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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싯 몸 국내에 번역된 책은 예전에 다 읽어봤는데,
어떤 계기로 이번에 그 중 몇편을 다시 읽었음 (인생의 베일, 인간의 굴레에서, 면도날)



나도 다른 사람들이랑 마찬가지로 2016년쯤 <달과 6펜스>로 제대로 된 문학 독서에 입문했던 거라 애착이 많은 작가였음


그 사이에 여러 많은 책들을 읽다보니까 내 기억 속의 서머싯 몸은 점점 "입문용 GOAT" 정도로 치부되면서 잊혀지고 있을 때였음


그러다가 우연히 영화 <페인티드 베일>을 보게 됐는데, <인생의 베일> 영화화 버전이더라고.



하... 근데 그 영화를 보는 내내 '서머싯 몸은 이런 맛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드는 거야


내가 기억하기로는 원작은 키티의 심리 묘사를 훨씬 날카롭게 했던 것 같길래, 결국 책을 다시 읽은 게 이번 독서의 계기가 됐음



아무튼 서머싯 몸 정주행 이후 이 작가를 다시 평가하게 됐는데, 오랜만에 읽어서 그런지 처음 읽었을 때의 임팩트가 여전했고


역시나 매우 대단한 작가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됐음




내가 읽기로는


서머싯 몸은 인간의 비겁한 생각이라든가, 내적 발견 같은 심리적인 부분을 날카롭게 드러내는 방식의 글을 쓰고,


이런 방식으로 작품 내내 핍진성을 부여하는데, 그게 이 작가의 킥인 것 같음



소설 속 인물들이 정말 그럴 듯한 행동을 하면 독자로서 도파민이 돋는 경우가 많은데, 서머싯 몸이 그런 요소를 정말 잘 해내더라고


그런데 가끔 보면 너무 핍진성이나 날카로운 면에 치중하는 나머지, 내러티브와 형식을 위해 작위적으로 넘어가거나 과장해야 될 부분에서도


'실제로 그럴 듯한 동기와 행동'을 꼭 넣은 뒤에 넘어가더라고. 그래서 약간 늘어지는 경향이 있었음.


사실 나는 그게 더욱 취향에 맞아서 좋았던 거 같아.



다만 서머싯 몸의 심리 묘사는 정말 현실적인데, 대사는 조금 과장되는 부분이 있었음.

서머싯 몸과 레이먼드 카버를 섞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함



아무튼 서머싯 몸이 저평가되었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측면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훈장도 받고 추천도서에 항상 올라오고 아직까지 사랑받고 있는 작가인 걸 보면 

충분히 훌륭한 평가를 받고 있다는 느낌임



물론 이 사람의 작품들이 문장의 아름다움이나 형식의 예술성을 드러내는 편은 아니다보니,


20세기 초 혁신적인 대문호들에 비해 문예미학적으로 S급의 평가를 받지는 못한다는 점이 이해되긴 해



그래도 고전으로 분류될 만한 작가는 확실하고, 다른 작가에게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면이 많기 때문에 


꼭 읽어보길 추천하고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