arrow of time) 이 양방향일 수도 있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아이디어로부터,
마치 VCR처럼 시간을 되감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것 하나만으로도 전체 게임을 만들 수 있겠다는 걸 아주 빠르게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 <Braid>는 결국 그런 방식으로 완성된 것입니다.
이 게임은 <보이지 않는 도시들> 같은 작품의 구조로부터 영감을 받았지만,
도시들 대신에 게임 세계들 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건, 그 구조에 영감을 받아, 그와 유사한 메아리를 만들어내되,
내가 지금 만들고자 하는 새로운 것에 적합한 방식으로 그것을 번역하는 것이죠
물론 지금 제가 앞서 말한 모든 생각들을, 당시에 이토록 명확하게 정리하고 있었던 건 아니었습니다만
구조가 중요하다는 것은 분명히 알고 있었습니다.
자, 게임에는 여섯 개의 세계가 있습니다.
각 세계는 서로 다른 시각적 테마를 가지고 있고
그리고 각각의 세계마다 퍼즐의 성질 자체가 고유하게 설계되어 있어서,
어떤 세계의 퍼즐이 다른 세계와 헷갈리는 일이 없습니다.
그리고 각 개별 월드로 들어가는 인트로 화면들도 존재합니다.
그리고 구조적으로 또 다른 요소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각 월드 내에서의 레벨 순서,
그리고 전체 월드의 순서 같은 것이죠. 이런 것들은 잠시 후에 다시 이야기하겠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우리는 게임 초반에 말이 아닌 방식으로, 소설적인 기대감을 설정합니다.
예를 들어, 게임 시작 지점에서 사다리를 타고 위로 올라가게 되면,
화면 위쪽에 사다리 조각이 이어지지 않은 상태로 보이고, 분명히 그 위에 어떤 방이 있다는 걸 눈치채게 됩니다.
그 방에는 스위치가 있고, 그 스위치가 뭘 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그곳에 도달하고 싶다는 강한 욕구를 갖게 되죠.
하지만 초반에는 그곳에 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 장치는, 여러분이 게임을 진행하면서 집으로 다시 돌아올 때마다 그 위층 방에 대해 계속해서 궁금증을 유지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게임이 진행되며, 사다리 조각들이 하나씩 자리에 맞춰지는 모습을 보게 되면, 그에 따라 기대감과 서스펜스가 점점 고조되죠.
이 모든 것이 말 없이 전달됩니다.
이외에도 <보이지 않는 도시들>에서 영감을 받아서, 저는 여기에 제약적 글쓰기(constrained writing) 실험을 적용해보았습니다.
물론, 제가 이 글들의 문학적 수준에 대해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위대한 작가들과 비교했을 때는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일종의 형식적 제약을 두고 쓴 글이라는 점입니다.
각 월드로 들어가기 전에, 짧은 픽션 조각이 하나씩 들어가 있습니다.
이들은 <어느 겨울밤 한 여행자가>처럼 각각 서술 스타일이 전혀 다릅니다.
하지만 그 스타일은 다른 작가에게서 영감을 받은 것이 아니라,
각 월드에서 시간(time)이 어떻게 작동하는가에 따라 영감을 받은 것입니다.
곧 모든 글들은 ‘팀(주인공)’과 ‘공주’ 사이의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상호작용의 성격은 해당 월드에서의 시간 작동 방식에 의해 결정됩니다.
그리고 이들 각각은, 마치 운율처럼, 마지막에 ‘성(castle)’에 관한 묘사를 덧붙이며 마무리됩니다.
이 성의 성격 역시, 해당 월드의 시간 메커니즘에 따라 다르게 묘사됩니다.
단, 제가 의도적으로 그 패턴을 깨뜨린 경우가 하나 있습니다.
이 성 묘사는 5번째 월드에서는 나타나지 않다가, 1번째 월드에서 다시 돌아옵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면, 아주 짧은 글이 있는데요
“팀은 바람 없이도 깃발이 나부끼고 부엌에는 언제나 따뜻한 식사가 준비되어 있는 성을 먼 발치에서 보았습니다”
이런 문장은 시각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면서, 동시에 그 월드에서 시간이 어떻게 작동할 것인지에 대한 힌트를 줍니다.
그리고 이렇게 각 장 사이에 정규적인 반복 구조를 만들어냅니다.
이건 좀 미묘했지만, 이제 보여드릴 구조는 훨씬 더 명확하고 눈에 띄는 규칙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많은 비디오 게임들 레벨에는 각각 이름이 붙는것처럼
이 게임에서도 마찬가지로, 새로운 레벨에 들어가면 그 제목이 표시됩니다.
예를 들어 “Three Easy Pieces” 같은 식으로, 검은 화면에 아이콘과 함께 제목이 뜨고,
그 후에 제목이 사라지며 게임이 시작됩니다.
이건 아주 일관된 패턴입니다. 약 30개 정도의 레벨 동안, 계속해서 이 구조가 유지됩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제목이 없는 레벨을 만나게 됩니다.
이건 <보이지 않는 도시들>에서 영감을 받은 또 하나의 장치입니다.
예를 들어, 집에서 나와 처음 구름 화면을 지나 들어가는 곳이 2번 월드라는 점을 생각해보세요.
“어라? 왜 1번이 아니라 2번이지?”
이런 혼란과 기대를 동시에 불러일으킵니다.
이런 식으로 기대감과 불확실성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게임을 진행하면서 월드 3, 월드 4, 월드 5로 넘어갑니다.
참고로 이 월드들은 서로 병렬적인 구조를 띱니다.
각 월드는 ‘시간 + 어떤 성질’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있죠.
이건 <보이지 않는 도시들>의 ‘도시 + 어떤 성질’이라는 구조를 떠올리게 합니다.
그리고 월드 6에 이르면, 저는 의도적으로 그 패턴을 깨버립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게임의 클라이맥스를 향해 올라가고 있는 중입니다.
따라서 플레이어에게 “무언가가 바뀌었다”, “이제부터는 중요한 일이 벌어질 것이다” 라는 느낌을 주고 싶었습니다.
또한, 마지막으로 갈수록, 조금씩 불확실성을 더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마지막 방에 도달했을 때, 그 순간 저는 그 자리에서 패턴을 완전히 깨버립니다.
우선 이 레벨은 숫자 순서를 따르지 않습니다.
'1번'이라고 되어 있지만, 지금까지 진행해온 숫자 시퀀스를 깨뜨리는 것이죠.
그런데 이건 단순한 혼란이 아니라, 게임 초반부에 설정된 기대감에 대한 해답이기도 합니다.
"1번 월드는 도대체 어디에 있었던 거지?"라는 질문에 대한 응답인 셈이죠.
그리고 이건 패턴을 깨는 또 다른 패턴 브레이크입니다.
왜냐하면 이 월드는 이름조차 없습니다. 그냥 '1'이에요.
“이거 버그 아니야?”라고 느낄 수도 있겠죠.
하지만 뭔가 결정적인 무게감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이는 게임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데 딱 어울리는 느낌이죠..
이제 <The Witness>라는 더 최근의 게임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이 게임은 전체적으로 퍼즐 구조가 계층적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사실 구조는 굉장히 많지만,
가장 눈에 띄는 건 '섬'이라는 공간 전체가 여러 개의 독립된 지역들로 나뉘어 있다는 점입니다.
<The Witness>에서의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는,
<Braid>에서 소규모로 시도했던 것처럼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만으로 모든 걸 전달하는 것이었습니다.
플레이어는 스스로 주변을 탐색하고,
이상하게 빛나는 패널을 보게 됩니다.
그 패널에 선을 그어보면 문이 열리고,
다음 공간으로 진입하게 됩니다.
그 다음엔 또 다른 패널이 나타나고,
조금 더 복잡한 방식으로 선을 그어야 하지만 여전히 매우 단순한 수준입니다.
단지 모서리를 돌아서 그리는 것뿐이죠.
이제 복도를 지나 마당으로 나오면,
점점 더 복잡한 퍼즐들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조금씩, 한 걸음씩 난이도를 높여갑니다.
단 한 줄의 언어적 지시도 없이요.
그럼에도 결국에는 상당히 복잡한 개념들에 도달하게 됩니다.
그 방식 중 하나는 퍼즐들의 시퀀스를 통해서입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섬을 돌아다니다 보면 이런 걸 보게 될 수 있어요.
이건 게임 초반부에 속하는 구간이고,
패널 하나만 불이 들어와 있고 나머지는 꺼져 있죠.
그리고 이제부터 이 개념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기 시작하죠.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지?”
그렇게 점점 더 확장되면서,
각 문장을 풀기 위해서는 생각해야 하고,
그 문장이 품고 있는 개념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퍼즐은 패턴 브레이크,
즉 일정한 규칙을 의도적으로 깨는 구간입니다.
이런 유형의 게임, 특히 퍼즐 중심의 비디오 게임은
기본적으로 플레이어에게 매우 어렵고 좌절감을 줄 수 있는 구조를 가집니다.
그래서 만약 패턴을 깨기로 결정한다면,
정말 조심스럽게 다뤄야 합니다.
무엇을 깨야 할지에 대해 매우 신중해야 하는데,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우리는 플레이어가 게임에 대해 갖게 되는 기본적인 신뢰를
함부로 깰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 신뢰는 바로 일관성에서 비롯되기 때문이죠.
자, 그 전에 이 게임 전반을 관통하는 구조가 어떤 것들인지
한 번 언급해보겠습니다.
이 게임은 다양한 방식으로 서로 교차하는 구조들을 갖고 있고,
그 구조들은 플레이어의 주의 흐름에 맞춰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게임의 후반부에 가까워지면,
플레이어는 일종의 ‘환경 인식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다시 말해, 모든 것에 주의를 기울이고,
모든 것의 의미를 곱씹게 되는 상태가 되는 것이죠.
앞서 언급했듯이, 각 구역마다 다루는 주제가 명확히 구분되어 있지만,
동시에 이 게임은 플레이어에게 요구하는 피드백 레벨에 따라 계층화되어 있습니다.
예컨대,
첫 번째 층위엔 명백한 퍼즐들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앞서 보았던 정사각형 패널 같은 것들이죠.
이건 명백한 피드백을 동반하며, 푸는 즉시 게임이 응답해 줍니다.
그 다음 층위에는,
더 은밀한 퍼즐들이 있습니다.
이것들도 찾기만 하면 분명한 퍼즐이고,
성공하면 마찬가지로 피드백을 받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퍼즐들을 아예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즉, 게임을 처음부터 끝까지 플레이하면서도 전혀 존재를 모를 수 있는 퍼즐들이죠.
그리고 마지막 층위에는
우리가 '시각적 놀라움'이라고 부르는 것들이 있습니다.
물론 게임 내에서 그렇게 이름 붙여지진 않았습니다.
그저 섬 곳곳에 흩어져 있는 ‘시각적으로 흥미로운 무언가’일 뿐입니다.
플레이어가 발견해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죠.
이것들은 마치 퍼즐 같지만,
성공적으로 눈치채도 어떤 체크 리스트도 없고,
게임은 아무런 인식도 해주지 않습니다.
오직 플레이어 스스로 느끼는 만족감만이 존재하죠.
그래서 결국 이 게임은,
외적인 보상에서부터
내적인 만족으로 이어지는
연속적인 스펙트럼을 구성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비록 외적 보상의 정도도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요.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구조는
섬 전체에 배치된 퍼즐들 간의 위계적 관계(hierarchical relation)입니다.
이 부분은 지금부터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구역의 마지막에 도달했을 때,
금색 박스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걸 활성화하는 데 성공하면,
기계장치가 솟아오르며,
산에 빔을 쏘게 됩니다.
이 게임 대부분이 정적이고 고요한 구조이기 때문에,
이러한 움직임 자체가 극적인 사건처럼 느껴지죠.
사실상 처음으로 등장하는 동적인 연출이니까요.
이건 마치 <어느 겨울 밤 한 여행자가>에서
루드밀라가 처음으로 새로운 챕터를 소개할 때와도 비슷합니다.
그것이 하나의 패턴이 되기 전,
처음 맞닥뜨리는 그 순간의 인상 말입니다.
칼비노의 소설처럼 게임도 자연스럽게, 이 패턴은 계속될 것이다라는 기대가 생깁니다.
그게 여러분이 처음 본 금색 상자일 수도 있어요.
그런데 여러분은 아마도 주변을 걸어 다니는 동안
그 상자들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을 수도 있죠.
하지만 이제는 인식합니다.
"어? 저 탑 꼭대기에도 있네?
저 다른 탑에도 있고, 덤불 사이로 살짝 보이네?
이제 나는 저것들이 뭔지 알아.
나는 저 상자들에 도달하려고 하고 있어."
비록 게임은 한 번도 '금색 상자를 얻으세요'라고 말한 적 없지만 말이죠.
그리고 두 번째로 금색 상자에 도달하고,
그걸 작동시켰을 때,
또 다른 빔이 발사되고,
심지어 그 빔이 같은 곳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죠.
이건 두 번째 패턴의 강한 암시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 상자에서는
"이제 확실하다.
모든 빔은 산을 향하고 있구나."
라는 확신이 생깁니다.
그러고 나서 혹시 어느 하나가 산이 아닌 곳을 향하면,
그건 놀라운 일, 즉 서프라이즈가 되는 거죠.
그리고 특히, 여러분이 다섯 개쯤의 레이저를 켰을 무렵,
사진 속 이 장면처럼요,
리듬이 자리를 잡습니다.
마치 시의 리듬이 형성되는 것처럼,
이 게임을 어떻게 플레이해야 하는지에 대한 리듬,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리듬이 자리를 잡는 것이죠.
하지만 제가 <보이지 않는 도시들>이나
<어느 겨울 밤 한 여행자가>를 통해 배운 건,
“나는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싶어”라는 구조는
다양한 규모에서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에서 제가 시도한 건,
그 “다음이 궁금한 구조”를
아주아주 긴 스케일로 끌어내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그건 실제로 작동했습니다.
이건 단지 플레이어에게 다음에 뭘 해야 할지를 알려주는 기능뿐 아니라,
이 게임 안의 이 산 자체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이 산은 그저 높은 데 있어서,
늘 잘 보이는 장소니까 중요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모든 빔이 그곳을 향하게 되면,
그건 단순히 “보이니까 중요해” 이상의 의미를 지니게 됩니다.
“이곳은 정말로 중요하구나.” 하고 플레이어는 느끼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마침내 그 산으로 올라가면,
또 금색 상자가 있고,
다섯 개의 문이 열려 있습니다.
그건 내가 지금까지 쏜 레이저 수와 일치하죠.
물론 수치가 정확히 같은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그래도 또 하나를 켜보면,
이 문 중 하나가 열릴 겁니다.
그리고 플레이어는
"지금까지 다섯 개 중 다섯 개 열었네.
그럼 아마도 일곱 개 다 켜면 뭔가가 완성될 거야."
라고 느끼게 되죠.
이 일관성이란 건,
제가 <보이지 않는 도시들>이나 <어느 겨울 밤 한 여행자가>를 읽으며 느꼈던 바로 그것입니다.
그 일관성 덕분에,
여러분은 게임에서 이전에 보았던 다른 것들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이제 여러분은 생각하죠.
"내가 충분히 주의 깊게 살펴보면,
이게 뭔지에 대한 답을 어딘가에서 찾게 될 거야."
물론 모든 플레이어가 이걸 의식적으로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의식하지 못해도,
제 게임 디자인 철학의 핵심 중 하나는,
이런 것들이 무의식에 작용해서 더 강렬한 경험을 만들어 낸다는 점입니다.
만약 이런 일이
패턴도 일관성도 없는 게임에서 벌어졌다면,
그건 그냥 ‘이상한 거’,
‘우연히 만든 무언가’ 정도로 넘겨졌겠죠.
플레이어로 하여금 뭔가 더 탐구해 보게끔 만들지는 못했을 겁니다.
이제 마무리에 다다랐으니,
다시 칼비노의 말을 인용하며
왜 제가 이런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설명해보겠습니다.
그는 메모2 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이야기 속에서 하나의 사물이 등장하는 순간,
그것은 특별한 힘을 지닌 것으로 충전된다.
그 사물의 상징적 가치는
그것이 명시적으로 드러나든 그렇지 않든,
항상 존재한다.
심지어 우리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이야기 속의 모든 사물은 마법의 사물이다.”
저는 이 마지막 문장을 읽고 정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거야말로 정확해! 이게 바로 픽션이 작동하는 방식이잖아!" 하고 말이죠
즉, 픽션이 독자에게 작동하는 전제 조건은 이런 겁니다.
작가가 당신의 시간을 낭비하고 있지 않다는 것.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당신이 무언가를 보았을 때
그것은 아마도 중요한 것이며
그리고 바로 이것이
칼비노가 말한 것
“이야기 속의 모든 사물은 마법의 사물이다”
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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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비노 그자체 ㄷㄷ
칼비노 전집 구매 마렵네 ㅁㅊ…
이거 보고 우리의선조들 대출했다
캬
이걸 게임했을 때 바로 봤어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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