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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부터 14세기까지 이르는 기독교의 내세관과 12세기의 사회사적 변화가 어떻게 연옥이라는 사후세계를 만들어냈는지를 추적한 중세 심성사 연구임.
저자는 우선 멀게는 고대 그리스, 가깝게는 아우구스티누스를 비롯한 교부 시대부터 당대 (라틴) 기독교의 내세관을 보여주는 다양한 문헌들을 인용, 분석하고 있음.
저자에 따르면 고대 시대부터 기독교의 내세관에는 이미 '정화하는 불'이나 대도를 비롯한, 장차 연옥으로 발달할 여지가 있는 요소들이 다수 존재하고 있었지만, 이것은 아직 연옥이라는 공간적인 개념과 교리로서 확정된 것은 아니었음. 왜냐하면 당시까지만 해도 당장에 중요한 것은 다가올 심판과 천국과 지옥의 결정이었으니까.
그러나 저자는 12세기에 이르러, 고대 세계의 붕괴 이후 처음으로, 중세 사회가 마침내 안정되고 확대 재생산되기 시작되며 변화가 나타났다고 보고 있음. 정의의 요구와 법학의 발전은 천국과 지옥의 이분법 대신 죄에 따른 비례적인 벌의 요구를 만들어 내었고, 특히 다가올 종말이 먼 미래의 것으로 밀려남에 따라 그 사이에 대한 의문이 생겨났음. 상업의 발전과 함께 이전에는 지옥행이 확정되었을 부자들과 고리대업자들도 자신들의 내세에 대한 희망을 품기 시작했고, 또 (뒤비가 서술했듯) '세 위계'의 등장도 생각해볼 수 있겠음. 즉, 천국-지옥의 이분법이, 연옥이라는 중간적 요소를 포함하는 삼분법으로 전환된 것임.
이러한 대중적 요구 아래, 또 민간 설화들의 영향과, 그리스 정교 및 이단들과의 구별짓기 속에서, 마침내 1170년대 이후부터 공간적이고 중간적인 연옥이 탄생했다고 저자는 보고 있음. 이것은 이후 13, 14세기를 거쳐 다듬어지고, 단테에 의해 문학적으로 묘사될 예정이었음..
어디서 듣기로 르고프가 알튀세르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곤 하던데, 프랑스 역사학의 오랜 전통(?)에 따라 저자가 정말로 그런 이데올로기론의 영향 아래 연옥의 심성사를 다루고 있는지 알기는 어려웠음. 기실 책의 대부분은 사료들의 기나긴 인용과 그 해석들인데, 특히 아우구스티누스 해설하는 앞부분은 지루해서 그냥 읽지 말까.. 싶기도 했음. 그래도 결국 후반부에서 이러한 지성사적 변화가 어떻게 사회사적 변화와 맞물려 일어났는지를 해명해줘서 결과적으로 읽을 가치는 있었던 것 같음.
근데 사실 책의 내용보다 놀라웠던 점은 방대한 인용들의 목록이었음. 책에 인용된 수많은 정통 혹은 이단적인 저술들, 아우구스티누스에서 아퀴나스에 이르는 신학서들, 수많은 민간 전승들과 각종 성인전들에 이르기까지, 도대체 저자가 이 책 한 권을 쓰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료들을 읽고 추려내어 정리했을지 감도 잡히지 않을 만큼 자료들이 방대해서, 독자 입장인데도 읽다 지칠 정도였음.. 사실 이런 책들 (특히 벽돌책들..) 가운데 편하게 쓰인 책들이 얼마나 되겠냐만은, 저자의 노고가 존경스러워지는 책이었음.. 대단한 듯..
흥미롭네
문학적으로 보자면 마지막 단테 연옥편의 지성사적 위치를 규명하는 마지막 챕터만 읽어봐도 재밌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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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읽고 신곡 재독하면 재밌을 거 같다.. - dc A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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