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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비록 고등학생이지만, 초등학생부터 책을 읽기 전에 해온 버릇이 있습니다.
그것은 제목을 훑어보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책을 읽기 앞서, 가볍게 책의 제목에 대한 고찰을 한 번 해보는 편입니다.
제가 읽기로 마음먹은 책의 제목은 니체의 우상의 황혼이었죠.
먼저 우상이란 것이 뭘까요?
종교적인 맥락에서 숭배나 집착의 대상이 되는 것이라는 답변이 아마 주가 아닐까 싶습니다.
숭배? 집착?
여기서 니체의 생각이나 가지고 있던 사상을 한 번 떠올려볼 수 있겠죠.
니체가 말하는 위버멘쉬, 삶의 목표가 되는 인간상이란 무엇이었을까요?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가는 개척자, 가치를 창조해나가는 자, 힘이 있는 자.
물론 니체도 인간이 완벽한 위버멘쉬, 초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말 그대로 이상향일 뿐이니까요.
그런데 지금까지 열거된 인간상들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두 무언가를 스스로, 새로 만드는 사람들이죠.
그렇기에 저는 개인적으로 니체가 말하는 위버멘쉬가 모든 일을 스스로 하는 강인한 의지의 사람을 뜻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니체가 우상이라는 단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모두에게 숭배받는 절대자일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의 주장에 따르면) 선험적인 도덕 규범이나 절대적인 도덕관을 통해 인간이 자신을 재평가하고 자신만의 가치관을 세우는 일을 방해하는 방해자일 수도 있겠죠.
혹은 창조자로써 인간에게 창조의 힘을 빼앗아간 찬탈자일 수도 있고, 절대자라는 이름으로 막강한 힘을 자랑하면서 힘에의 의지를 포기하게 만든 일종의 살인자일 수도 있겠습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어떻게든 니체와 절대자는 대립할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니체에게 우상이라는 말은 부정적인 의미임이 틀림없죠.
그리고 황혼은 무슨 뜻일까요?
하늘이 주황색과 검은색이 섞인 어스름한 색깔을 띄는 시간, 해가 진 뒤 어둑어둑해지는 시간을 황혼이라고 합니다.
우상이 해와 연관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우상의 황혼이라는 제목은 우상의 끝을 밝히는 시간이라는 의미가 분명하겠죠.
제목과 저자 서문을 통해서 이는 더더욱 확실해집니다.
이 책을 망치, 소리굽쇠 등 텅 빈 우상의 진실을 드러낼 열쇠처럼 비유하니까요.
그러면서 니체는 이 책이 중대한 선전포고라고 선언합니다.
특히 한 시대의 우상, 우리 세대로 따지면 아이돌이나 배우같은 우상이 아닌 영원한 우상을 향해서 말이죠.
서양의 역사 그 자체와도 같은 우상을 향해서 선전포고를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지금을 생각해보면 한 시대의 우상인 아이돌에 대한 정당한 비난조차도 엄청난 욕설로 되돌려받기 십상입니다.
하물며 정의, 혹은 절대자와도 같았던 서양의 영원한 우상을 비난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일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모든 가치들의 재평가.
특히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전승되고, 구전되어온 가치들이 어떻게 잘못되었다고 말하는지에 집중하며 이 책을 읽는다면 니체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조금이나마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조금 막막하긴 합니다…!
초반에 나오는 잠언과 같은 이런 짧은 문구일수록 오독의 여지도 많고, 생각해야 할 거리도 많으니까요.
그나마 다른 독일 철학자들과는 다르게 상대적으로 직관적으로 쓰여있다는 사실이 다행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제가 다 읽고 한번에 감상문을 쓰는 것보다는 읽은 만큼 감상문을 쓰는 편이라 매번 이렇게 감상문을 남기면서 읽어보려고 하는데, 혹여라도 독서갤의 규정에 어긋난다면 바로 글을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일기장처럼 보일 여지도 있고, 아직 완독을 한 것도 아니니까요.
혹여라도 허락해주신다면 완독할 때까지 감상문을 이어서 써보고자 합니다…!
그냥 철학책은 다 읽고 한번에 쓰세요 그게 본인에게 더 좋을 겁니다
알겠습니다...!
니체를 읽고 싶게 된 연유가 뭔지 궁금하네, 난 예전에 니체 책 몇 개 읽어보고 너무 어렵고 잘 공감 안가서 덮었거든 - dc App
사실 제가 공부할 때도 조금 그런 면이 있는데, 엄청 어렵고 복잡한 문제 하나를 가지고 스스로 풀이과정을 찾아 문제를 풀어냈을 때 도파민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독서할 때도 배배 꼬여있는 글들을 스스로 풀어내고 이해했다는 생각이 들 때 독서를 재밌다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어려워서 도전 의식도 생기고, 이해했을 때 느껴지는 도파민도 더 많이 분출되는지라 니체의 책들을 읽게 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