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지의 존재와 조우 한다는 일은 어떤 일일까. 좋게 생각하면 영화 ET처럼 좀 다르게 생겼지만
정말 착한 존재를 만나는 걸 상상할 수 있겠다. 하지만 현실은 아마 인디펜던스 데이 정도 되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을 써 내려간 아스테카 사람들에게도 그들을 만나러 온(?) 스페인 사람들은 그런 존재였을 것이다.
먼저 정복당한 자의 시선이라는 제목이 눈길을 끄는데, 이 책은 스페인의 아스텍 정복을 서구인의 시선에서 쓴 역사책이 아니라
그 당시 원주민들의 증언과 당시 자료들을 모아서 낸 일종의 그리스 비극이나 일리아드 같은 문학작품 느낌이다.(실제로
뒷 부분에는 시도 몇편 실려있긴 하다)
일단 인명이나 생소한 장소가 많이 나와서 글이 한번에 눈에 확 들어오지 않는다. 그건 당연히 책의 잘못은 아니고
개인적으로 아스텍 이야기 만을 다룬 책을 처음 읽는 관계로 생기는 작은 불편일 것이다. 그리고 한 사람이 쭉 써내려
간 것이 아니라 증언을 옮긴 주체나 다른 책에서 옮겨진 이야기가 실려 있으므로 물론 챕터 처음에서 저자가 이야기 정리를
하고 시작하지만 글이 일관성 있다는 느낌은 안든다. 사실 이것은 장점일수도 있다. 다양한 느낌을 전달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책 표지에 있는 그림처럼 당시 그림들이 책 곳곳에 있어서 흥미로웠다. 뒤에 해설도 꼼꼼히 붙어있어서 책의 다소 산만함을
보완해준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역사책을 읽는다는 느낌 보다는 하나의 문학 작품을 읽는 느낌으로 책을 편안히 읽으면 될 것 같다.
사족으로 최근 우리나라 공영방송이라는 곳에서 멕시코-한류라는 어처구니 없는 프로그램을 방영했다고 한다. 본인도 짤로만
본거라서 뭐라고 못하지만 대충 내용이 아스테카 문명이 고대 한반도 민족이 넘어가서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던데, 정말
부끄러운줄 알아야 한다.
원주민들의 시선이라니 확 관심간다
오호
근데 아스텍 문명은 전적으로 스페인 침입에 의해 멸망한게 아니라, 내분이 너무 심한 시기라서 문명이 완전 썩창났던 상태였음. 그래서 아스텍과 대항하는 토착민 집단이 스페인과 연합해서 멸망시켜 버린건뎅. 이런 인과 관계에서 수탈자들이 침입자들을 바라보는 시선만 적어 놓은게 맞는건지 잘 모르겠다.
흠 뭐 위에 썼다시피 아스텍 제국 멸망에 대해서 역사가가 학문적인 시선으로 조망한 책이라기 보다는 그야말로 증언으로 재구성한 역사인거고 그래서 역사책의 범주도 있지만 문학 작품을 읽는 느낌이 더 많이 나죠. 역사적 사실이나 멸망 원인 분석 같은것을 알기 위해서는 다른 책을 읽어보시는게 맞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