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특정 작가가 내가 읽기에 좋지 않았다고 해도 그 작가가 의미있는 작품을 쓴 작가가 아니라고 단언할 수는 없으나 내가 읽기에 좋지 않았던 작가가 누군가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이유 만으로 그 작품의 가치를 긍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여러 개의 장편을 발표한 작가의 주제의식은 물론 이를 표현하는 방식, 문장의 특징 등이 다른 작가의 문학은 물론 그가 사상적 배경으로 삼는 학문 분야와 비교했을 때, 뚜렷히 발전하거나 사상의 갱신을 반영하거나 기교적인 면에서마저 발전을 보이지 않고 기존의 자신을 복제하고 답습한다면 이는 객관적 기준으로도 좋은 작품이라 말하긴 망설여지는 것이다. 하지만 문단은 물론 사회와도 유폐된 기인이 아닌 동시대성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비교적 정상적인 사회인으로서의 작가가 앞서 언급한 다소 자기복제적이고 자아회귀적인 주제와 작법에 그 오랜 세월 동안 천착했다면 그 외곬의 자세는 어떤 능력 부족의 결과가 아닌 일정 부분은 일부러 그리 한 능동의 결과로 봐야 할 것이고 그렇다면 그 자세로 이룬 나름의 성취 자체도 지금과 같은 본질보다 트렌디함과 변화를 위한 억지 변화, 치장에 목숨을 건 세태 속에선 되려 큰 의미가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으나, 데뷔작부터 가장 최근의 장편에 이르기까지 지방 소도시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나 지방 신학교 3학년 진급 전에 중퇴한 아무개 수준의 서사와 기독교 담론을 반복하는 것이 과연 능동성과 근면성실함 등의 비언어적 가치 외의 덕목을 찾을 수 있는 종류의 것인지 의문스러운 것이다....
한번에 갈 길을 회귀문 비슷한 반복적 서술로 반걸음 씩 가는 기분임. 그렇게 다다른 목적지도 굳이 그런 고행 없이도 내가 진즉에 다다랐거나 알고 있는 곳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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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쓰기 전에는 일기를 매우 열심히 썼다가, 소설 쓰고 나서부터는 일기 쓰는 일을 그만두었다는 말을 작가 에세이에서 하던데, 그게 이승우가 어떤 유형의 작가인지 잘 시사해주는 점인 듯함.
오 뭔가 납득된다 이 양반은 카톨릭 집안이었으면 수도사가 될 사람이었네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