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카레니나를 재독한 후 어떤 미국 친구가 이런 소리를 하길래 독갤에 적어본다.
"안나 카레니나는 제목이 안나 카레니나지만, 책이 안나 카레니나로 시작하지도 않고 안나 카레니나로 끝나지도 않음
소설 내내 등장하는 묘사를 보면서 톨스토이가 안나 카레니나라는 캐릭터를 인간적으로 싫어하는 게 아닌가라는 느낌도 좀 들었다
특히 6부에서 돌리를 만날 때나 8부에서 그걸 굉장히 많이 느꼈는데 안나의 이야기를 키티의 이야기와 교차적으로 배치한 것도 '안나가 얼마나 키티보다 열등한 여자인지'를 강조하려 한 게 아닌가 싶은데
뭐 5부 챕터 18, 19에 키티가 니콜라이 간호하는 부분만 봐도 무슨 키티의 여성적인 영혼이니 뭐니 하는 것도 그걸 좀 시사하는 것 같고
톨스토이가 안나에 대한 동정적 태도를 보였다느니 당대 사회 규범과 인식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느니 이런 해석도 자주 보이지만
아무리 봐도 톨스토이는 그딴 거 없고 안나를 존나 싫어하는 것 같다. 7부에 그냥 자살시켜버린 것도 그랬고 8부에 키티가 애들 데리고 소풍 갔다가 낙뢰때문에 위험했던 장면은 '역시 여자는 혼자 뭘 못해'라는 톨스토이의 사고를 잘 보여주는 것 같고.
레빈이 엔딩을 장식한 것도 레빈이 남자라서 그랬을 거고 작품 내내 여성 문제에 대한 논의가 많이 나오는 걸 보면 톨스토이같은 사람이 단순히 '시대적인 한계'때문에 책을 이렇게 썼을 리는 없고 뭔가 의도가 다분하다."
아무튼 얘가 대충 이런 소리를 했는데, 재독하고 난 바로 다음에는 별 생각없었는데 얘 말 들으니까 "진짜 톨스토이가 그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되네.
개인적으로 페미니즘 철학을 좋게 보지 않는지라 설령 톨스토이가 그랬다고 해도 그게 안나 카레니나의 가치를 떨어뜨린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독갤러들의 생각은 어떠냐? 안나 카레니나가 가부장제 프로파간다냐 아니면 그건 페미니스트 망상이냐?
너무 페미니스트적인 해석이라 거부감 들면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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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그렇게 생각함 ㅇㅇ 안나의 행동에 용인될 여지는 없다고 생각함. 특히 7부 안나의 히스테리는 브론스키가 불쌍할 지경이었다
톨스토이의 여성관이나 아내와의 관계보면 오히려 여캐를 좋게 묘사하는게 더 이해어려운 문인이던데 당연히 톨스토이본인의 부정적인 견해도 들어가겠지
톨스토이와 아내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없네. 한번 찾아봐야겠음
그거 7장에서 안나 자살시키고 레빈으로 엔딩낸 이유 쿤데라 에세이에서 쿤데라가 추측한 이유 봤었는데 뭐랬는지 기억이 안나네. 커튼이었나 만남이었나 거기서 얘기하던데. 자살이 실제로 아무런 의미도 갖지 못하는? 그런걸 드러낸다고 했었나.....
검색하니까 쿤데라 에세이집에 안나 카레니나 얘기한 거 나오네 ㅇㅇ 이것도 읽어봐야 할 듯
안나의 자살은 정해져 잇엇을 듯. 신문에서 귀족부인이 자살한 기사를 읽고 쓴 거거든 - dc App
오히려 난 반대로 안나가 자살할 수 밖에 없게 분위기를 조성하는 사회나 제도를 비판하는 반 가부장적인 소설이라고 배웠어.. - dc App
결말이 이미 정해져있던 건 생각 못했네, 모티브가 있었구나. 지금 세간에서는 아무래도 그게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긴 함. 의아하긴 하지만...
남녀 구분 보다도 나는 신문물과 러시아 농가적인 삶의 대조가 더 와닿았어. 기차는 서구문명의 상징이잖아. 안나가 처음 브론스키를 만난곳이고 거기서 자살하는게 당연한 결말 같앗어. 키티와 레빈은 톨스토이가 꿈꾸던 러시아 농촌의 삶이구..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