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한국에 소위 말하는 '엽기' 코드의 문화가 유행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70년대 부터 사회의 규범으로부터 일탈한 주변부 문화, 기괴하고 엽기적인 문화를 숭배하는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 이를 '귀축'(=귀신과 축생) 문화라고도 하는데, 이 나라의 다른 모든 것이 그렇듯 이 귀축 문화도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폭넓고 깊이 있게 나타났음. 오컬트에 대한 흥미로부터 시작해서 자살, 소아성애, 수간, 강간, 배변 페티쉬, 살인, 마약, 정신병, 식인 등등 관습의 범위를 넘은 모든 것이 귀축문화의 컨텐츠로 소비되었음. 이 문화의 계보에서 전설적인 영향력을 미친 것이 1979년에 창간된 잡지 'JAM'인데, 이게 어느 정도로 미친 잡지냐면 창간호 특집으로 야마구치 모모에, 카타세 리노 등 유명 연예인의 집에서 나온 쓰레기를 수거, 팬래터에서 생리대에 이르기 까지 대대적으로 보도한 사례가 있음.

이 외에도 마약이나 펑크록 등 다양한 서브컬쳐를 포괄한 것이 이 잡지. 이 분야의 대표적인 또 하나의 잡지로는 1981년에 창간 된 'BILLY'라는 시리즈가 있는데, 이 것은 한 단계 더 나아가 시체와 기형, 수간, 할복, 배설, 소아성애에 이르는 서브컬쳐의 한 극단을 보여주고 있음. 이러한 문화적 토양에서 등장한 전설적인 인물이 바로 작가 아오야마 마사아키.


viewimage.php?id=3fb8d122ecdc3f&no=24b0d769e1d32ca73cee8ffa11d0283139452c2b27326a77d1990bc5150274a0c33e967a01d43f7b60d57637511925182783d481de2e29462db435d133fdd0c534

- 이 양반이 바로 아오야마 마사아키.


쾌락주의자를 자처하는 이 괴인은 '위험한 1호'라는 시리즈를 통해 알려져 있는데, 이 중 한권은 본인이 소장 중인 바, 연쇄살인범의 에피소드나 사이비종교,

정신병, 신체손상, 기형아 등의 이미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음. '망상에는 금기가 없다'라는 것을 삶의 모토로 한 생을 살아 간 아오야마 마사아키는 이미 하나의 극단을 형성한 귀축계 문화를 더 깊은 심연으로, 나락으로 끌어 내리기 위해 분투한 인물. 작가로서 그의 기획에는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범주의 도착과 타락이 적나라 하게 들어가 있음. 그는 귀축문화를 단순한 글의 소재가 아니라 실생활에서 체현한 인물이기도 했는데, 아오야마 마사아키는 버블 시대에 소녀 매춘을 목적으로 동남아를 종종 방문하기도 했으며, 대마초 마니아로서 마약에도 심취하여 약물의 실용적 사용을 목적으로 그가 출판한 '위험한 약'은 일본 전역의 마약중독자들에게 하나의 바이블이 되기도.



viewimage.php?id=3fb8d122ecdc3f&no=24b0d769e1d32ca73cee8ffa11d0283139452c2b27326a77d1990bc5150274a0c33e967a01d43f7b60d57637511925182783d481de7d204122b2338333fdd0c5e8

- '위험한 1호'의 한 대목.


95년 그가 출판한 '위험한 1호'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불어닥친 '귀축 붐'은 그러나 당사자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방향으로 전개되어 갔는데, 단순히 하위문화나 취미로서 귀축문화에 접근하는게 아니라 진심으로 귀축문화를 받아들이고 살인과 강간 등을 현실에서 구현하려는 이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기 때문. 대표적으로 고베 아동 연속 살인사건의 범인인 아즈마 신이치로는 '위험한 1호'의 애독자였다는 것이 드러났음.


이런 상황 속에서 아오야마 마사아키는 '귀축계'에서 '치유계'로, 불교문화에 심취하는 등 모다 정신세계에 몰두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만성적인 우울증과 약물중독에 시달리던 그는 2001년 6월 17일 자신의 집에서 목을 매 자살. 이와 함께 일본의 귀축문화의 전성기도 지나가는 듯 보였으나... 여전히 서브컬쳐의 중요한 한 축으로 TV와 영화, 음악, 출판, AV 등 각 부분에서 그 영향력을 확인 할 수 있음.